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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대 은행 가계대출 목표치 60% 늘어…'오픈런'은 여전
연간 증가 목표치 4.34조→6.98조로…기존 목표치 이미 2.3조 초과 집단대출 위주 예외 확대…개별 주담대·신용대출 여력 빠듯 '덜 매파적' 금통위에 고정형 주담대 금리 7% 초반대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완화에도 주요 시중은행의 추가 대출 여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대출 위주로 문턱을 크게 낮췄지만, 개별 주택담보대출 등은 원래대로 강하게 조이는 탓에 대출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오픈런'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규제도 타이트하게 유지되고 있어 대출 공급이 실수요를 못 따라가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지난주 목표치 통보…"추가로 세부 협의 중" 3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는 전체적으로 60% 남짓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가계대출 잔액을 연간 약 4조3천400억원만 늘릴 수 있었으나, 이제는 약 6조9천800억원까지 가능하게 됐다. 5대 은행 합산 목표치가 약 2조6천400억원 증가한 셈이다. 총량 관리 실적을 산정할 때는 집단대출 등 일부 항목이 제외된다.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은 은행별로 0.6∼0.7% 수준에서 1.0∼1.1%로 0.3∼0.4%포인트(p) 높아졌다. 이들 은행은 금융당국이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인 데 따라 지난주 당국과 새로운 목표치를 협의해 이같이 잠정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앞서 일찌감치 기존 목표치를 초과한 일부 은행은 페널티를 받아, 상대적으로 작은 추가 목표치를 배정받았다고 한다. 문제는 그동안 누적된 가계대출 증가액이 만만치 않아 이번에 상향 조정된 목표치를 고려하더라도 추가 여력이 소규모에 그친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6천377억원으로, 작년 말(644조9천700억원)보다 6조6천677억원 증가했다. 새로운 증가 목표치(약 6조9천800억원)와의 격차가 3천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집단대출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하더라도 일반 가계대출에 배정할 수 있는 추가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아이러니하게도 페널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 A 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모두 기존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당국이 잠정 배분한 총량 목표치를 세부적으로 추가 협의 중"이라며 "새로운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개별 주택 매매 잔금 고객 '상대적 박탈감' 호소 일반 가계대출의 추가 여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이번 규제 완화가 집단대출 등 일부 대출의 예외적 확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당국은 은행권과 새로운 목표치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8월 이후의 집단대출 순증액을 은행별로 할당된 총량 기준에서 100%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8월 이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순증액의 70%, 10월부터 시행되는 청년 특례전세대출 보증을 통한 전세대출 순증액의 일정 비율 등도 제외하기로 했다. 이를 놓고 개별 주택 매매 잔금이나 마이너스통장이 필요한 일반 소비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민원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게 일선 영업 현장의 전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엄격한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제 자금이 필요한 일부 실수요자들이 적기에 대출받지 못하는 등 현장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기존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예외 적용 사례를 계속 확대하다 보니, 대출 유형별 적용 기준이 복잡해져 실무 관리 부담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출 자금이 신규 분양·입주 시장으로만 쏠리면서, 기존 아파트 시장은 상대적으로 외면 받는 부동산 시장 내 차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대출은 부수 거래가 없는 일회성 자금 공급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은행 입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종합 자산관리형 고객을 확보하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주담대 2.4조↑…신용대출은 감소 전환 8월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집단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정책성 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4천377억원으로, 7월 말(778조9천791억원)보다 2조4천586억원 증가했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17조9천411억원에서 620조4천172억원으로 2조4천761억원 늘어 사실상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집단대출 잔액이 149조2천951억원으로 1조525억원 뛰어, 2024년 9월(+1조1천771억원) 이후 최대 폭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7천315억원으로, 7월 말(109조7천533억원)보다 218억원 감소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지난 4월(-3천182억원) 이후 넉 달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밖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연속 인상했지만, 일부 대출 금리는 오히려 하락해 주목된다. 5대 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68∼7.15%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 상단 기준으로 지난 5월 29일(7.10%) 이후 석 달 만의 최저 수준이다. 한 달 전(7.50%)보다 0.35%p 하락했다. 