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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26-08-29 · 키워드 코스닥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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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DB 인기도 1위 수성한 오라클"…MySQL·MS 빠질 때 포스트그레SQL만 올랐다
-스태티스타, DB엔진 인용 리포트 공개 -오픈소스·상용 점유율 '반반'…3위 MS SQL서버 턱밑까지 추격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인기도 순위. 오라클이 1132.37점으로 1위를 지켰고 MySQL(846.46점), MS SQL서버(698.96점), 포스트그레SQL(687.8점)이 뒤를 이었다.[자료=스태티스타] [디지털데일리 박재현기자]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인기도 순위에서 오라클이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MySQL과 3위 마이크로소프트(MS) SQL서버는 2년여 만에 두 자릿수 비율로 점수가 빠졌다. 반면 4위 포스트그레SQL은 유일하게 점수가 오르며 3위와의 격차를 11점 차로 좁혔다. 스태티스타가 DB-엔진스(DB-Engines) 집계를 인용·가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15일 기준 전 세계 DBMS 인기도 점수에서 오라클이 1132.37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MySQL로 846.46점이었다. 3위 MS SQL서버는 698.96점, 4위 포스트그레SQL은 687.8점으로 두 시스템의 점수 차는 11점대에 불과했다. 5위 몽고DB(MongoDB)는 386.62점으로 4위와 점수 차가 300점 넘게 벌어졌다. 1위 오라클은 상용 라이선스 기반 DBMS다. 반면 2위 MySQL과 4위 포스트그레SQL, 5위 몽고DB는 모두 오픈소스 라이선스 정책을 택한 시스템이다. 오픈소스 DBMS만 따로 집계한 순위에서는 MySQL이 846.46점으로 1위, 포스트그레SQL이 687.8점으로 2위를 기록해 전체 순위와 같은 구도가 유지됐다. 상위 5개 시스템의 점수는 2년여 전과 비교해 뚜렷이 갈렸다. 2024년 5월 집계에서 오라클은 1236점, MySQL은 1084점, MS SQL서버는 824점, 몽고DB는 422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오라클은 8%, MySQL은 22%, MS SQL서버는 15%, 몽고DB는 8% 각각 점수가 빠졌다. 같은 기간 포스트그레SQL만 유일하게 점수가 올랐다. 2024년 5월 646점에서 이번 조사 687.8점으로 6.5% 상승했다. 상위권 대부분이 관심도 하락을 겪는 사이 홀로 반대 흐름을 탄 셈이다.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라이선스 정책과 확장 기능 추가 속도가 관심도 상승을 이끈 배경으로 꼽힌다. 3위 MS SQL서버와의 격차가 11점대로 좁혀진 만큼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다음 집계에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데이터 플랫폼인 스노우플레이크(216.06점)와 데이터브릭스(164.08점)는 6·7위에 오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시스템 모두 데이터 웨어하우스에서 출발해 AI·분석 워크로드 대응 기능을 확장해온 곳이다. 이어 레디스(Redis) 153.81점, IBM Db2 112.99점, 아파치 카산드라(Apache Cassandra) 103.06점, SQLite 94.77점, 엘라스틱서치(Elasticsearch) 94.32점, 마리아DB(MariaDB) 80.06점, MS 애저 SQL데이터베이스 74.56점, 스플렁크(Splunk) 72.39점 순이었다. 상위권을 관계형 DBMS가 사실상 독식하는 구도는 유지됐다. 다만 그 안에서 오라클·MySQL 같은 전통 강자의 관심도가 빠지고 오픈소스 진영의 포스트그레SQL이 그 자리를 메우는 세대교체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행보도 이런 흐름과 맞물린다. AWS는 관리형 서비스 아마존 오로라에서 포스트그레SQL 호환 버전을 제공한다. MS와 구글클라우드도 각각 애저 데이터베이스 포 포스트그레SQL, 앨로이DB 등 포스트그레SQL 기반 관리형 서비스를 자체 운영 중이다. DB 최강자인 오라클도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앳 AWS',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앳 애저' 등으로 멀티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해 제공하고 있다. 상위권 구도는 오라클 1위를 빼면 사실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MySQL·MS SQL서버 등 전통 강자는 관심도가 빠지고 포스트그레SQL만 오르면서 3위와의 격차가 11점대로 좁혀졌다. 오픈소스와 상용 진영의 점수 비중도 거의 절반씩으로 수렴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다음 분기 집계에서 3·4위가 뒤바뀌고 오픈소스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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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I돋보기] 100m 9초39…휴머노이드가 질주하는 진짜 이유
걷기 넘어 고속 주행 경쟁…피지컬 AI '신체 지능' 극한 검증 강화학습·심투리얼로 진화…상용화 관건은 이동·조작 결합 휴머노이드 로봇의 100m 전력 질주 [연합 AI 플랫폼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넘어지지 않고 걷는 데 급급했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제는 100m를 10초 안에 주파하면서 속도전에 돌입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 100m 예선에서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가 개발한 '톈궁(天工) 울트라'가 9초39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20초대 초반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주파 시간을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여 주목받고 있다. 이는 육상 선수인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운 인간 100m 세계기록(9초58)보다 0.19초 앞선 수치다. 로봇 뛰는 순간 제어…걷기보다 수십 배 어려워 휴머노이드의 달리기 실력이 일취월장했지만 현실적으로 로봇이 인간 육상 기록을 깼다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톈궁 울트라의 기록은 세계육상연맹이 공인하는 트랙 규격이나 부정 출발 감지 센서, 풍속 측정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로봇 전용 경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출발 신호 체계와 바닥 마찰력, 장비 규정 자체가 인간 육상 경기와 다르다는 말이다. 100m 결승선 통과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22일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에서 로봇들이 100m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26.8.22. 톈궁 울트라의 달리기는 단순한 기록 우열보다 모터 출력의 한계치와 고속 동적 균형 제어 알고리즘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확인했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게 맞다. 이처럼 로봇 제조업체들이 휴머노이드의 주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이유는 신체 제어 기술을 극한 상태에서 검증하기 위해서다. 텍스트를 처리하는 인공지능(AI)과 다르게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는 중력과 관성, 바닥 마찰, 모터 발열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실시간으로 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달리기는 보행과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 걸을 때는 한쪽 발이 지면에 닿아 있어 지면의 반력으로 자세를 고쳐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달릴 때는 두 발이 모두 공중에 뜨는 비행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 공중에 뜬 순간에는 바닥을 디뎌 자세를 바로잡을 수 없다. 오직 몸통의 기울기와 다리 궤적을 제어해 착지 순간의 충격을 흡수하고 다음 발을 내딛는 동작으로 이어가야 한다. 시속 30㎞가 넘는 고속 주행에서는 센서 데이터 수신이나 모터 토크 계산이 수 밀리초(ms·1천분의 1초)만 늦어져도 휴머노이드가 그대로 고꾸라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가상에서 수억 번 넘어지며 학습…'심투리얼'로 구현 휴머노이드의 초고속 보행 제어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은 강화학습과 대규모 병렬 물리 시뮬레이션이다. 실제 휴머노이드를 수십만 번 넘어뜨리며 학습시키는 방식은 부품 파손과 비용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시뮬레이터 안에 수천 개의 복제 환경을 띄워 휴머노이드가 가상 공간에서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을 단 몇 시간 만에 수억 번 반복하도록 유도한다. 경기장에 대기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22일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에서 로봇들이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2026.8.22. 이렇게 가상에서 익힌 보행 제어 모델을 실물 로봇에 내려받는 과정을 '심투리얼'(Sim-to-Real)이라 부른다. 문제는 가상과 현실 사이의 물리적 간극이다. 