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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14개 출판사가 탐낸 34억짜리 소설…‘AI 의혹’에 하루아침에 날아갔다
14개 출판사가 경쟁한 나이지리아 무명 작가의 데뷔소설이 AI 활용 의혹으로 240만 달러 출판 계약을 잃었다. AI 탐지 기술의 한계와 창작 과정 입증 문제가 출판계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나이지리아 출신 무명 작가의 데뷔 범죄소설이 인공지능(AI) 활용 의혹에 휩싸이면서 240만 달러(약 34억 원) 규모의 대형 출판 계약이 무산됐다. 14개 출판사가 판권을 놓고 경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작가가 원고의 창작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출간 자체가 철회됐다. 최근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출판사 미노타우르북스는 제리 팔라데의 데뷔작 ‘전화해, 시체는 내가 치울게(Call Me, I’ll Hide the Body)’의 판권을 240만 달러에 사들였다. 출간 예정 시기는 2028년이었다. 작품은 출판업계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14개 출판사가 판권 확보를 위한 경매에 참여했고, 팔라데의 출판 계약을 대리한 마크 제럴드 역시 작품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고 모두가 매료됐다”고 평가했다. ● 작품 속 발견된 AI 흔적…결국 철회된 34억 ‘빅 딜’ 하지만 출판 과정에서 한 편집자가 원고에 AI를 활용한 것처럼 보이는 흔적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제럴드는 AI 탐지 소프트웨어로 원고를 검사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곧바로 적용하지 않고 원고 검토를 더욱 세밀하게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문제는 이후 팔라데와의 편집 회의에서 불거졌다. 작가가 설명한 집필 및 원고 완성 과정과 일부 내용이 기존에 설명했던 것과 달라진 것이다. 결국 더 이상 창작 과정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제럴드는 지난달 29일 작품 투고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작품성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니었다. 제럴드는 소설에 대한 기존 평가를 유지하면서도 작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판 계약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판권을 담당한 호지먼리터러리 역시 해외 출판사들에 “원고의 발전 과정을 더는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계약 철회 사실을 알렸다. ● “다 내 아이디어다” 반발한 작가…‘인종차별’ 주장도 팔라데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자료 조사 과정에서 오픈소스 AI 모델을 잠시 활용했을 뿐 소설 자체는 자신이 창작했다고 주장했다. 팔라데는 “이야기와 등장인물, 장면, 유머, 구성, 문체 모두 내게서 나온 것”이라며 당시 작성했다는 초고와 필기 노트, 날짜가 남아 있는 왓츠앱 메시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AI 탐지 기술의 정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2012년과 2017년에 쓴 글을 AI 탐지 소프트웨어로 검사했더니 각각 98%, 99%가 AI 작성으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팔라데는 이번 논란에 인종적 편견도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흑인 작가가 주목받는 작품을 내놓으면 그 작품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통념이 존재한다”고 했다. 실제 올해 주요 출판사와 계약을 따낸 흑인 작가 3명이 모두 AI 사용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 반복되는 ‘AI 대필’ 의혹…출판계가 맞닥뜨린 난제 AI 대필 논란은 출판계에서 이미 반복되고 있다. 미국 출판사 아셰트는 지난 3월 공포소설 ‘수줍은 소녀(Shy Girl)’의 출간을 중단했다. 자가출판 시장에서도 AI 생성물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자가출판 도서 1만4419권을 분석한 조사에서는 산문 작품 2168권 가운데 절반이 AI를 활용해 만들어진 글로 판정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AI 생성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의 신뢰성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출판사가 AI 사용 여부를 의심하더라도 이를 기술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반면, 작가는 초고와 수정 기록 등 자신의 창작 과정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뉴욕대 출판학 임상 조교수 샤린 로사트는 “이 업계가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완전히 대비돼 있지 않다”며 “AI를 책임감 있고 공정한 방식으로 다루는 방법을 찾기 위해 할 일이 많다.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내란AI개인정보유출지방선거선관위 -
생활"드디어 찜통 끝"…전국 덮친 '극한폭염' 한풀 꺾인다 [날씨]
12일 아침 최저 17~24도 전망 대부분 지역 폭염·열대야 벗어나 강원·경북 동해안엔 비 예보 사진=연합뉴스 수요일인 12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과 열대야에서 벗어나겠다. 제13호 태풍 돌핀의 영향으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바뀌면서 최근 이어진 '극한폭염'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7~24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로 예상된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 기준을 고려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도시의 예상 최저·최고기온은 서울 22도·32도, 인천 22도·33도, 대전 19도·31도, 광주 21도·32도, 대구 20도·31도, 울산 22도·29도, 부산 23도·31도다.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발령하는 폭염주의보도 여주동남부·서부, 김포, 화성, 파주남부 등 경기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온이 내려가는 것은 제13호 태풍 돌핀이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면서 주변 기압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었던 상황이 해소됐다. 우리나라 북동쪽에 자리한 저기압에서 내려온 건조한 공기가 고기압을 형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비교적 차고 건조한 북동풍이 유입되면서 극한 무더위에서 벗어나게 됐다. 13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4도, 낮 최고기온은 27~34도로 예보됐다. 14일은 각각 20~24도와 27~34도, 15일은 21~25도와 28~33도로 예상된다. 북동풍의 영향으로 강원동해안·산지에는 12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겠다. 경북동해안·북동산지는 오후부터 비가 시작되겠고, 13일 오후에는 경남해안·동부내륙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동해안·산지와 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 20~60㎜다. 경북남부동해안과 부산·울산·경남남해안·경남동부내륙·울릉도·독도에는 10~40㎜의 비가 예상된다.