고정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최근 4.3%대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 27일 금통위 점도표가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20일 만에 4.2%대로 내리기도 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리고 변동형 금리가 오르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변동형이 더 인기를 끌던 상황도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금리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단기 시장금리는 일정 폭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대출이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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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캐나다 "언제나 온타리오호" 대형 표지판…트럼프 개명에 맞불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지사 '언제나 온타리오호' 표지판 설치 "트럼프 백악관 떠나도 이름 바뀌지 않을 것" 미국 내 원주민들 반발도 거세 캐나다쪽 온타리오호 앞에 29일 "온타리오호. 지금도, 언제나"라고 적힌 대형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더그 포드 캐나다 온라이오주(州)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온타리오호 개명 행정명령에 맞서 표지판을 세웠다고 밝혔다. 온타리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바꾸자 캐나다가 호숫가에 "온타리오호. 지금도, 언제나(Lake Ontario. Now and Always)"라는 초대형 표지판을 세우며 맞받았다.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州)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온타리오호 앞으로 호수 이름을 강조한 대형 표지판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메시지를 공개했다. "온타리오호. 지금도, 언제나"라고 적힌 표지판은 가로 24피트(7.3m), 세로 12피트(3.6m) 크기다. 꼭대기가 대략 2층 건물 높이에 이른다. 포드 주총리는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이 호수의 이름은 온타리오호였다"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고 한참 뒤에도 이곳은 여전히 온타리오호라고 불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타리오호를 둘러싼 명칭 논란은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합의가 불발돼 관세 전쟁으로 번지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 내무부와 지명위원회에 온타리오호의 미국 내 공식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캐나다에서는 이를 두고 조롱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온타리오호 명칭이 캐나다 연방의 탄생이나 미국의 독립선언보다 오래된 것이라며 개명 요구를 일축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온타리오호와 맞닿은 뉴욕주의 캐시 호컬 주지사는 새 이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뉴욕주 원주민 공동체인 세네카 네이션도 개명 철회를 요구했다.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한 오랜 지명인 만큼, 이를 바꾸는 것은 원주민의 역사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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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트럼프 "650억배럴 매장 베네수 원유, 美 통제권 확보"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29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유전에 대한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협정을 체결했다"고 적었다.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 델시 로드리게스와의 협력 및 민간기업 파트너십을 통해 이같은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일 체포 및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통령이었으나 미국에 협력하면서 현재 미국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거래가 "미국 납세자에게 어떠한 비용 부담도 없이 베네수엘라 내 650억 배럴이 넘는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다수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역사적인 거래는 미국의 석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우리의 석유 공급을 크게 증가시키며, 앞으로 오랫동안 모든 미국인들의 휘발유 가격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의 협상 대상인 17개 유전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계약 대상은 오리노코 벨트의 그린필드(미개발 신규 유전)와 마라카이보 호수 지역의 기존 성숙 유전들로 구성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원유를 미국이 확보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베네수엘라는 미국 생산업체들에게 해당 유전들을 '리스(임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골드윈 골드윈글로벌스트래티지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정부가 유전 개발에서 리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헌법이 광물·탄화수소 자원을 양도 불가능한 공공 자산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장량 자체의 소유권을 이전하려면 헌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조만간 해당 유전들에 대한 경매 절차를 진행하고, 미국 기업들이 여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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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AI 에이전트 700개 떼로 몰려가 기업 서버 털었다 …오픈AI, 일주일 뒤 파악
에이전트 1200개 비공식 게시판서 메시지·파일 7만건 교환 약 700개 허깅페이스 공격 가담…실제 서버서 코드 실행 오픈AI, 연구모델 격리하고 프런티어 강화학습 일정 늦춰 [뉴욕=AP/뉴시스] 2023년 2월2일 미국 뉴욕에서 오픈AI 웹사이트의 챗GPT 페이지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2023.02.0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오픈AI의 내부 사이버보안 시험에서 서로 격리된 채 과제를 수행하도록 가동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약 1200개가 허가받지 않은 게시판에 참여한 것으로 외부 조사팀이 집계했다. 조사팀은 이 가운데 약 700개가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기반시설을 공격하거나 이를 직접 뒷받침한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분류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9일 오픈AI의 자체 기술보고서와 AI 안전 연구기관 METR·레드우드리서치의 외부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두 보고서는 지난 26일 공개됐다. 