휴머노이드의 감속기 내부 유격, 모터 응답 지연, 배터리 전압 강하, 바닥의 미세한 굴곡은 시뮬레이터가 100%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발진은 가상훈련 과정에서 질량과 마찰력, 외력의 크기를 불규칙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 오차를 줄이고 있다. AI 로봇 개발 스타트업 관계자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동역학 제어 학습 속도가 빨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기계 부품 마모나 예기치 않은 센서 노이즈 같은 현장 변수를 실시간으로 얼마나 보정하느냐가 기술 격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화학습에 안전 제어 결합…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대세 물론 휴머노이드의 현장 적용 단계에서는 신경망 기반의 강화 학습만 쓰지는 않는다. AI로 제어되는 휴머노이드가 출력한 관절 각도가 하드웨어 한계를 넘어서거나 돌발 행동을 일으킬 경우 기체 파손이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강화 학습의 기동성에 전통적인 제어공학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동과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피지컬 AI [연합 AI 플랫폼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AI가 큰 틀의 이동 궤적을 짜면 모델 예측 제어(MPC)와 전신제어(WBC) 알고리즘이 안전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실시간 필터링을 거치는 구조다. 이와 같은 휴머노이드의 개발 종착점은 트랙을 달리는 육상선수가 아니라 공장과 물류 현장, 주거 공간에 투입될 작업 로봇의 상용화다. 현장에서 필요한 휴머노이드의 역량은 직선 주로의 최고 속도가 아니다. 좁은 통로를 돌아 나가고 계단과 경사로를 오르내리며 젖은 바닥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즉각 멈춰 서는 정밀성이다. 여기에 이동과 물체 조작을 동시에 해내는 기술이 결합해야 한다. 로봇이 걸어가며 무거운 상자를 들어 올릴 때 급격히 이동하는 무게중심을 다리 관절 모터가 실시간으로 상쇄해 줘야만 현장에서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AI 로보틱스 업계 관계자는 "100m 전력 질주는 하드웨어 출력과 실시간 제어 알고리즘의 한계를 점검하는 기술 실증 성격이 짙다"며 "복잡하고 통제되지 않은 현장에서 넘어지지 않고 이동과 조작 작업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상용화의 핵심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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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정부표 공짜 AI…국민 선택 받으려면[AI 주권의 미래는]②
‘독파모’ 엔진 얹은 대국민 무료 서비스 ‘AI 격차 해소’ 취지 좋지만…범용 챗봇 한계 극복해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이 8월 3일 전남광주 광산구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열린 모두의 AI 성장사다리 프로젝트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대대한민국 인공지능(AI) 주권 확보와 전 국민 AI 일상화를 위한 정부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AI 전략은 크게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과 ‘모두의 AI’라는 투트랙 구조로 전개되고 있다. 독파모가 글로벌 빅테크의 독점에 맞서 한국형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기반 모델’ 연구개발(R&D) 사업이라면, 모두의 AI는 그 엔진을 탑재해 전 국민이 일상과 공공 영역에서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서비스 구축 사업이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과 공공 인프라를 투입해 전 국민이 비용 부담 없이 생성형 AI를 쓰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산업계와 실사용자 사이에서는 근본적인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공짜라는 이유만으로 민간 유료 서비스를 압도하고 국민의 일상 도구로 안착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구심이다. 합종연횡 나선 ICT 공룡들 모두의 AI 사업은 국가 차원의 컴퓨팅 자원과 공공 데이터를 투입해 취약계층을 비롯한 전 국민의 ‘AI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월 28일 ‘모두의 AI’ 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했다. 9월 말 베타 서비스를 거쳐 12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정 기업은 범용 AI 챗봇 서비스와 공공 AI 에이전트를 전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모두의 AI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SK텔레콤, 카카오, KT 등 3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정부는 선정된 3개 사업자에게 올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512장을 지원한다. 아울러 2027년부터는 정부 예산으로 전 국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굿닥 ▲노타 ▲라이너 ▲신한카드 ▲티맵모빌리티 ▲하나카드 ▲해빗팩토리 등 19개 기관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번 사업에 접수한 컨소시엄 중 가장 많은 기관이 참여했다. SK텔레콤은 독파모 프로젝트 2차 단계 평가를 통과한 ‘에이닷엑스 K2’ 모델을 앞세워 사업에 참여한다. 카카오는 ▲루닛 ▲서울대학교병원 ▲LG전자 ▲LG유플러스 ▲LG CNS ▲신한은행 등 14개 기관과 손잡았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독보적인 플랫폼 접근성과 자체 모델 ‘카나나’에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K-엑사원’, LG CNS의 공공 시스템 구축 역량을 합쳤다. KT는 ▲다음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NC AI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 16개 기관을 컨소시엄으로 묶었다.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업스테이지의 경량화 거대언어모델(sLLM) ‘솔라’와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국산 AI 반도체(NPU), KT의 클라우드·통신 인프라를 결합했다. 이 외에도 이스트소프트는 ▲메가존 ▲와이즈넛 ▲폴라리스오피스 ▲한국생산성본부 등 6개 기관과 함께했으며, 엠케이디와 제논은 컨소시엄 구성없이 단독으로 제안서를 냈으나 이번 모두의 AI 프로젝트 수행기관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적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시선은 아직 냉담한 편이다. AI가 단순한 호기심성 대화 도구를 넘어 직장인의 핵심 ‘생산성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실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잣대는 ‘가격’이 아닌 ‘성능’이기 때문이다. ‘공공 앱 악몽’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개발자 A씨는 “직장인들이 매달 약 3만원 안팎의 비용을 내면서 챗GPT나 클로드를 구독하는 이유는 결과물의 품질 때문”이라며 “복잡한 데이터 분석이나 코딩, 장문의 보고서 요약에서 환각(할루시네이션·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생성하는 현상)이 발생하면 이를 검증하고 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무직군과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생성형 AI의 1~2% 성능 차이는 업무 소요 시간을 수 시간씩 단축하는 결정적 변수다. 이러한 시장 논리 속에서 성능이 보장되지 않는 공짜 도구는 업무 현장에서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무료지만 쓰기 답답한 국산 챗봇’ 대신 ‘돈을 내더라도 확실한 글로벌 선도 모델’을 선택하는 쏠림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과거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세금을 들여 개발했다가 민간 플랫폼에 밀려 사장된 수많은 ‘공공 앱’의 실패 사례는 모두의 AI 사업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반면교사다. 전문가들은 모두의 AI가 빅테크의 유료 구독 모델 틈바구니에서 실질적인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은 범용 생성 기능이 아닌 ‘한국형 공공·행정 버티컬 에이전트’로의 특화다. 오픈AI나 구글, 앤트로픽 등 글로벌 기업은 국내 행정망 깊숙한 곳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 ▲주민등록등본 발급 ▲복지 혜택 자동 매칭 및 신청 대행 ▲국세청 연말정산 상담 등 공공 데이터와 안전하게 연동돼 민원 업무를 직접 해결해 주는 ‘실행형 AI’가 돼야만 독보적인 대체 불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필요한 서류를 AI에 요청하면 자격 여부를 판단하고 서류를 준비한 뒤 이용자의 승인을 받아 해당 기관에 제출하는 수준까지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배경훈 장관은 “12월부터는 그 정도의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차별화는 고령층과 디지털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역할의 정교화다. 복잡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익숙지 않은 취약계층을 위해 대화형 인터페이스나 정교한 한국어 음성 인식(STT) 기술을 결합해야 한다. 일상적인 복지 상담, 병원 예약 등 생활 밀착 지원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독파모’와의 유기적 데이터 선순환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모두의 AI를 통해 유입되는 국민의 실제 데이터와 서비스 피드백이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의 지속적인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두의 AI 사업의 성공 여부는 ‘공짜’라는 가격표가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가 주지 못하는 한국인 맞춤형 편익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범용 모델을 공짜로 흉내 내는 수준에 머문다면 과거 공공 앱의 실패를 답습하게 된다”며 “해외 기업이 접근할 수 없는 공공·행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지 신청이나 민원 해결 등 국민 실생활의 문제를 직접 끝까지 처리해 주는 대체 불가능한 편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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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삼전닉스 금요일 팔았어야?” 반도체 공포 엄습, 월요일 비상… 1000만 개미 어쩌나