부동산대책폭염인공지능선관위지방선거 -
생활수요일 강원 영서 폭염 한풀 꺾인다…동해안·산지 최대 60㎜ 비
강원 아침 17도 안팎까지 떨어져 전국 대부분 폭염·열대야 벗어나 동해안·산지 오전부터 비 시작 광복절까지 극한폭염 주춤 전망 ▲ 춘천 김유정역 주변을 찾은 관광객들. 김정호 기자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수요일인 12일 강원지역의 극한폭염이 한풀 꺾이는 가운데 동해안과 산지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도 폭염과 열대야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12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7∼24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로 예상된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로 대부분 지역에서 두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는 폭염주의보도 여주동남부·서부, 김포, 화성, 파주남부 등 경기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해제됐다. 강원지역은 북동풍의 영향을 받아 동해안과 산지에 12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동해안·산지 20∼60㎜다. 경북동해안·북동산지에는 오후부터 비가 시작되겠고, 13일 오후에는 경남해안과 동부내륙으로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 20∼60㎜, 경북남부동해안과 부산·울산·경남남해안·경남동부내륙·울릉도·독도 10∼40㎜다. 이번 더위 완화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면서 주변 기압계가 변화한 영향이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었던 상황이 해소됐다. 여기에 우리나라 북동쪽에 자리한 저기압에서 하강한 건조공기가 고기압을 형성했고,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비교적 차고 건조한 북동풍이 유입되면서 극한폭염에서 벗어나게 됐다. 올여름 극한폭염이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광복절까지는 기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9∼24도, 낮 최고기온은 27∼34도다. 14일은 각각 20∼24도와 27∼34도, 15일은 21∼25도와 28∼33도로 예보됐다. 주요 도시의 12일 예상 최저·최고기온은 서울 22도·32도, 인천 22도·33도, 대전 19도·31도, 광주 21도·32도, 대구 20도·31도, 울산 22도·29도, 부산 23도·31도다. 당분간 동해안에는 강한 너울이 유입되겠다. 12일부터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 높이도 평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해안 저지대에서는 침수에 대비해야 한다. 동해상에는 12일부터 시속 30∼60㎞(초속 8∼16m)의 강한 바람이 불고 물결이 1.5∼4.0m로 높게 일겠다. 서해남부먼바다와 남해먼바다, 제주해상 등에서도 강풍과 높은 물결이 예상된다.