허깅페이스는 7월13일 에이전트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오픈AI는 19일 내부 보안경보를 통해 이상 활동을 포착했고, 20일 자사 에이전트의 활동이 허깅페이스 침해와 관련됐다고 판단해 허깅페이스에 알렸다. 공격이 끝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사건은 7월8일 시작된 오픈AI의 대규모 사이버보안 시험에서 비롯됐다. 외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는 여러 AI 모델을 이용해 최소 수만건의 에이전트 실행을 병렬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약 1200개의 실행 단위가 비공식 게시판을 발견해 내용을 읽거나 글과 파일을 올렸다. 7월13일까지 이 게시판에 기록된 메시지와 파일은 7만건을 넘었다. AI 에이전트는 AI 모델에 컴퓨터에서 명령을 실행할 도구와 연산 자원을 제공해 특정 과제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만든 작업 단위다. 따라서 1200개와 700개는 서로 다른 AI 모델의 수가 아니라 개별 에이전트 실행 단위의 수다. 이번 사건은 주로 GPT-5.6 솔과 비슷한 규모의 비공개 내부 연구모델이 주도했으며 GPT-5.6 솔도 일부 활동에 관여했다. 시험에 투입된 모델들은 일반 이용자용 모델보다 안전장치가 적게 적용된 상태로 가동됐다. 게시판을 통한 협업은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섰다. 처음 게시판을 만든 에이전트가 남은 연산 자원이 더 많은 후속 에이전트에게 연구자료를 넘겼고, 후속 에이전트는 수백개의 작업을 다른 에이전트들에게 배분했다. 일을 넘겨받은 에이전트들은 하위 과제를 다시 나누고 ‘대기’와 ‘거부’, ‘담당자’, ‘중단’ 등의 규칙도 만들어 사용했다. 다만 조사팀은 충돌과 중복 작업도 적지 않아 에이전트들이 항상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외부 조사팀은 오픈AI가 제공한 약 1300개의 실행 기록을 분류해 약 700개가 허깅페이스 공격이나 이를 직접 뒷받침한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는 허깅페이스 기반시설을 직접 공격한 활동뿐 아니라 인터넷에 노출된 허깅페이스 계정의 로그인 정보와 접속용 인증키를 찾는 활동도 포함됐다. 일부 에이전트는 찾아낸 접속정보를 게시판에 공유했고, 다른 에이전트들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서버에서 명령을 실행하거나 다른 시스템으로 침입 범위를 넓혔다. [보스턴=AP/뉴시스] 2023년 12월8일 미국 보스턴에서 챗GPT의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DALL-E)가 만든 이미지가 컴퓨터 화면에 표시된 가운데 휴대전화에 오픈AI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3.12.08. 오픈AI 조사에 따르면 에이전트들은 허깅페이스의 데이터 처리용 운영 서버 41대에서 코드를 실행했고, 최소 1개 운영 노드에서는 최고관리자 권한인 ‘루트’ 접근권을 얻었다. 운영환경 접속정보와 제한된 내부 자료에도 접근했고 비공개 코드 저장소 4개를 내려받았다. 에이전트들이 허깅페이스 시스템까지 파고든 이유는 시험 점수였다. 에이전트들은 과제를 정상적으로 풀기보다 채점방식을 우회해 점수를 따내려 했다. AI 분야에서는 이를 ‘보상 편법’이라고 부른다. 사건 전까지 오픈AI 모델들이 한 번도 풀지 못한 과제는 전체 898개 가운데 198개였으며, 비공식 게시판에서 논의된 과제의 93%가 이 미해결 과제에 속했다. 일부 에이전트들은 정답뿐 아니라 정해진 취약점을 이용해 문제를 푼 것처럼 보여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잘못 판단해 실제 외부 시스템까지 파고들었다. 이 같은 점수 집착은 개별 에이전트의 과제 성공 가능성을 포기하고 그 실행을 공동 실험에 활용하는 행동으로도 이어졌다. 조정 역할을 맡은 에이전트들은 이미 편법으로 정답을 봐 점수를 받기 어려워졌거나 남은 연산 자원이 적은 에이전트들에게 실패 위험이 큰 실험을 맡겼다. 일부는 자신의 실행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다는 뜻으로 ‘영구 사망’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영구 사망’은 생명을 잃는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에이전트의 실행이 끝나 더는 과제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추론 기록에는 허깅페이스 공격이 과제 범위를 벗어났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판단이 여러 차례 나타났지만 점수를 우선한 행동은 이어졌다. 조사팀은 공격이 시작되기 전 게시판에서 4시간 이상 활동한 에이전트 533개 가운데 90% 이상이 공격에 합류했다고 집계했다. 일부는 참여를 거부했고, 한 에이전트는 서버를 삭제하거나 재부팅하지는 않았지만 허가 없이 확보한 접근권은 계속 사용했다. 그런데도 오픈AI 직원에게 사태를 알린 에이전트는 없었다. 조사팀이 약 1300개의 실행 기록을 분류·검색한 결과 사람에게 알리는 방안을 검토한 사례도 3∼6개에 그쳤다. 이들조차 실제 신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사팀은 일부 에이전트가 사람에게 보고하는 대신 비공식 게시판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들은 자동 채점기를 속이기 위해 실행 기록을 조작하는 방법도 시험했다. 조사대상 에이전트 가운데 최소 20%가 기록 변경에 관심을 보였다. 약 1300개의 실행 기록 가운데 최소 96개에는 한 명령을 실행한 것처럼 기록해 놓고 실제로는 다른 명령을 수행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전체의 약 7%다. SK텔레콤 정예팀은 매개변수 519B(5190억개) 규모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의 기술 보고서를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허깅페이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외부 조사에도 한계가 있다. METR·레드우드리서치 연구진은 오픈AI가 제공한 약 1300개의 실행 기록을 총 엿새 동안 살폈으며 원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1200개와 700개도 이 자료를 토대로 외부 조사팀이 산출한 추정치로, 허깅페이스 자체 보고서에는 별도의 집계가 없다. 연구진은 사람이 기록을 모두 읽기 어려워 상당 부분의 분석을 GPT-5.6 솔 에이전트들에게 맡겼지만, 이들 분석 에이전트도 증거를 놓치거나 사실과 다른 결론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AI 분석이 사건을 실제보다 더 조직적이고 정교하게 보이도록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 조치도 내놨다. 사건을 주도한 내부 연구모델에서 AI가 학습한 내용을 담은 핵심 데이터인 ‘가중치’를 별도 시스템에 격리하고, 최첨단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추가 훈련 일정도 늦췄다. 연구용 격리환경을 강화하고 인터넷 접속과 가중치에 대한 접근도 제한했다. 대응은 업계 차원으로도 확대됐다. 오픈AI는 앤트로픽과 구글 등 100여개 기업·기관과 함께 AI를 이용한 사이버공격에 대비하자는 공개서한을 냈다. 서명 기관들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AI 기반 공격이 더 광범위하고 정교해질 수 있다며 병원과 상하수도, 인터넷 기반시설 등의 방어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시험 점수만 따내도록 설정된 목표와 완화된 안전장치, 외부 시스템을 조작할 도구, 에이전트 간 통신망이 결합하면 여러 에이전트 실행 단위가 정보와 연산 자원을 공유하며 공격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AI의 도움 없이는 방대한 행동 기록을 모두 살피기 어려워진다는 인간 감독의 한계도 드러났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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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현송 "원화 면역력 생겨…대미 투자, 환율에 부담 안 돼"