배우 한가인이 지난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가 조정 직전에 모두 매도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26만전자’, ‘170만닉스’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주말 불안했는데 결국 금요일에 팔았어야” (반도체 투자자) “삼전닉스 상승장 끝난 거 아니냐?”(투자자) 간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의 약세가 거셌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월요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금요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3.38%, 4.45% 하락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소액 주주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5% 내린 7,711.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52% 하락한 2만6402.42에 마감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47%나 하락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진, 연합] 워시 의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자제해 온 워시 의장의 발언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설 뜻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읽혀 시장에서는 9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9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날 35.4%에서 57.5%로 급등했다. 하루 전 깜짝 실적에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4.57% 하락했고, 반도체 설계회사인 마벨테크놀로지도 10.28%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월요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다. 이미 반도체 대장주가 나란히 하락하면서 ‘26만전자’, ‘170만닉스’가 깨졌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주가 37만원을 유지했다. 28일 종가와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약 44%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대급 주주환원에도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현재 주가는 4.3배로 인공지능(AI) 사이클 이전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KB증권도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이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것으로 봤다. [사진 연합] 한편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핵심 수급 주체로 부상했다. 2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물량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은 이달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매일 약 1조 원 상당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법인은 20~28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 2조 4736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1401억 원)과 외국인(-9484억 원), 기관(-1조 3763억 원)은 모두 순매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기타법인 홀로 7조 6207억 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이달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장내 매수를 통해 약 15조 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도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40조 원 상당의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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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증명서 떼고 맛집 예약까지"…SKT·카카오·KT '모두의 AI' 어떻게 달라?
"요청만 하면 증명서 83종 발급까지 뚝딱"…SKT, 행동하는 AI "카톡으로 세무 상담도 OK"…카카오, 전문가 연결해드립니다 "여기저기 안 들어가도 대화 한 번에"…KT, 생활 플랫폼 통합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챗봇 관련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4.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이건 뭐야?"라고 질문하면 설명해주고, "여행 일정 짜줘"하면 계획을 만들어주던 인공지능(AI)이 한 단계 레벨업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인공지능(AI)'은 말 그대로 전국민 무료 AI 서비스다. 묻고 답하는 데 그치던 AI가 앞으로는 전화로 소통하고, 카카오톡에서 필요한 AI를 불러 일을 맡기거나 쇼핑·부동산 정보를 찾아 비교해준다. 이 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SK텔레콤과 카카오, KT가 각각의 강점을 앞세워 선보일 모두의 AI는 사람 대신 움직이는 '생활 도우미'로 진화할 전망이다. 29일 각사 설명을 종합하면 모두의 AI는 기존의 정보를 주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 넘어가는 게 핵심이다. SK텔레콤이 뭐든지 대신 해주는 AI라면 카카오는 필요한 전문 AI를 불러쓰는 AI, KT는 여러 생활 서비스를 한 번에 연결하는 AI로 요약할 수 있다. "요청만 하면 증명서 83종 발급까지 뚝딱"…SKT, 행동하는 AI 우선 SK텔레콤은 AI가 직접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회사들을 보면 굿닥, 티맵모빌리티, 신한카드, 하나카드, 해빗팩토리 등 의료·모빌리티·금융 분야 기업들이다. 소비자는 AI에게 단순히 정보를 물어보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병원 찾아줘", "예약해줘"처럼 원하는 일을 말로 요청하고, 실제 처리까지 맡길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정부24와 패스(PASS) 등을 연계해 증명서 83종을 발급받거나 건강검진·진료 기록을 분석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병원 예약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모두의 AI' SKT 컨소시엄·MOU 참여사 (사진=SKT 제공) 2026.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앱이나 웹뿐 아니라 전화와 문자로도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스마트폰 앱이 낯선 어르신과 디지털 취약계층도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김지훈 SK텔레콤 AI 사업본부장은 "AI 활용 격차가 새로운 사회적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AI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2022년부터 대국민 AI 서비스를 운영해온 경험과 컨소시엄 역량을 모아 국민이 실제로 도움을 체감하는 AI 서비스를 책임있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카톡으로 세무 상담도 OK"…카카오, 전문가 연결해드립니다 카카오의 전략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AI 이용 출발점으로 삼고, 그 안에 다양한 전문 AI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LG전자, LG유플러스, LG CNS, LG AI 연구원, 의료 AI 기업 루닛, 서울대병원, 신한은행 등과 손잡았다. 이용자는 익숙한 카톡에서 AI와 대화하면서 정보를 찾거나 일상적인 도움을 받고, 필요한 경우 의료·금융·세무 등 분야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골라 이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카카오 '모두의 AI' 참여사 소개. (사진=카카오 제공) 2026.08.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는 LG유플러스와 전화 AI도 선보인다. 외부 AI 기업들이 만든 전문 에이전트를 유통할 수 있는 생태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김세웅 카카오 AI 시너지 성과리더는 "전 국민에게 익숙한 카카오톡 플랫폼을 접점으로 AI를 쉽게 만나고, 단순한 정보의 탐색을 넘어 일상 속에서 필요한 다양한 과업을 완결성있게 이어지도록 하는 게 이번 서비스 핵심"이라며 "컨소시엄 내 참여사들과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국민 AI 서비스 기반을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저기 안 들어가도 대화 한 번에"…KT, 생활 플랫폼 통합 마지막으로 KT는 생활 플랫폼을 AI로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다음(DAUM)을 비롯해 무신사, 직방, 다나와 등 소비자가 실생활에 사용하는 서비스 기업들과 리벨리온, 업스테이지, NC AI, 솔트룩스 등 AI 관련 기업을 폭넓게 묶었다. KT의 지니TV에도 모두의 AI 기능이 적용된다. 예컨대 이용자가 AI에 "이 가격대에서 살 만한 노트북을 찾아줘"라고 주문하면 상품을 검색·비교하고, "이 근처 집도 알아봐줘" 하면 부동산 정보까지 이어진다. KT는 다음 포털과 다양한 생활 플랫폼, 통신·미디어 인프라를 연결해 정보 겸색부터 서비스 이용까지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처리하는 통합형 AI를 표방한다. 