폭염이란윤석열선관위이재명대통령 -
생활"왜 나한테 이런 일이?" 소리 치고 싶을 때 필요한 남자
[나의 불안 길들이기] 소설 <스토너>에서 배운 삶의 태도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자말 2023년부터 생긴 불안장애로 일상의 영역이 좁아진 사람이 도전하지 못했거나 도전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는 이야기를 씁니다. "글을 쓰는 일 자체가 교감신경을 크게 활성화시키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불안을 다스리기 위한 루틴이 있어요. 눈 뜨면 스트레칭을 하고, 불안을 낮추기 위한 글귀를 매일 읽어요. 제일 중요하게 신경 쓰는 건 호흡입니다. 그렇게 글을 쓰고는 운동을 하러 나가요." 최근 가수 이적이 진행하는 토크쇼인 유튜브 채널 <적수다>를 봤다. 하나의 단어를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데, 이날 수다의 주제는 '불안'이었다. 이 회차에 출연한 <찬실이는 복도 많지> 김초희 영화감독은 자기 불안을 다스리기 위한 루틴을 밝혔다. 김초희 감독은 또 화려한 성과도 인정도 없이 평생 꾸준히 자기 연구를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 <스토너>(존 윌리엄스)를 추천했다. 좌절 속에서도 묵묵히 해내는 사람을 존경한다면서, 그런 사람이 주는 위로를 말했다. 중고 책방에 팔아버린 책을 다시 샀다 ▲ 최근 유튜브 채널 <적수다>에 출연한 김초희 영화감독이 '불안'을 언급하며 책 <스토너>를 추천했다. ⓒ 적수다 내가 지닌 불안을 돌아봤다. 그동안 예민함을 불안이 기생하기 좋은 성격이라 여기고 자책만 했는데, 그 예민함이 글을 쓰는데 불가피한 자질이라는 말이 힘이 됐다. 그리고 김초희 감독이 불안했던 시절 읽었다며 추천한 책 <스토너>를 집어 들었다. 사실 몇 년 전 나도 <스토너>를 읽어보려 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담담하고 밋밋해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다. 심지어 다시 읽을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며 이사 때 중고 책방에 팔아버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불안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 책이라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올해 초 불안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실험으로 '읽다 포기한 책 끝까지 읽기'를 목표로 세운 상태였다. 불안이 심할수록 사람은 불편한 일을 피하려 하고, 그 회피는 다시 불안을 키운다. 그래서 일부러 피했던 일을 끝까지 해보며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는 경험을 쌓아보고 싶었다. 다시 도전할 책을 고민하던 중에 <스토너>는 시기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가장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생애 처음으로 같은 책을 두 번 주문했다. 처음 몇 장을 읽을 때까지는 예전과 똑같은 답답함이 밀려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번에는 50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스토너>는 거대한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소설이 아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학문을 평생 연구하며 살아가는 한 남자의 삶이 조용히 이어질 뿐이다. 스토너는 평생 자신이 사랑하는 연구를 한다. 게으르지 않게 누구에게도 핑계를 대지도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 나간다. 그러나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환경과 사람들이 끊임없이 그를 곤란한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과 불리한 상황을 대하는 그의 태도였다. 농부였던 선조들에게서 체득한, '자신을 억압하는 세상을 향해 무표정하고 단단하고 황량한 얼굴을 보여주자'(309쪽)는 자세. 사실 요즘의 가장 배우고 싶은 태도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 ▲ 촬영 ⓒ mikebautistadop on Unsplash 드라마 작가로 살아오며 가장 어려웠던 건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일이 아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고 타협하는 일,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캐스팅과 편성,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업계의 변수를 견디는 일이 더 힘들었다. 제작사, 배우, 연출자, 채널을 거치며 2년 넘게 수십 차례 수정해 어렵게 잠정 편성을 받은 대본도, 편성 직전 채널 내부의 조직개편으로 담당 임원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촬영을 앞두고 주요 배우가 교체된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에 끊임없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나는 늘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스토너>에서 이런 문장을 만났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이 말을 하고 나자 갑자기 그것이 정말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264쪽) 처음에는 맞서 싸우지 않고 받아들이기만 하는 스토너의 이런 태도가 소극적으로만 느껴져서 답답했다. 하지만 소설을 끝까지 읽고 그의 삶 전체를 돌아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어쩌면 그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낸 사람이었다. 바꿀 수 없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끝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갔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일을 하며 깨달았다. 