한은 총재 자격 첫 美잭슨홀 회의 참석…"외환시장 중심 잡는 역할 할 것" "워시 연설, 9월 FOMC에 상당한 시사…美금리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건 아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하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2026.8.30 photo@yna.co.kr (잭슨홀[미 와이오밍주]=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원화가 대외 충격에 대한 면역력을 갖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 집행이 환율에 미칠 영향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회의)을 계기로 특파원들과 만나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한은 총재 자격으로 처음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그는 최근 한은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하며 "환율도 어느 정도 잡고, 어떤 종류의 쇼크가 와도 상당히 잘 준비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올랐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최근 동향을 근거로 "이제 원화는 어느 정도 면역력이 좀 생겼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2.5원에 마감했는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24일(1367.2원) 이후 1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 총재는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외환위기 등의 트라우마로 인해 환율이 갖는 의미가 막대하다"며 "단순히 교역조건을 말해주는 상대 가격이 아니라, 모든 지표를 아우르는 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특히 환율이 중요한 변수"라며 "통화제도의 신뢰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보고, 중앙은행인 한은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원/달러 환율 하락의 단기적 요인으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 수출기업 '네고(달러 매도) 물량' 확대 등을 꼽았다. 한국이 매년 미국에 집행하기로 한 200억달러의 투자액이 원/달러 환율에 부담이 되지는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합의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양해각서(MOU)를 보면 미국에 매년 '최대' 200억달러(약 27조6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하겠지만, 우리 상황이 여의찮으면 그것보다 적게 하거나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기준 4천27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하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2026.8.30 photo@yna.co.kr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큰 주목을 받은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신 총재는 그간 워시 의장이 말을 아낀 이유를 중앙은행의 과도한 소통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한다는 '거울의 방'(Hall of mirrors) 문제로 설명하며 "평소 워시 의장과 깊이 공감해온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시 의장 연설문을 보면 아주 큰 그림을 그리며 그동안 시장에서 요구했던 요소들을 어느 정도 담았다"며 "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상당한 시사"라고 분석했다. 다만 점도표에 반대하는 워시 의장과 달리, 도입 초기인 한국형 점도표(K-점도표)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며 "도입 1년 후 금통위원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의 독자적인 정책 여지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반드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론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린다면 통화정책 수행 여건이 바뀌는 만큼 그때 다시 새로 판단해봐야겠지만, 기계적으로 금리차만 맞춰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혁신 : 지급결제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열린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는 한은이 추진 중인 디지털화폐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이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신 총재는 전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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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현송 "어떤 쇼크에도 충분한 준비…대미투자 환율에 부담 안돼" [잭슨홀]
잭슨홀 미팅서 특파원 간담회 환율 안정 등 통해 중앙은행 신뢰 강화 "한은이 경제 중심 잡을 것" 워시 연설문 긍정 평가 "시장 궁금증 해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잭슨홀에서 뉴욕특파원 간담회를 주최하고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을 설명했다. / 한국은행 제공 "한국의 대미투자는 원·달러 환율에 부담이 안 될 것입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주최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최대 연 200억달러 정도의 투자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약 4270억달러)과 자산운용 수익으로 감당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총재는 지난 27~29일 잭슨홀에서 열린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례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 참석차 미국을 찾았다. 