이진형 KT AX사업본부장(상무)은 "모두의 AI는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완성된 AI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그 경험을 하나의 서비스 안에 가두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이 사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AI를 확장해 언제 어디서 시작하든 필요한 AI와 전문 서비스를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KT가 국산 NPU와 자체 LLM, 운영 플랫폼을 한데 묶은 일체형 AI 서버 ‘KT NPU LLM 스테이션’을 출시했다. (사진=KT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3개 사업자는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모두의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가장 먼저 베타 버전을 써볼 수 있는 건 카카오다. 다음달 베타 버전 출시를 예고했다. 그 다음 SK텔레콤이 10월에 베타 서비스를 공개한다. KT는 아직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선정된 3개 컨소시엄에 올해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512장을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전 국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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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게임위드인] 게임스컴 달군 중일 신작전쟁…한국도 존재감
중국·일본 대형 부스·신작 공세…아시아 게임 약진 뚜렷 엔씨·크래프톤 미공개작 공개…삼성전자·농심도 출격 북적이는 게임스컴 전시장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스컴 2026 개막 셋째날인 2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쾰른메세 전시장 내 통로가 게임 팬과 업계 관계자로 붐비고 있다. 2026.8.28 jujuk@yna.co.kr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중국과 일본 게임업체들이 대형 부스와 신작을 앞세워 주도권 경쟁을 벌이며 아시아 게임의 약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미국·유럽 게임업계가 기존 인기 지식재산(IP)의 후속작과 리메이크를 중심으로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인 것과 달리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다양한 신작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전시장을 달궜다. 한국 게임업계도 지난해보다 참가사 수는 줄었지만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이 미공개 신작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삼성전자와 농심 등 비게임 기업까지 게임스컴을 글로벌 소비자와 만나는 무대로 활용했다. 경쟁적으로 신작 쏟아내는 중국·일본 게임업계 지난해 두드러졌던 중국, 일본 게임사들의 자존심 싸움은 올해 더더욱 두드러졌다. 텐센트, 넷이즈, 호요버스 등 중국 3대 대형 게임사를 비롯해 여성향 게임으로 유명한 페이퍼게임즈, PC·콘솔 게임 퍼블리셔인 4디비니티까지 전시장 어디서나 중국 게임업체의 대형 부스를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 신작보다는 구작 팬서비스에 집중해온 호요버스는 차기작 '붕괴: 넥서스 아니마'와 '쁘띠 플래닛' 부스를 낸 데 이어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는 진중한 분위기의 신작 '노더스 폴'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작 게임 하려고 '장사진'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스컴 2026 개막 셋째날인 2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쾰른메세 전시장 내 대기 줄에서 관람객들이 앉아서 시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6.8.28 jujuk@yna.co.kr 4디비니티는 중일전쟁 당시 중국군 시점에서 일본과 전투를 벌이는 1인칭 슈팅게임(FPS) '디파이언트'(抵抗者) 부스를 공교롭게도 일본 세가와 코나미 부스 바로 맞은편에 내 묘한 신경전처럼 느껴졌다. 일본 게임업체들도 작년 대비 체감상 전시 규모가 훨씬 커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닌텐도는 현장에 커다란 무대를 설치해 두고 즉석 게임대회를 열었고, 파트너사의 다양한 신작 및 기존 출시 작품 홍보 부스를 열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붙잡았다. 세가 역시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토탈 워: 워해머 40,000' 부스가 매일 아침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긴 대기열이 생겼고 코나미·캡콤·반다이남코도 대형 신작을 여럿 들고 게임스컴에 나왔다. 미국·유럽 게임계는 침체…오래된 IP 후속작 다수 반면 올해도 미국, 유럽 게임업계는 게임스컴에서 이렇다 할 대형 신작을 내놓지 않으며 중국·일본의 질주와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스컴에 매년 대형 부스를 내며 꾸준히 참가해온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다수의 중소 규모 라인업을 가지고 나온 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 정도가 그나마 면을 세운 정도였다. 그마저도 완전한 신규 IP의 데뷔보다는, 수십년 된 게임 지식재산(IP)의 리마스터나 후속작이 다수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엑스박스 콘솔 시리즈의 대표작 명맥을 잇는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를 게임스컴 현장에서 시연했다. 북적이는 게임스컴 전시장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스컴 2026 개막 셋째날인 2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쾰른메세 전시장이 게임 팬과 업계 관계자로 붐비고 있다. 2026.8.28 jujuk@yna.co.kr 아울러 또다른 엑스박스 플랫폼 대표작 '헤일로: 전쟁의 서막'의 리메이크 작인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를 가져왔다. 유비소프트는 무려 1999년에 나온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HOMM) 3'의 3D 리메이크 버전을 들고 나왔다. 또 '레이맨 레전드'의 리메이크 작품 '레이맨 레전드 리톨드'로 대형 부스를 내 유럽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세가는 2000년대에 명맥이 끊겼던 '크레이지 택시' 후속작을 대뜸 들고 나와 화제가 됐고, 코나미는 '캐슬바니아' 시리즈 40주년을 맞아 '캐슬바니아: 벨몬트의 저주'를 선보였다. 캡콤도 플레이스테이션2 황금기를 상징하는 명작 '귀무자' 시리즈의 23년 만에 나오는 후속작 '귀무자: 웨이 오브 더 소드'를 공개했다. 엔씨·크래프톤, 미공개 신작 게임스컴서 공개…삼성전자·농심도 출격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게임스컴에서 전 세계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엔씨는 ONL 현장에서 1인칭 슈팅게임(FPS) '라이크 오어 다이'를 최초 공개했다. B2C 전시장에 게임 부스를 내지는 않았지만, B2B 구역에 마련된 부스는 연일 국내외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들이 드나들며 활기를 띠었다. 특히 미국 자회사 아레나넷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길드워3'에 관심을 갖는 이들의 방문이 잦았다.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의 후속작 'PUBG: 데드넷'을 게임스컴 현장에서 최초 공개해 전세계 배틀그라운드 팬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또 동양풍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타래: 언바운드'도 한국 전통 문화를 테마로 한 시연 공간과 코스프레 모델 포토존을 운영해 현장에 긴 대기 줄을 만들어냈다. 삼성전자도 올해 게임스컴에 참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오디세이 모니터 SSD 등 게임에 특화된 제품군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현장에서는 펄어비스가 지난 3월 출시한 히트작 '붉은사막'도 시연됐다. 타래: 언바운드 체험하러 몰린 관람객들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스컴 2026 개막 셋째날인 2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쾰른메세 전시장 내 크래프톤 '타래: 언바운드' 부스에 게임 팬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6.8.28 jujuk@yna.co.kr 농심은 식품 기업 중에는 이례적으로 게임스컴에 대형 부스를 내고 한국 문화 유행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신라면을 활용한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도 게임스컴에 한국공동관(B2B)과 코리아 인디게임 쇼케이스(B2C) 부스를 내고 국내외 우수 인디 게임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쾰른메세 전시장 광장과 딱 붙어 있는 10홀 통로 인근에 마련된 한국산 인디게임 부스는 누구나 편하게 부스를 찾아와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로 마련됐다. 작년과 비교해 전시장 구성은 비교적 널찍해졌지만, 해외 게이머들에게 그 이상의 관심을 받으면서 시연을 해 보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게임스컴 2026 한국공동관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스컴 2026 개막 셋째날인 28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쾰른메세 기업간거래(B2B) 전시장 내 한국공동관이 해외 바이어들을 맞이하고 있다. 2026.8.28 jujuk@yna.co.kr 한국공동관 역시 B2B 전시 마지막 날에 방문했음에도 곳곳에서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지고 있어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주최사인 독일 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게임스컴 2026에는 총 67개국 1천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 전시 규모에서 역대 최고치를 자체 경신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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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챗ICT]카카오X가 카뱅 품을 수 있는 이유