내 의지와 열정만으로 되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내 뜻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받아들이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설령 내가 하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생각만큼 큰일이 아니었다. 끝나지 않는 대본 수정 요청에 허덕일 때도, 내가 쓴 대본이 편성되지 않아 초조한 시간을 보냈을 때도, 내 드라마의 시청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도,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그러나 삶 전체를 놓고 보면 그 일들은 어디까지나 삶의 일부였다. 조금만 초연해질 수 있다면 지나갈 일이었다. 그 일들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었다. 불안을 함께 껴안고 살기 ▲ 책 <스토너> ⓒ 알에이치코리아? 불안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엄두조차 나지 않았던 400쪽 가까운 이 책을 결국은 다 읽어낸 것처럼, 두려움에 떨며 도전했던 일들도 막상 해내고 나면 대부분 별일 아니었다. 처음 고속도로를 타고난 후에는 걱정했던 것만큼 고속도로 운전이 어렵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 혼자 영화관에 갔을 때도, 처음 약 없이 혼자 비행기를 탔을 때도 그랬다. 시도하는 동안 긴장되는 순간은 있었지만, 그 긴장은 시도 전에 짐작했던 것만큼 크지는 않았다. 설령 해내지 못한다고 해도 어떤가. 그것 역시 생각보다 별일 아니다. <스토너>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이 책이 왜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오래도록 위안이 되는지 알 거 같았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안 때문에 삶이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라는 한탄보다, 그 불안을 껴안고 함께 살아가겠다는 의지다. 스토너는 바로 그런 태도를 보여준다. 스토너는 우리에게, 내 인생을 휘청이게 할 만큼의 일을 겪어도, 나를 곤란함에 밀어 넣는 관계 속에 있어도, 내 안의 초연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내 인생 전체가 휩쓸리지 않도록 붙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속에서, 오로지 뜻대로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이라는 걸 다시금 일러주었다. 스토너가 보여준 행동들은 말 그대로 인지행동치료 그 자체였다. 내 불안을 다시 바라보기로 했다. 내 뜻과 상관없이 생긴 일이지만, 그래도 내 뜻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일이라고. 앞으로도 불안이라는 바람이 나를 또 휩쓸고 가는 날이 있겠지만, 살아오는 동안 단단하게 뿌리 내린 내 안의 무언가가 불안에 꺾이지 않도록 나를 지켜줄 거라고. 무표정하고, 단단하고, 황량한 얼굴로. 이 모든 것은, 생각보다 별일 아니라고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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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김기민 "한국 무용수들, 기본기 세계 최고…이젠 넘어서야 할 때"
21~23일 한예종 무용원 30주년 'RE: MOVE ERA' 공연 마린스키발레단 김기민 등 동문·학생 출연 [서울=뉴시스]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11일 서울 서초구 한예종 서초캠퍼스 이강숙홀에서 3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한예종 13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한국 무용수들은 기본기를 굉장히 다져놔서 우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육 수준이 최고라고 러시아 친구들한테도 항상 얘기합니다. 다만 이젠 기본기를 넘어서 춤을 춰야 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세계적인 발레 스타 김기민 무용수(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는 11일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기자간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예종 13기인 김기민은 한예종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한국 발레 무용수들의 기본기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치켜세웠다. 김기민은 "러시아뿐만이 아니라 미국 프랑스 누가 오더라도 한국의 교육 수준을 보고 깜짝 놀란다"며 "게다가 한국 무용수들은 기본기를 가지고 해외 (콩쿠르)에 나가서 수상까지 한다"고 말했다. 김기민 "매번 똑같은 춤 예상돼…틀 깨고 개성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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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진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 선언
진우 스님이 11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연임 도전에 나섰다. 총무원장의 임기는 4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진우 스님이 11일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총무원장 연임 도전에 나섰다. 사진 조계종 이날 진우 스님은 “종도들의 열망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며 “사부대중이 함께 힘들게 이루어낸 종단의 안정과 변화를 여기에서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며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 4년의 성과에 대해서는 “종단의 오랜 미결사업이었던 문화재 관람료 문제를 치열한 협상 끝에 해결하고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냈으며, 다양한 포교 불사를 통해 불교의 대사회적 위상을 높였다”며 “연등회와 템플스테이, 사찰음식과 불교박람회 등 한국불교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렸다”고 짚었다. 