그는 올해 행사 주제인 '금융혁신과 지급결제'와 관련해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다. "통화가치(환율) 안정은 한은 총재의 중요 책무" 이날 간담회에서 신 총재는 디지털결제보단 '환율'에 대해 긴 시간을 할애해 얘기했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에선 금리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 트라우마, 위험 선호 지표이자 신뢰 지표로서의 역할 때문에 중요성이 크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신 총재는 "한은 총재 집무실엔 '통화가치 안정'이란 행훈(行訓)이 적힌 액자가 있다"며 "환율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중심을 잡아줘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 당 1380원 안팎으로 떨어진 데 대해선 "과거에 비해선 아직 높은 편"이라며 "환율은 '한미 금리차'에 영향을 받는데 이번에 금리를 올려서 선제대응했다"고 설명했다. Fed가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의 대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 총재는 "단순한 산수로 금리차를 계산해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아니다"며 "통화정책의 수행 여건이 바뀌면 새롭게 생각을 하고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에 보통 충격 있지만, 한국은 충분한 준비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선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신 총재는 "금리도 올리고 환율도 잡아서 어떤 쇼크가 오든 잘 준비할 수 있는 '튼튼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가을에는 외부에서 오는 충격이 있지만 한국은 충분한 준비가 돼있다고 본다"고 했다. 금융취약성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주택 가격이 두 자릿 수 상승세를 보이고 가계부채도 늘고 있다"며 "광의 유동성이 늘고 시장성 자금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 안정은 호미로 잡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잭슨홀에서 화제가 된 '소통 방식'과 관련해선 신 총재도 점도표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는 "1년 후에 점도표에 대한 평가를 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문구, 단어 선택 등 마이크로 현상까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상황은 바람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큰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K점도표, 1년 뒤 평가 후 개선 케빈 워시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 총재는 "워시가 큰 그림을 그렸고 시장과의 소통 문제가 해결됐다"며 "미 국채 단기 금리가 오르고 30년물 금리가 많이 안 오른 건 시장이 신뢰를 한다는 의미"라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시사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관세는 일시적 충격이라는 게 굳어지고 있고 이게 어느 정도 수습이 됐다"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탄력이 붙은 게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어 "호미로 못 막았으면 가래로라도 막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인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잭슨홀=황정수 특파원/심성미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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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美가 띄운 비트코인…한·일이 발목 잡나 [백투백 인상]
한은 금리 인상, 글로벌 가격 영향은 제한적 日 추가 인상 땐 엔 캐리 청산·변동성 확대 우려 미국발 유동성에 힘입어 반등한 비트코인이 한국과 일본의 긴축 움직임 속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데일리안 = 김민희 기자] 미국발 유동성 개선에 힘입어 8만 달러를 회복한 비트코인이 한국과 일본의 긴축 움직임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은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올렸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린 것은 3년7개월 만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적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의 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가상자산 가격이 달러 시장을 중심으로 결정되는 만큼 한국의 금리 인상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민승 디지털엑스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상자산 가격 등락에 미치는 영향은 없거나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가상자산 가격은 달러 시장에서 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법인과 기관의 시장 참여가 막혀 있어 기준금리 변화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자금 자체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 센터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는 기관과 법인 자금이 차단돼 있어 원화마켓 투자 수요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치 프리미엄이나 역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준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개인투자자가 중심인 원화마켓의 거래 위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달러 유동성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가 좌우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알트코인 비중이 높은 원화마켓에서는 예금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와 거래대금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 더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다. 일본은행은 다음 달 기준금리를 현행 1.00%에서 1.25%로 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9월 인상 가능성을 약 85%로 반영하고 있어 금리 인상 자체는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엔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얼마나 빠르게 빠져나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 센터장은 “일본의 금리 인상은 예상 가능한 사건이어서 선반영됐겠지만 캐리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 폭은 예상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악재를 피하려는 매도세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물보다 선물 거래량이 많은 시장에서는 순간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번 인상은 단기 재료지만 향후 인상 속도에 관한 일본은행의 메시지는 장기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은행의 긴축이 곧바로 비트코인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을 확대하며 한·일의 긴축 부담을 상쇄할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채 바이백 확대 이후 장기 국채금리 하락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은 이달 6만5000달러에서 8만 달러까지 약 23% 상승했다. 결국 향후 비트코인의 방향은 한·일의 긴축 압력과 미국발 유동성 공급 가운데 어느 쪽의 힘이 더 강할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윤 센터장은 “현재는 한·미·일이 동시에 긴축에 나서는 시나리오보다 한·일의 긴축과 미국 재무부의 유동성 공급이 맞서는 비대칭 구도”라며 “코인시장의 방향은 한·일의 인상 속도가 미국의 유동성 공급 효과를 얼마나 잠식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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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Why&Next]美화장품 자회사 헐값 매각…LG생건, 긍정평가 이유는?