일반 지주사는 금융회사 주식 보유 제한 법적 지주사 아닌 '카카오X'…규제 비껴가 지난 20일 밤 카카오가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카카오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카카오톡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시장의 시선은 카카오뱅크 등 금융 계열사의 행방으로 쏠렸습니다. 카카오가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카카오는 공식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지주회사 전환이 아닌 기존 법인을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는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 것인데요. 결과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전제로 제기된 금융 계열사 지분 정리 이슈는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한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카카오는 지금도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금융 계열사 지분 보유가 문제가 되는 걸까요. 지주회사가 뭐길래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지주회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지주회사는 쉽게 말해 여러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 전체를 관리·지배하는 회사입니다. 크게 일반 지주회사와 금융 지주회사로 나뉩니다. 계열사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법적인 지주회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쟁거래법상 자산 규모와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지주회사로 지정됩니다. 여기서 함께 알아둬야할 개념이 '금산분리'입니다. 금산분리는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를 한 울타리에 두는 것을 제한하는 원칙입니다. 쉽게 말해 일반 기업이 은행같은 금융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는 지주회사에만 적용되는 규제가 아닌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전반에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경우 경영이 어려운 계열사에 대출을 몰아주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금융회사를 활용할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금융회사가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를 위해 이용되는 것을 막고자 산업과 금융자본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한 것입니다. 카카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융 계열사의 처리 문제가 거론된 것도 이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기는 또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금산분리가 원칙이라면 카카오는 애초에 어떻게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을까요. 카카오는 어떻게 '카뱅'을 가졌나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이기 때문입니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을 촉진하기 위해 흔히 산업자본이라 불리는 비금융주력자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약 2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을 수 있는 것도 이같은 특례 덕분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는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여기서는 적용되는 규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가 일반 사업회사로 있을 때와 일반 지주회사일 때 적용되는 규제가 달라집니다. 현재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법상 특례를 적용받아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가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보유 금지 규제를 받게 됩니다. 카카오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금융 계열사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중요한 문제가 떠올랐던 이유입니다. 지주사 닮은 카카오X 결과적으로 카카오가 내놓은 개편안은 지주회사 전환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카카오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는 구조입니다. 이 중 카카오X는 법적인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역할만 놓고 보면 지주회사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넘겨받아 관리합니다.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그룹의 투자와 자본 배분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주회사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죠. 다만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에 해당되지 않아 금융회사 주식 보유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 계열사 지분을 기존과 같이 보유할 수 있던 것이죠. 카카오가 밝힌 분할 목적은 성격과 성장 단계가 다른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각각에 맞는 성장 전략과 자본 배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인데요. 이번 인적분할로 카카오는 사업부문과 투자·계열사 관리 부문을 분리하는 동시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금융 계열사 지분 정리 이슈도 피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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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삼전닉스 주주환원 호재...대신證 “코스피 7000선 회복할 것”
대신證 “예상치 웃돈 엔비디아 실적 호재” 9월 1일 발표될 수출 지표도 반등 동력 8월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코스피가 반도체주의 주주환원 확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동결 기대에 힘입어 7000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까지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28일 보고서에서 “반도체의 강력한 실적·주주환원 모멘텀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전망을 바탕으로 코스피는 7000선 회복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8월 26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로 주요국 가운데 낮은 수준이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1227.8포인트까지 높아졌다. 최근 반도체주 반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주주환원을 꼽았다.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을 발표하고 주주환원 규모를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 역시 총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과 3분기 약 30조원 규모 현금배당 계획을 내놨다. 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자사주 장내 매수에 따른 기타법인 매수가 주가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코스피 수급에도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를 낮춘 엔비디아 실적도 호재로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62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해 시장 예상치 950억달러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매출 역시 89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대신증권은 엔비디아가 AI와 반도체의 강한 실적 모멘텀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통화 정책을 둘러싼 부담도 한풀 꺾였다고 봤다.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근원 PCE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면서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63.5%로 집계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더라도 통화 정책 방향을 크게 바꿀 만한 신호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다음 반등 동력으로는 9월 1일 발표되는 한국 수출 지표를 제시했다. 8월 20일까지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호조가 확인되면 국내 기업 실적 전망을 다시 끌어올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비중을 회복하는 ‘월초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변수는 미국 고용 지표다. 8월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커지며 미국 국채금리가 오를 수 있다. 