진우 스님은 또 “한국불교는 ‘시대를 따라가는 불교’를 넘어 ‘시대를 이끄는 불교’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지금까지 안정 속에서 변화가 시작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안정과 변화를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지난 4년의 총무원장 임기 동안 '선명상 대중화'와 미래 세대인 젊은층이 불교를 '힙한 불교'로 받아들이는데 공을 세웠다. 중앙포토 구체적인 종책 공약으로는 추대제부터 직선제까지 포함해 승가의 위의에 맞는 총무원장 선거문화 정착, 비구니 스님의 실질적 권익 향상, 출가부터 열반까지 종단이 책임지는 승려 완전복지, 전 종도를 대상으로 한 기본수행비 지원 등을 발표했다. 또 중앙의 권한을 교구에 과감히 이양해, 지역 사찰이 포교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선명상을 국민의 마음을 지키는 ‘마음 안보’와 ‘마음 운동’으로 전개해 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크게 보면 현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과 월정사 전 주지 정념 스님의 2파전으로 예상된다. 10일 출마를 선언한 경우 스님(선운사 전 주지)은 정념 스님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선관위인공지능증시윤석열트럼프 -
생활
[속보] 경기 일부 제외 폭염특보 해제...열대야 주의보 모두 해제
서울 폭염특보 해제…7월 23일 이후 19일 만 경기 여주·김포·화성·파주만 폭염주의보 남아 경기 일부 제외 전국 폭염특보 모두 해제 전국 열대야 주의보 모두 해제…34일 만 ◇ 자세한 뉴스가 곧 이어집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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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착] ‘우주 굴기’ 중심인데…中 창정 7A 로켓 발사 85초 만에 공중서 ‘펑’
[서울신문 나우뉴스] 지난 10일 발사된 창정 7A호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담은 캡처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핵심적인 중형 운반 로켓인 ‘창정(長征) 7A’가 발사 직후 공중에서 폭발했다. 지난 10일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은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중싱(中星)4B 위성을 탑재한 창정 7A호가 이륙 직후 공중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2분께 하늘로 치솟은 창정 7A호는 불과 85초 만에 갑자기 공중에서 커다란 불꽃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85초면 로켓이 지구 대기권을 탈출하기 위한 초기 연소 단계라 1단 로켓 분리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항천과학기술집단(CASC)은 아직 이번 사고에 대한 공식 성명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로켓이 화염에 휩싸이는 순간과 충격에 빠진 목격자들의 모습이 생생히 공유됐다. 지난 10일 발사된 창정 7A호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고 있다. 영상 캡처 미국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은 이번 발사는 2020년 첫 발사 이후 창정 7A호의 18번째 임무로, 첫 발사에도 폭발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고 원인은 1단 분리 직후 발생한 엔진 결함으로 분석됐다. 스페이스닷컴은 “이번 로켓 발사가 실패로 끝나 하늘을 원치 않는 불꽃놀이로 수놓았다”면서 “로켓과 탑재물 모두 완전히 소실돼 사실상 전면 실패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고 전인 지난 4일 창정 7A호 로켓이 무사히 발사돼 우주로 향했다. 신화 연합뉴스 이번 폭발 사고는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우주 굴기’의 여정에서 최근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실패 사례다. 차세대 고궤도용 3단 액체연료 중형 운반 로켓인 창정 7A호는 정지궤도(GEO) 등 더 높은 우주 공간으로 무거운 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해 개발된 중국 우주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총길이는 약 60.1m, 이륙 질량은 약 573톤으로 첫 실패 이후 보완을 거쳐 16회 연속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 실패가 향후 다른 발사 일정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오는 24일 창정 7A와 같은 계열의 엔진을 쓰는 창정 5호가 창어 7호 달 탐사선을 싣고 발사 예정이라며, 이번 실패가 엔진 결함 때문으로 밝혀질 경우 발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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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엔비디아, GPU 구매 지원 5000억달러 AI인프라 금융플랫폼 구축
젠슨 황 “AI 공장 건설 돕겠다”…GPU 구매 지원 골드만삭스·블랙록·브룩필드·KKR 등 6개사 참여 빅테크 자금 조달 어려워지자 직접 금융 풀 조성 AI인프라, 대체투자 대상 됐지만 ‘순환금융’ 우려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베라 루빈 GPU.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엔비디아가 월가 큰손들과 손잡고 5000억달러(약 710조원) 이상의 AI 인프라 자금조달 플랫폼을 구축한다. 