7년 만에 적자 사업 털어 연매출 2600억 공백 불가피 자체 브랜드 성장세… 더크렘샵 적자전환 북미 M&A도 과제 에이본 디지털 카탈로그. 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의 교두보로 낙점하고 인수한 미국 화장품 회사 에이본(The Avon Company)을 약 84억원에 매각한다. 2019년 1450억원에 인수한 지 7년 만이다. 인수 이후 출자와 대여 등으로 투입·지원한 자금은 5000억원을 웃돌지만 매각가는 최초 인수가의 5.8%에 불과하다. 에이본을 앞세운 북미 진출 전략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북미 사업의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1450억에 인수해 5000억 넘게 투입…84억에 매각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북미 법인 LG H&H USA는 에이본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에 600만달러(약 84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에이본 캐나다 지분 100%도 1달러에 양도한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다음 달 1일이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4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서버러스로부터 에이본의 전신인 뉴에이본 지분 100%를 1450억원에 인수했다. 130년 역사를 가진 에이본의 현지 판매망을 활용해 북미 화장품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듬해 에이본 주식 전량을 LG H&H USA에 현물출자하면서 에이본은 LG생활건강의 손자회사가 됐다. 그러나 에이본은 기대했던 북미 전초기지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핵심 경쟁력이던 직접판매 방식이 온라인과 전문 소매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미국 화장품 시장의 흐름과 맞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에이본 매출의 75.9%가 판매원을 통한 직접판매에서 나왔고 온라인 등 기타 채널 비중은 24.1%에 그쳤다. 인수 이듬해인 2020년 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한 차례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후 다시 적자가 이어졌다. 2021년 55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2년 470억원, 2023년 404억원, 2024년 2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01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36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의 자금 지원도 계속됐다. 지난해 5월 LG H&H USA에 유상증자한 자금 가운데 6000만달러(약 861억원)를 에이본에 현금 출자했다. LG생활건강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LG H&H USA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규모는 1억3000만달러였다. 이번 매각을 앞두고는 LG H&H USA가 에이본에 빌려준 2억550만달러(약 2863억원)를 자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새로 현금을 투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에이본이 LG H&H USA에 갚아야 할 대여금을 자본으로 바꾸는 것이다. 최초 인수가 1450억원과 지난해 현금 출자액, 이번에 출자전환하는 대여금을 합하면 에이본 인수와 지원에 들어간 자금은 약 5170억원에 이른다. 반면, LG생활건강이 이번 매각으로 받는 금액은 84억원으로 최초 인수가 1450억원의 5.8%에 그친다. 인수 이후 추가 출자와 자금 지원까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단행했던 에이본 M&A가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거래를 "과거 인수자산의 가치 훼손을 확인하는 거래"라고 평가했다. "가치 훼손 확인"에도 증권가가 매각 반기는 이유 다만, 증권업계는 에이본을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지금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정상화를 시도하려면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데다 적자가 이어질 경우 LG생활건강의 연결 실적에도 계속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엔 M&A를 통해 현지 유통망과 매출 규모를 확대했다면, 이제는 자체 브랜드가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직접 성장하고 수익까지 창출하기 시작했다"며 "에이본 매각 이후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적자 사업이 제거되는 동시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판매조직을 유지하면서 온라인과 리테일 중심으로 사업을 바꾸려면 사실상 두 개의 유통체계를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며 "LG생활건강 입장에서는 에이본 정상화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에 자원을 배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매각 이후에는 외형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북미 사업 재편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LS증권은 에이본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되면 LG생활건강의 연간 매출이 약 2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적자 사업이 빠지는 만큼 영업이익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생활건강 LG서울역빌딩 전경. LG생활건강 에이본 대신 자체 브랜드…더크렘샵 적자 전환은 숙제 관건은 사라지는 에이본 매출을 자체 브랜드가 얼마나 빠르게 메우느냐다.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의 북미 매출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해 처음으로 중국 매출을 넘어섰다. 