반대로 고용 둔화가 이어진다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고 채권금리가 안정돼 증시 반등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다음주 코스피가 7000선 안착에 성공하며 8000선을 향하는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라며 “정보기술(IT) 하드웨어·조선·에너지 등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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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원주 하이닉스 '2만원 재테크'에 우울증 걸린 '250층' 입주자" 처방전은...[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컷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에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겪으셨나요?...당신은 괜찮아 보이지 않아요. 시간을 좀 갖고 균형을 되찾으세요.(I recommend you take some time to rebalance)"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서 인공지능 E.V.가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에게 하는 대사 전 세계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인기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대사입니다. 인공지능 E.V.가 범죄 소탕과 정신적 충격 등으로 녹초가 된 스파이더맨의 몸을 스캔하고 이상 징후를 말해주는 장면입니다. 만약 E.V.가 실재한다면 주가 급등락으로 마음 고생이 심한 주식 초보자에게도 위와 유사한 진단을 내릴 것 같습니다. 상당수 초보 투자자가 손실이 난 계좌를 들여다볼 때마다 괜찮아 보이지 않을 테니까요.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과의 끊임없는 비교가 우울 증세를 키운다'고 합니다.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이 '끊임없는 비교'가 문제일 것 같습니다. 세상은 비교할 대상으로 차고 넘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SNS가 있습니다 . '끊임없는 비교'의 촉매제→SNS(혹은 소셜미디어) 이용이 부르는 우울증 과도한 소셜 미디어(혹은 SNS) 이용이 우울증을 키우는데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수익 계좌 인증 샷, 주식 투자 성과를 과시하는 비싼 집과 외제차, 멋진 해외 풍경과 명품 이미지와 영상들. 스마트폰으로 '눈 뜬 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이들을 계속 보고 또 봅니다. 남들은 하루 빨리 무언가 이루고 성과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반면, 두세 배가 올라도 시원치 않을 판에 내 계좌는 초라한 수준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식 초보자의 멘탈을 다잡기 위해 진단과 처방이 필요합니다. 공교롭게 진단과 처방이 모두 MDD로 같습니다. 진단은 Major Depressive Disorder(MDD, 주요 우울 장애), 처방은 Maximum Drawdown (MDD, 최대낙폭)입니다. 오늘 칼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마음의 MDD를 경계하고, 투자의 MDD를 미리 확인하자' 입니다. MDD(Major Depressive Disorder)를 악화시키는 요인? ['남과의 비교' × 'SNS'] 실제 우울증 진단법 중 하나(DSM-5)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울한 기분, 즐거움의 상실 등을 포함한 9개 증상 가운데 5개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하면 주요우울장애(MDD, Major Depressive Disorder)를 의심합니다. 심한 변동성 장세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초보 투자자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시각각 스마트폰으로 손실 계좌를 살피다가 결국 남과의 비교로 인한 피로감, 초조함, 과도한 죄책감 등의 증상을 스스로 증폭시킵니다. 이러다 보면 우울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없을까요? 이전 칼럼(3화) 내용 일부를 복습하겠습니다.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슐로모 베나르치의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자주 평가할수록 단기 손실에 민감해져 위험자산을 기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근시안적 손실회피(myopic loss aversion))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잦은 시세 확인은 단기 손실에 대한 심리적 편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조급한 투자 판단과 매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집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좀 덜 보고, 주가 조회 주기를 좀 더 늘리면 어떨까요? 예를들어 한 시간, 하루, 일주일을 기존의 '확인 주기'라고 보겠습니다. 이를 한 시간→하루 1회→주 1회→월 1회로 늘려도 도움이 될 겁니다. 심리적 편향으로 인한 잦은 매매를 막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심리적 피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세 확인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합니다. 조급한 마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아서입니다. 빨리 성과를 내서 부자가 되고 싶고,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이 조급함을 부릅니다. 원금 회복의 비대칭성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기적을 바라고 무리한 베팅(도박에 가까운 투자, 투기)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식 시세는 날씨와 같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 날 비가 올까 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날씨를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식 시세는 급변하는 소풍날 날씨와도 같습니다. 날씨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바꿀 수 없는 날씨처럼 내가 어쩔 수 없는 시황과 주가를 바꾸려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날씨는 내 마음대로 못해도, 조급하고 우울한 내 마음만은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방 MDD (Maximum Drawdown) : '일기 예보'처럼 가능한 미래를 경험해보기 마음을 다잡았으니 이제 같은 방식의 실수를 하지 않도록 '투자에 대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소풍 전야의 기다림을 지나 성숙해진 청년은 이제 '일기 예보'를 보기 시작합니다. '일기 예보'같은 역할하는 것이 바로 MDD입니다. 영어로 Maximum Drawdown. 직역하면 '최대 낙폭'입니다. 특정 기간 중 고점 대비 최대 하락폭(peak-to-trough)을 뜻합니다. 과거에 어느 정도의 하락을 경험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MDD(%) = (최저점 - 최고점) / 최고점× 100 (고점보다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나타내므로 일반적으로 음수로 표시) 예를 들어 고점이 1억 원이고 이후 6천만 원까지 떨어졌다면 MDD는 -40%입니다. 이 -40%는 '얼마나 벌었는가'가 아닌 '얼마나 견뎌야 했는가(과거에 어느 정도의 하락을 경험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60,000,000-100,000,000)/100,000,000)×100= -40%)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년 전 A 전자 주식을 주당 60,000원에 매수했습니다. 70,000원(보유기간 최고점)까지 상승합니다. 그리고 6개월 뒤 실적 우려로 42,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다시 반등해 지금은 80,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 계좌만 보면 '수익 중'이니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종목의 MDD를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보유 기간 중 최고점(70,000원)에서 최저점(42,000원)까지의 낙폭이 바로 MDD입니다.((42,000-70,000)/70,000 = -40%) 결과적으로 지금은 수익 구간이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금의 평가액이 한때 고점대비 -40% 줄어드는 하락(매수가 대비 -30% 하락)을 견뎌야 했던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옵니다. "그때 -40%를 버틸 수 있었던 건 '존버 정신'일까요? 아니면 '운'일까요? 아니면 진정한 나의 '실력'일까요?" 만약 매수 전 '이 종목은 과거에도 -30~-40%씩 출렁인 적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어땠을까요? 42,000원으로 주가 하락 시, 공포에 매몰되는 대신 '소풍날 소나기려니' 하고 버텨낼 나름의 심리적 근거가 생겼을 겁니다. 이것이 MDD의 장점입니다. MDD는 이미 산 주식의 '복기'에만 쓸모가 있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B ETF나 C 반도체처럼 새로 매수를 고민하는 종목이 있다면,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 종목이나 비교하려는 업종·지수의 과거 MDD를 확인해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입니다.