엔비디아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폴로글로벌·블랙록·블랙스톤·브룩필드자산운용·골드만삭스·KKR 등 6개 금융사와 개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엔비디아 생태계 전반의 AI 인프라 구축에 쓰일 대규모 전용 자금 풀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들 금융사는 엔비디아 고객사에 유리한 금리로 자본 풀을 조성할 예정이며, 계약은 최종 합의가 필요한 상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의 시작은 칩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생산적이고 투자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인프라, 즉 ‘AI 공장’을 만드는 것을 돕고 있다”며 “AI에서 컴퓨트(전산 자원)는 곧 매출”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엔비디아의 풀스택 플랫폼은 이번 글로벌 구축의 중심에 독보적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컴퓨트를 담보로 한 신용시장을 새로 만드는 기회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황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번에 조성되는 자금이 모두 제3자 자본이라고 밝혔다. 6개 금융사가 자기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게 아니라 보험사·연기금 등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엔비디아 고객사에 대출·투자 형태로 공급하는 자금조달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는 의미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향후 거래가 “높은 신용도”를 갖추게 될 것이며 주식에 과도하게 투자된 투자자들에게 부채 투자로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AI 인프라를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으로 만드는 효과도 낳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GPU는 주로 기업이 구매해 사용하는 장비였지만, 자산운용사와 연기금들이 참여함으로써 GPU와 데이터센터가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생산적 자산’으로 평가받게 됐다. 엔비디아는 이를 기반으로 막대한 연기금·보험사·사모자본을 AI 인프라로 끌어들여 자금 병목을 해소하고 GPU 수요를 더욱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이런 대규모 인프라 자금조달은 통상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별로 세워진 별도 특수목적법인(SPV)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짜인다. 이 채권을 사모대출 기관이 인수해 보유하다가 이를 다시 자산유동화증권(ABS) 형태로 쪼개 은행이나 기관투자자에 재매각하는 구조가 흔히 쓰인다. 이번 엔비디아·월가 협력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데이터센터 관련 ABS에 대해 위험보유 등 핵심 투자자 보호 규정을 면제한 것도 이런 자금 회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구조가 ‘순환금융’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그동안 AI 파트너사들의 부채 조달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해 자사 매출을 끌어올려 왔는데, 이런 거래 구조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금융권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AI 서비스 매출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할 경우, 레버리지를 통해 구축된 데이터센터와 GPU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출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 SB에너지가 오하이오주에 짓는 10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캠퍼스에서 오픈AI가 향후 이를 임대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달러(약 352조원)를 보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오픈AI의 엔비디아 칩 구매 자금 3500억달러(약 492조5000억원) 조달 방안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메타·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등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급격히 늘리는 가운데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이들 하이퍼스케일러가 2026∼2028년 3조5000억달러(약 4925조원)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월가 대형 투자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붐에 자금을 대기 위해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에도 블랙록, 마이크로소프트, 아랍에미리트 투자기구 MGX 등 3개사가 데이터센터 자금 공급을 위한 연합체를 만든 바 있다. 결국 이번 금융플랫폼은 AI 인프라의 자금 부족을 해소하고 GPU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엔비디아가 칩 공급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AI 인프라의 금융 생태계까지 장악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막대한 자금이 AI 인프라로 유입되는 만큼 AI 서비스의 실제 수익성이 투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AI 인프라의 ‘금융화’가 산업 성장의 촉매가 될지, 아니면 과잉투자를 키우는 레버리지가 될지는 결국 AI가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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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젤렌스키 “한국도 위험”…그럼 ‘천궁’ 주면 안전해지나? [권윤희의 월드뷰]