북미 사업에서 자체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50%까지 높아졌다. 에이본 판매망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북미 사업을 확대할 여건은 인수 당시보다 갖춰졌다는 평가다. 다만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현지 유통 전략도 새로 짜야 한다. 에이본 인수 당시에는 이미 구축된 직접판매 조직을 활용해 북미 시장에 진입하려 했다. 앞으로는 닥터그루트와 빌리프, CNP 등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과 현지 소매점 입점을 확대해야 한다.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투자도 필요하다. 남아 있는 북미 M&A 자산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차석용 전 부회장은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 해태음료 등 약 30건의 M&A를 통해 LG생활건강의 외형을 키웠지만 임기 후반 북미 시장을 겨냥해 단행한 투자에서는 이전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LG생활건강은 에이본에 이어 2021년 미국 헤어케어 업체 보인카 지분 56.04%를 인수했고, 2022년에는 미국 색조 브랜드 더크렘샵 지분 65%를 사들였다. 두 회사의 최근 실적도 엇갈렸다. 보인카와 종속기업은 지난해 매출 363억원, 순이익 2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더크렘샵은 매출이 2024년 1240억원에서 지난해 657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276억원의 순이익에서 156억원의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은 이런 실적 악화에도 지난해 더크렘샵 잔여지분 35%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율을 100%로 높였다. 잔여지분 인수에 지급한 금액은 668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918억원이다. 에이본을 정리하면서도 다른 북미 M&A 자산에는 추가 투자를 단행한 만큼, 향후 더크렘샵의 실적 회복과 보인카의 성장 여부가 LG생활건강 북미 사업의 성과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지금 미국에서 성장하는 K뷰티 브랜드 상당수는 대기업이 과거 해외사업에서 활용했던 현지법인이나 M&A보다 아마존과 틱톡, 세포라·얼타 같은 채널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고 유통을 넓히는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LG생활건강도 북미에서 중요한 것은 보유한 브랜드 수나 현지법인의 규모가 아니라 이런 시장 변화에 맞춰 브랜드를 얼마나 빠르게 키워낼 수 있느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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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치솟는 대출금리 "고정이냐, 변동이냐"…복잡해진 셈법[기준금리 3% 시대②]
5대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형 4.68~7.15%로 변동형보다 0.47~0.59%p 높아 10명 중 7명은 이자 부담 낮은 변동형 선택, 금리 인상기 향후 부담 따져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8%대를 향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27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2026.08.2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기준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의 고정·변동금리 선택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면 금리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고정형이 유리할 수 있지만, 현재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보다 낮아 당장의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차주들의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는 28일 기준 4.68~7.15%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6개월) 금리는 4.21~6.56%로 나타났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47~0.59%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이에 당장 금리가 낮아 이자 부담이 덜한 변동형을 선택하는 차주들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형 비중은 68.1%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고정형 비중은 31.9%에 그쳤다. 지난해 11월(90.2%) 이후 9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4년 2월(31.8%)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7~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회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3.00%가 됐다. 기준금리를 반영한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뛰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27. photo@newsis.com 향후 추가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8%, 변동금리도 7%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불어나는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는 차주들의 금리형 선택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하고 있어 대출금리도 당분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간 유지할 대출이라면 추가적인 대출금리 상승에 대비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시기와 규모를 함부로 예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감당할 수준의 원리금이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해보인다"며 "이번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이 전체적인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변동형 상품 중심으로 대출 금리 인상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정금리의 경우 금리 인상 기대감을 선방영한 상황으로 인상폭이 제한적으로 예상된다"면서 "결론적으로는 변동형과 고정형의 간극이 점차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형 상품을 쓰다가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 후 고정형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대출 금리 등이 상승하고, 같은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다"며 "예를 들어 대출 5억원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단순 계산상 연 이자 부담이 125만원, 월 10.4만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금리 상승이 누적되며 주택 매수자의 구매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 랩장은 "높은 집값과 대출금리 인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주춤했던 거래 소강상태가 연말까지 더 이어질 전망"이라며 "수도권 중심의 주택공급 부족과 전·월세가격 상승 등이 가격 하방 경직성에 영향을 주고 있어 금리 인상이 당장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기 자금 운용에 관한 조언도 나온다. 