(그리고 어떤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종목은 최근 3년간 최대 -50%까지 빠진 적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들어가는 것과, 모르고 들어갔다가 실제 -50%를 마주치는 것은 심리적 충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MDD는 지수·ETF투자 시에 더 참고할만 합니다.) 일기예보가 틀릴 수도 있는 것처럼 MDD가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MDD는 과거 데이터 기준의 지표입니다. 따라서 미래에는 MDD를 뛰어넘는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MDD 그 자체로는 '회복 기간'에 대한 정보 없이 '하락폭'만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측정 기간'에 따라 값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지표들과 같이 살펴보면 좋습니다. 이처럼 MDD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소풍날 날이 맑기를 근거 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일기예보(MDD)를 참고하는 게 좋습니다. 과거 MDD를 참고해 감내할 수 있는 손실 범위를 미리 생각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소풍날 몰아친 소나기에 당황하지 않고 지나가길 기다릴 수 있는 것처럼 실제 하락장이 왔을 때 도움이 됩니다.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기듯이 MDD는 마음의 우산도 되어 줄 겁니다. MDD와 함께보면 좋을 지표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소개(Sharpe Ratio, Calmar Ratio 등)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우산을 챙긴다고 해서 비가 내리지 않는 건 아닙니다. 비가 올 걸 알면서도 소풍은 갑니다. 우산 없이 무작정 나가는 것과, 우산을 챙기고 나가는 것의 차이일 뿐입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MDD로 낙폭을 가늠하고 마음의 대비를 했다고 해서 위험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대비를 바탕으로 이제는 얼마나 위험을 무릅쓸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조급함에 '위험을 무릅쓰는 것'에 대한 소론(小論) 주변의 20대 초보 투자자와 대화를 해봤습니다.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라는 거냐?", "그런 방식으로 돈을 언제 버냐?", "위험을 각오해야 돈을 버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타당한 주장입니다. 다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미 입증된 위험은 감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감당할 수 없는 레버리지를 일으키거나 빚을 내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하는 것이죠 . 소탐대실하는 것. 칼럼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을 정리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알려진 위험은 피하는 게 좋으니까요. 본인이 계산하고 의도한 몇 번의 위험 감수(risk taking)는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험을 없애라'는 게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선택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학습의 복리' 과정에서 좀 더 치열하게 사고하고 추론하여 일정 부분 계산된 모험을 단행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하워드 막스가 2001년 *Oaktree 메모의 제목으로 사용한 문구(MassMutual 보험사의 광고 문구)를 전달드리고 마무리하겠습니다. (* 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공동창업자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투자 철학·시장 전망에 관한 정기적인 글(Memo) )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하워드 막스 [필자소개] 인치범 전무는 금융(삼성생명), IT(안랩,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통(삼성테스코) 등의 분야에서 30년 간 일관되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PR·IR·ESG·CSR)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케이피아이투자자문에서 투자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식투자성공은 무엇보다 돈을 다루는 올바른 습관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케이피아이투자자문 인치범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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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세금·금리로 집값 잡은 호주, 임대료는 30% 폭등한다고?[딥다이브]
집값 거품이 빠지면서 역대급 하락장이 펼쳐지는 주택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호주이죠. 정부의 규제책과 금리 인상이 효과를 발휘한 건데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집값은 잡았는데, 임대료는 되레 폭등하고 있어요.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세입자들의 아우성이 커져만 가죠. 주택 매매와 임대시장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인데요. 집값 잡은 호주의 심상찮은 임대 위기 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아래 글에서 ‘달러’는 모두 호주달러를 의미합니다.) 집값이 급락 중인 시드니 주택가의 모습.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게티이미지 *이 기사는 8월 28일(금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역대급 하락장이 시작됐다 한때 뜨거웠던 호주 주택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정점을 찍었던 호주 전국 주택가격이 넉 달 만에 2%나 하락 한 건데요(코탈리티 주택가치지수 기준). 시드니와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중소도시로까지 퍼지면서 이제 전국적인 현상이 되었죠. 특히 시드니(-5.3%)와 멜버른(-5.5%)은 최고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작일 뿐이라고 봅니다. 호주 최대 은행인 국립호주은행(NAB)의 샐리 올드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침체가 “시간적, 가격적 측면 모두에서 약 3분의 1 정도만 지나왔다” 면서 이렇게 전망했어요. “ 주요 도시 평균 주택가격이 최고점 대비 약 7% 하락 할 걸로 예상합니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겁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시드니 집값이 17% 넘게 빠졌던 1983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큰 하락장이 펼쳐질 거란 전망입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탈리티가 집계한 7월 한 달간 호주 지역별 주택가치 지수 변동률.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시작된 주택 가격 하락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가 호주 사회의 화두가 됐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지난 수년 동안 호주 주택시장은 끝 모르고 치솟는 ‘미친 집값’으로 유명했거든요. 어떻게 몇 달 만에 분위기가 이렇게 확 바뀌었을까요. 바로 호주 정부의 세제 개편과 중앙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결합 된 덕분입니다. 호주는 한국처럼 가계 순자산의 3분의 2가 부동산에 쏠려있는 나라이죠. 부동산 투자 열풍이 그만큼 거세게 일었다는 뜻인데요. 과거 호주에서 부동산 붐을 불러일으켰던 두 가지 제도가 있습니다.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과 양도소득세 감면이죠. 네거티브 기어링은 1930년대부터 이어진 호주의 독특한 소득공제 제도인데요. 집주인이 세를 놔서 받은 임대료보다 투자 비용(대출 이자+재산세+수리비 등)이 더 많은 경우, 그 ‘임대 적자’만큼을 집주인의 소득에서 공제 해 주는 겁니다. 만약 집주인의 급여 소득이 10만 달러인데 1만 달러의 임대 적자가 발생했다면, 소득을 9만 달러로 계산해 소득세를 매기죠. 여기에 1999년부터는 양도소득세 50% 감면 혜택까지 추가됐어요. 집을 사서 12개월 이상만 보유했다면, 매매 차익 전체가 아니라 그 절반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 를 물립니다. 이렇게 집주인에 관대한 두 세제 혜택이 결합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호주엔 대대적인 부동산 투자 붐이 일어났죠. 빚내서 주택을 여러 채 사서 임대하는 다주택 자산가들이 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정부가 호주 부동산 투자 시장을 오랫동안 떠받쳐온 이 두 제도를 무력화하는 파격적인 세제개혁안을 발표 합니다. 내년 7월부터 기존 주택 구입자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 제도를 폐지하고요(신축 주택 구입에 한해 적용). 양도소득세 50% 감면 혜택 역시 폐지되고, 물가상승률만큼만 할인해 주는 걸로 바뀌죠. 사실상 임대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다주택자들에게 정부가 대대적인 세금 폭탄을 퍼부은 셈입니다. 시드니의 주택가. 게티이미지 게다가 호주중앙은행(RBA)은 올해 들어 2, 3, 5월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 했거든요. 이란전쟁으로 한때 4%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잡느라, 기준금리가 3.60%에서 4.35%로 높아진 건데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에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5.9% 수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늘어난 이자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진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은 쌓여만 가는데요. 