인공지능 도구로 생성한 자료사진. 서울신문 [월드뷰 3줄 요약] ● 우크라이나 방공을 강화하면 북한산 미사일의 공격 효과를 낮추고 북한이 실전에서 얻는 군사적 이익을 줄일 수 있지만, 천궁-Ⅱ 등 한국군 현역 방공전력을 빼내면 한반도 대비태세가 약화돼 오히려 한국 안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 우크라이나의 ‘드론 딜’은 완제품 드론보다 북한군의 실전 전술과 북한산 미사일 운용자료, 대드론·전자전 교전 데이터와 공동개발·생산 경험까지 확보할 수 있을 때 한국의 대북 방어에 더 큰 가치가 있다. ● 한국은 현역 핵심 방공전력의 직접 차출을 피하고 신규·증산 물량이나 대드론·전자전 분야부터 협력을 검토하되, 북한 특화 정보의 정례 공유와 공동개발을 지원에 상응하는 실익으로 확보하고 러시아의 추가 대북 군사협력 가능성까지 따져 범위를 정해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과 병력이 더 많이 사용되고, 그들이 결함과 허점을 더 많이 보완할수록 일본과 한국, 필리핀 등 역내 국가들이 앞으로 마주할 위험은 더 커질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의 러시아 참전과 북한산 무기의 실전 투입을 한국 안보 문제와 다시 연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가 북한의 증원 없이는 전쟁 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군 추가 배치를 준비하고 북한에서 탄도미사일도 추가로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 병력과 무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더 많이 사용될수록 전투 경험이 쌓이고 무기의 약점도 보완돼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그는 지난 8일 한국에 방공체계 지원을 요청하면서 ‘드론 딜’ 등 다른 국방 분야에서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방공체계 지원과 드론 협력을 맞바꾸는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11일에는 우크라이나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의 방공을 지원하면 북한이 얻는 군사적 이익을 실제로 줄일 수 있는지, 우크라이나가 축적한 드론 기술과 전장 경험이 한국의 방공자산 지원에 상응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① “北이 한국 위협”…젤렌스키, 다시 방공망 요구 - 3만~5만명 추가 파병 주장…요격탄 부족한 우크라, 한국 지원도 절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3만~5만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보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2024년부터 약 1만 4000~1만 5000명의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보냈고 탄도미사일과 포탄도 공급해왔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 미사일 부대가 러시아 서부 보로네시에 배치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의 실전 경험을 한국 안보와 연결하며 거듭 지원을 요청하는 배경에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부족이 있다. 그는 올해 동맹국에서 받은 방공 요격미사일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북한 위협에 대한 경고에는 한국의 지원을 끌어내야 하는 우크라이나의 이해관계도 담겨 있다. 그러나 북한군과 북한산 무기가 전장에서 실제로 무엇을 얻고 있는지를 보면 이를 지원 요청용 수사로만 보기도 어렵다. ② 北은 뭘 배우나…한반도 전쟁도 달라질 수 있다 - 드론·포병·전자전·분산은폐 실전 경험…장사정포·미사일 운용에도 영향 한미 군 당국도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을 새로운 안보 변수로 보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실시되는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주한미군 측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경험을 얻어 능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습에도 드론과 GPS 교란, 사이버 등 최근 전장에서 나타난 위협이 반영된다. 북한군은 드론이 상시 감시하는 상황에서 병력을 분산·은폐하고 정찰자산과 포병을 연결하며, 전자전 환경에서 지휘·통신을 유지하는 방법을 실전에서 익힐 수 있다. 이런 경험이 북한군 전술에 반영되면 한반도에서의 위협도 달라질 수 있다. 드론 정찰과 포병 운용이 정교해질 경우 장사정포·방사포의 표적 획득과 피해평가 능력이 높아질 수 있다. FPV(1인칭시점)·자폭드론과 전자전 경험은 지휘소·레이더·방공진지 같은 고가치 표적에 대한 저비용 공격과 GPS·통신 교란을 결합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분산·은폐 전술은 한미 감시정찰과 정밀타격에 대한 북한군의 생존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산 탄도미사일도 실전에서 반복 사용되고 있다. 실전 운용 결과는 비행 신뢰성과 오차, 실패 원인, 방공망과의 교전 성능을 점검할 자료가 된다. 우크라이나 측은 과거 북한산 미사일의 정확도가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구성과 작전환경이 다르다.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그대로 한반도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북한군이 현대전 전술을 익히고 북한산 무기가 실전 데이터를 쌓는 것은 한국에도 새로운 군사적 부담이다. ③ 그럼 우크라를 지키면 한국도 안전해질까 - 北 전장학습 막자는 우크라…한국은 같은 위협 때문에 방공전력 더 필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해 북한산 미사일의 공격 효과를 낮추면 북한이 실전에서 얻는 군사적 이익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무기를 시험하고 전쟁 경험을 쌓으려는 유인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계산은 다를 수 있다. 북한군의 전투력이 높아지고 북한산 미사일의 성능과 운용능력이 개선된다면 한국은 오히려 더 많은 방공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방공무기를 지원한다고 북한군의 전장학습이 중단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산 미사일의 공격 성공률을 얼마나 낮추고 러시아군의 소모와 비용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지원 효과를 판단할 기준이다. 