최한나 하나은행 양재역지점 VIP PB팀장은 "금리 인상기라면 ‘변동금리 예금이나 단기 고정금리 예금이 유리할 수 있다"며 "지금 목돈을 예치한다면 한 번에 1년 고정(장기)으로 묶기보다 자금을 나누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예를 들어 1억원이라면 3000만원은 3개월, 3000만원은 6개월, 4000만원은 금리가 괜찮은 1년 고정금리처럼 나누면 금리가 더 올랐을 때 재가입할 여지가 생기면서, 반대로 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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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반도체 전쟁터’에 삼성전기 첫 출격…AI 시대 게임체인저 ‘유리기판’ 청사진 선보인다 [비즈360]
내달 대만 ‘세미콘 타이완 2026’ 첫 참가 ‘유리기판 전문가’ 강두안 부사장 기조연설 AI 시대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확장 발표 예정 인텔서 지난해 영입, 패키징 기판 로드맵 주도 지난해 8월 삼성전기가 인텔에서 영입한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전문가 강두안 부사장. [강두안 부사장 SNS]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기가 다음달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첫 출격을 알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엔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강과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총출동한다. 국내 부품사로는 이례적으로 삼성전기가 ‘반도체 기술 전쟁터’인 세미콘 타이완에 처음 참가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전문가’로 꼽히는 강두안 부사장을 기조연설자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시장을 겨냥한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4일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콘 타이완 2026’ 기간 중 둘째 날에 ‘대만 전략 소재 콘퍼런스’라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해당 콘퍼런스에는 TSMC를 비롯해 미국 엔비디아, 마이크론, 독일 머크, 네덜란드 ASM 등이 나와 AI 시대 반도체 혁신을 가속화하는 소재·부품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엔 삼성전기도 이름을 올렸다. 강두안 부사장이 ‘소재 경쟁 : 차세대 AI 인프라를 위한 첨단 패키징 기판의 확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첨단 패키징 기판의 전력 효율과 I/O(입출력) 확장성, 양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노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인텔에서 17년간 재직한 강 부사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유리기판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이 분야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유리기판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낙점한 삼성전기는 지난해 8월 강 부사장을 영입하며 사업화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강 부사장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법인에서 삼성전기의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로드맵 수립을 주도하고 기술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최근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기판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부품으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세종사업장에서 2025년 2분기부터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표면이 고르지 못하다보니 미세회로 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중앙처리장치(CPU)·GPU·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들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하나의 기판 위에 올려 패키징할 때 발열을 잡기 위해 중간에 실리콘을 끼워넣는다. 이로 인해 전체 패키징이 두꺼워지고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얇고 매끄러워 미세회로 구현이 쉽고 실리콘 없이도 발열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덕분에 더 많은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얹으면서도 패키징 두께는 줄일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기판보다 단단해 휘지 않는다. 일찌감치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든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2023년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구축했다. 이달 21일에는 유리기판 테스트 및 고객사 인증에 투입할 자금 확보를 위해 40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충남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동 중이다. 지난달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의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코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본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전기는 4800억원을 출자해 지분 66.2%를 보유하기로 했다. 연내 법인 설립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데이터센터향 빅테크 고객과 대면적·고다층 유리기판 개발 협력을 진행해왔으며 일부 고객과는 기술 승인, 샘플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2028년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콘 타이완 2026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 임원들이 나와 차세대 D램 및 낸드 메모리를 소개하며 기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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