강화된 세금 규제 영향으로 매수세는 실종 된 상황입니다. 굳이 정부 정책에 맞서서 베팅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 결과 1년 전만 해도 70% 안팎이었던 시드니의 경매 낙찰률은 최근 40%대로 주저앉았습니다. 호주에선 집주인들이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집 앞에서 경매를 여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 경매 열기가 급격히 사그라든 거죠. 살 사람은 없는데 팔 사람만 늘어가고 있으니까요. 임대료는 되레 폭등? 정리하자면 호주는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 열풍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집값이 빠지기 시작했으니, 너무 높은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했던 무주택자들은 기다리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 그럼 이제 무주택 서민들은 한숨 돌릴 수 있으려나요? 글쎄요. 호주의 많은 전문가들은 그 반대로 말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압력이 세입자들에게로 옮겨갈 거라 예상합니다. 결과적으로 임대료가 훨씬 비싸질 겁니다.” (레이 화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네리다 코니스비)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언뜻 보기엔 집값이 하락하면 임대료도 따라서 내려갈 것 같지만, 실제론 두 시장의 작동 방식은 다릅니다. 특히 호주에선 임대주택 대부분을 정부나 기업이 아닌 개인, 일명 ‘맘앤대드(Mom and Dad)’ 투자자가 공급하는데요. 이들이 임대주택을 매각하고 임대시장에서 발을 뺀다면? 임대주택 공급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또 설사 이들이 집을 계속 임대하더라도, 사라진 세제 혜택을 보전하기 위해 임대료 인상에 나설 가능성 이 크죠. 바로 이 점에 대한 논란이 호주에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시드니 도심에서 주당 850달러(약 84만원) 임대료로 구할 수 있는 20평대 방 2개짜리 소형 아파트 내부 모습. www.realestate.com.au/ 국립호주은행(NAB)의 가레스 스펜스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분석을 한번 보실까요. 그는 “기존 주택 투자자에 대한 세제 개편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려면 총 임대 수익률이 상승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시드니와 멜버른 투자용 부동산의 임대 수익률이 3.5%에서 4.5%로 1%포인트 상승할 거고, 이는 현재 주택 가격 수준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임대료가 25~30% 인상된다는 의미입니다.” 은행 정기예금만 가입해도 5%대 이자를 주는 상황에서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이 사라진다면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려받는 게 당연하다는 설명이죠. 뭐? 25~30% 인상? 이 임대료 폭등 예측에 여론은 들썩였고요. 부랴부랴 짐 찰머스 재무장관이 “과장된 수치”라며 진화에 나섰는데요. 호주 재무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세제개편 영향으로 임대료가 오르긴 하겠지만, 인상 폭은 주당 2달러 안팎 에 그칠 거라고 합니다. 즉, 전국 평균 임대료(주당 705달러) 기준으로 0.3% 수준의 미미한 인상 효과만 있다는 거죠. 30%와 0.3%. 차이가 너무 커서 도대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확실한 건 이미 시장에선 임대료가 뛰기 시작 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상당히 무서운 속도로 말이죠. 부동산 정보업체 도메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시드니 주택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50달러 뛴 주당 85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석 달 만에 6.3%나 급등 한 거죠. 지난해와 비교하면 인상 속도가 5배나 빨라졌는데요. 세제 개편안이 처음 발표된 게 지난 5월이었거든요. 새 제도 시행은 내년 7월 1일부터이지만, 집주인들이 미리 이를 계약 갱신 시점에 임대료에 반영하기 시작한 겁니다. 문제는 공급이다 여기까지 보고 혹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부동산 전문가라는 이들이 너무 다주택자 입장만 대변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배경엔 이게 있습니다. 호주의 심각한 주택 공급 부족. 호주는 전국 주택 평균 공실률이 고작 1.6% 입니다. 보통 공실률 3%를 수요와 공급의 균형 상태로 본다는 점에서, 매우 극단적인 공급 부족 상태라는 뜻이죠. 사실상 빈집이 없으니 세입자들은 집을 못 구해 안달이고, 집주인들은 부르는 게 가격인 상황입니다. 세입자를 구하는 임대주택 앞엔 면접을 위해 수십 명이 줄을 늘어선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죠. 그럼, 호주는 왜 이렇게 집이 부족할까요.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이 켜켜이 쌓여있는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역사상 유례없는 이민자 폭증 이 주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2022년 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유학생을 포함한 해외 이민자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죠. 불과 2년 반 만에 100만명 이 몰려왔고요. 비자 심사를 강화한 2025년에도 38만명, 최근 1년 동안도 30만명이 순유입됐습니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연 22만~25만명)을 크게 웃돌죠. 시드니 북부 채츠우드의 방 3개짜리 단독주택. 주당 1050달러(104만원)에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www.realestate.com.au 그런데 집 짓는 속도는 느려도 너무 느립니다. 호주 정부는 2024년 ‘5년간 120만 호 주택 공급‘이란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지난 21개월 동안 완공된 신규 주택은 고작 31만 채. 건설 인력 부족, 자재 가격 급등, 고금리가 겹쳐 주택 개발이 도통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실률은 1%대로 떨어지고 임대료는 치솟을 수밖에요. 코탈리티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호주의 전국 평균 임대료는 40.6% 상승 했어요.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18%)이나 이전 5년(2016년~2021년 6월) 임대료 상승률(12.2%)에 비해 너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일반 가구는 총소득의 약 3분의 1을 임대료로 지출 합니다. 5년 전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거죠. 근본적인 공급부족으로 인해 임차인들에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됩니다.”(코탈리티의 제라드 버그 연구책임자) 결국 주택 임대차 시장의 진짜 문제는 공급입니다. 아무리 부동산 투기를 틀어막고 집값을 억누른다 해도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한 세입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죠. 이런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제시됩니다. 대도시 도심의 건축 규제를 확 풀어서 고밀도 고층 아파트를 짓자, 일반 이민이 아닌 건축 기술자에 대한 이민을 대폭 늘리자, 고속철도를 깔아서 도시를 확장하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공공 임대 주택 건설을 늘리자, 등등. 모두 설득력 있는 해법이지만 큰 걸림돌이 있습니다. 이것들이 대체로 정치적으로 썩 인기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거죠. 호주에선 마당 딸린 단독주택을 소유하는 게 ‘호주의 꿈’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런 저밀도 단독주택 선호 문화가 고층 아파트 건축을 가로막는 규제로 이어졌고, 주택 공급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티이미지 호주의 저명한 금융기자 앨런 콜러는 2023년 저서 ‘거대한 분열: 호주의 주택 문제와 해결 방안’에서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이 게임에 관련된 모든 사람, 즉 주택 소유자, 은행, 부동산 개발업자, 정치인들은 각자의 이유로 주택 가격이 오르기를 원합니다. 세입자들은 살아남을 기회가 없습니다. 호주 인구의 65%는 자가 소유이고 35%는 임대입니다 . 따라서 인구의 3분의 2는 자신의 주택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데 찬성하며, 은행과 개발업자도 이를 지지합니다. 이는 주택 가격 부담과 임대 주택 부족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가 다수의 시민과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익 모두와 상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정 수의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은 있지만, 이러한 약속은 대개 이행되지 않고, 실제로 무엇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단지 야심 찬 예측일 뿐입니다.” 그래서 콜러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즉,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정한 정치적 리더십, 다시 말해 인기가 없더라도 옳은 일을 해야 한다 는 뜻입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8월 28일(금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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