한국 방공자산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패트리엇 요격탄 수요가 동시에 늘었고, 주한미군 패트리엇 일부를 이란전 지원에 재배치하는 문제까지 한미 군 당국이 논의했다. 미국의 방공 여력이 줄면 한국군 자체 방공전력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지원할 무기의 종류에 따라 부담도 다르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상대하는 고성능 요격체계·요격탄과 저고도 드론 대응수단은 한반도에서의 희소성과 대체 가능성이 다르다. 한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줄일 수 있는 북한의 미래 위협과 그 과정에서 생길 전력 공백을 함께 따져야 한다. ④ ‘드론 딜’, 방공망 내줄 만큼 값어치 있나 - 드론 몇 대론 부족…北군 전술·미사일 실전자료가 한국엔 더 큰 자산 우크라이나는 4년 넘게 드론전을 치르며 생산·운용과 대드론 대응 경험을 쌓았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와 완제품 구매를 넘어 드론 공동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따져야 할 것은 지원할 방공자산에 상응하는 정보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완제품 드론 몇 종만 받는다면 반대급부는 제한적이다. 기술 변화도 빠르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평시 훈련으로 얻기 어려운 전술·기법·절차(TTP)와 실전 교전자료, 특히 북한군과 북한산 무기를 실제로 상대하며 확보한 정보다. 우크라이나가 파악한 북한군의 지휘·통제와 소부대 전술, 북한산 탄도미사일의 잔해·실패·운용자료가 대표적이다.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운용하거나 상대해본 드론·전자전 전술과 대드론 교전결과도 활용 가치가 있다. 어떤 탐지·재밍·요격수단이 효과를 냈는지와 비용·실패율을 파악하면 한국군의 대드론 방어체계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저가형 드론은 전자전·기관포·요격드론 등 상대적으로 값싼 수단으로 막고 고성능 요격탄은 탄도미사일 같은 고위협 표적에 집중하는 다층방공 체계를 설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나토 정보자산에서 나온 기밀은 별도의 정보공유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드론 몇 대가 아니라 북한군과 북한산 무기의 ‘전장 사용설명서’ 에 가까운 실전자료다. 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면 핵심 방공자산을 지원해 얻을 실익도 낮아진다. ⑤ 법이 막나, 정책이 막나…러시아 대응도 변수 - 법보다 정부 정책이 큰 문턱…러 대북 군사협력 확대 가능성도 부담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전쟁 중인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법은 없어, 가장 큰 문턱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한반도 전력 소요다. 정책을 바꾸더라도 방공체계를 바로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규 생산품은 방위사업법에 따른 수출허가와 최종사용자·전용 위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외국 기술·부품이 들어간 장비는 원천국의 재수출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 한국군이 운용 중인 장비를 넘길 경우에는 별도의 군수품 양도 절차와 전력 공백 문제도 따져야 한다. 러시아 변수도 있다. 러시아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제공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경고해왔다. 한국 정부는 2024년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 대가로 대공미사일과 방공장비를 제공하고 경제·기술 지원도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직접 무기지원에 대응해 러시아가 북한에 민감한 군사기술 지원을 더 확대한다면 우크라이나 지원의 안보상 편익이 상쇄될 수 있다. 한국에는 지원 효과뿐 아니라 러시아의 대응까지 함께 계산해야 할 이유가 있는 셈이다. ⑥ 지원시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아올 것인가 - 현역 핵심 방공망은 지키고 증산·백필…北 특화정보·공동개발 받아야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협력을 확대하더라도 현재 KAMD 임무에 필요한 고성능 방공포대와 핵심 요격탄을 먼저 차출하는 방식은 피할 필요가 있다. 북한 위협이 커지고 미국의 방공 여력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국군 방어능력을 먼저 낮추는 것은 부담이 크다. 가능한 지원 방식은 한반도 전력 공백 수준에 따라 나눠볼 수 있다. 대드론 탐지·전자전·저고도 대응장비와 정비·훈련 등 한국군 전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분야가 우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성능 방공체계는 한국군 소요와 비축량을 충족한 뒤 신규·증산 물량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제3국이 보유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한국이 신규 생산품으로 해당 국가의 전력을 보충하는 ‘백필’(backfill) 방식도 가능한 선택지다. 방공체계는 장비를 넘긴 뒤에도 교육·정비·부품과 지속적인 요격탄 공급이 필요하다. 한국군의 전력화 일정과 비축량을 지키면서 수년간 후속군수지원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반대급부로는 앞서 언급한 북한군·북한산 무기 실전자료의 정례 공유와 대드론·전자전 공동시험, 관련 장비의 공동개발·생산을 묶을 수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실전을 배우는 만큼 한국도 우크라이나가 확보한 북한군·북한산 무기 자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역 방공망의 공백을 만들지 않으면서 이런 정보와 공동개발 기회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협력 범위를 정할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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