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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아반떼 엔진 단 헬기, 수류탄 품은 드론…전쟁이 바꾼 K방산
무인전투차·로봇개·2000달러 자폭드론까지…'무인 전쟁' 기술 총출동 월드콥터코리아의 무인헬기 ‘카고맥스’. 지난 8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형 화물용 무인헬기 '카고맥스' 뒤편의 덮개가 열리자 자동차에서나 볼 법한 엔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월드콥터코리아가 개발한 이 무인헬기에 장착된 엔진은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 쓰이는 1.6L 가솔린 엔진이다. 동체 길이만 6m 에 달하는 대형 화물용 무인헬기에 값비싼 항공엔진이 아닌 자동차용 가솔린 엔진을 얹은 독특한 조합은 참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자동차용 엔진을 장착한 카고맥스는 최대 450㎏의 화물을 싣고 최고 205㎞/h 속도로 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군수품 수송은 물론 산불 진화와 도서·산간 지역의 생필품·응급의약품 운송에도 활용할 수 있다. '카고맥스'를 출품한 월드콥터코리아 정창화 이사는 "처음부터 항공유를 구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주유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휘발유를 넣어도 잘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의 로봇개. 지상·공중 넘나드는 무인체계 '2026 무인이동체×민군협력 엑스포'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8월 27일 막을 내렸다. 첨단민군산업협회와 한국무인이동체연구조합, 코엑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옛 LIG넥스원) 등 국내외 80개 기업이 참가해 150개 부스를 꾸렸다. 2018년 무인이동체 전문행사로 출발한 엑스포는 올해 민군협력 분야로 외연을 넓혔다. 전시장에는 드론과 무인차량, 4족 보행로봇을 비롯해 대드론 체계와 국방 인공지능(AI), 통신·항법장치, 각종 센서 등이 총출동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이란전쟁 이후 국내외에서 몸값이 치솟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는 바퀴 6개가 달린 무인전투차량 '아리온스멧'이 자리를 잡았다. 2022년 미국 해병대의 해외비교성능시험(FCT)을 거친 아리온스멧은 지난 7월 방위사업청의 군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 기종으로 선정돼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 최대 450㎏의 화물을 싣고 한 번 충전하면 약 100㎞를 이동한다. 병사 대신 전방 정찰·수색과 군수품 수송, 부상자 후송, 화력지원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아리온스멧 옆에는 이보다 한층 덩치가 큰 후속모델 '그룬트'도 자리해 위용을 과시했다. 전기로 움직이는 아리온스멧과 달리 하이브리드 동력체계를 적용한 '그룬트'는 목표 항속거리가 아리온스멧의 3배인 290㎞에 달한다. 적재중량도 900㎏으로 아리온스멧보다 2배 더 커졌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미 해병대가 아리온스멧을 시험하면서 내놓은 의견을 그룬트 개발에 반영했다"며 "아리온스멧이 국내 육군에 공급할 제품이라면 그룬트는 해외 수출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D&A) 부스에는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무인체계가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LIG D&A 측이 2024년 경영권을 인수한 미국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로봇 '비전60'.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환경에 들어가 각종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네 발 달린 로봇개다. LIG D&A 관계자는 "방산용으로 운용하려면 고온·저온과 방진·방수 등 군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비전60은 이러한 군용 운용환경 기준을 만족한다는 점에서 다른 제품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드론으로 대표되는 공중 무인체계는 이번 행사의 사실상 주인공이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이란전쟁 이후 드론의 역할이 단순 정찰에서 보급·수송·정밀타격·자폭 등으로 확대되면서 여러 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군집비행과 이를 무력화하는 대드론 기술이 핵심 군사기술로 떠오르면서다. LIG D&A 측은 이날 최대 40㎏의 화물을 싣고 1시간 이상 비행하는 수송드론 'KCD-40'과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MPD'를 선보였다. MPD는 무장을 탑재하면 약 30분, 정찰용으로는 최대 90분간 비행할 수 있다. LIG D&A 측은 "현재는 1대만 전시했지만, 앞으로는 지휘 드론 1대가 전체를 제어하고 나머지 4대가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5대 군집비행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 같은 방산 대기업들이 다목적·군집 무인체계를 선보였다면 스타트업들은 자폭·공격용 드론의 가격과 무게를 낮추거나 효율을 최대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론기업 '더피치'는 기체 프레임을 골판지로 만든 1㎏ 안팎의 고정익 드론,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는 소형 폭탄 9발을 싣고 공중에서 차례로 투하하는 공격용 드론을 내놨다. '프리뉴'는 지난 7월 육군 교육용 상용드론 구매사업을 수주해 오는 12월 말까지 '판디온 Q500' 3792대를 납품한다. 함께 전시된 300㎜급 초소형 자폭드론 '판디온 Q330'은 전용 탄두 대신 군에서 사용하는 일반 수류탄을 장착하도록 구조를 단순화했다. 프리뉴의 한 관계자는 "소모성 공격용으로 사용할 경우 목표단가는 대당 2000달러 이하"라며 "비행제어장치부터 통신모듈과 카메라까지 국산화해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 전투차량.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야 한목소리 "민군 협력 서둘러야" 이날 행사장에는 여야 의원들도 나란히 참석해 국내 드론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GPS(위성항법장치) 등 과거에는 군에서 첨단 기술이 나왔는데 이제는 민간에서 나온 기술이 군에서 극한환경 속 검증을 거쳐 민간으로 되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됐다"며 "민간에서 나온 기술이 대한민국 K방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예산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내고 국회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로 있는 임종득 의원(예비역 육군 소장)은 "냉전 해체 후 사라진 것만 같았던 전쟁이 빈발하면서 다시 전쟁의 시대로 접어든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며 "민간의 기술혁신이 국방혁신을 이끄는 시대가 된 만큼 민간의 첨단기술을 얼마나 신속하게 국방에 접목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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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퇴직금 막히자 감액배당, 이제는 RSU…회장님의 ‘돈 받는 법’
[재벌가의 보상 방정식]① 경영자 보상부터 대주주 배당까지 총수 일가 활용법 세법 바뀔 때마다 달라진 방식…RSU 규율 논의 필요 [AI 챗GPT]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2019년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647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에서만 494억5000만원이 나왔고 한진·한진칼·진에어에서 받은 퇴직금까지 더해졌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2024~2025년 실시한 감액배당으로 3600억원의 현금을 배당 받았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도 등장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지난해 말 평가액은 2682억원에 달한다. 총수 일가가 회사에서 현금과 주식을 확보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다양해졌다. 경영자로서는 급여·퇴직금·RSU를, 대주주로서는 배당과 감자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별 세제와 규제 변화 속에서 달라진 재벌가의 ‘돈 받는 법’을 살펴봤다. 초과·감액 방식으로 ‘수백억 배당’ 만들기 대한항공은 2015년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을 변경해 회장의 경우 월평균 보수에 직위별 지급률 6개월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말해 회장으로 1년 일할 때마다 월급 6개월분이 퇴직금으로 쌓이는 구조다. 여기에 조양호 전 회장의 39.5년 근속기간 등이 반영됐다.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이 600억원대에 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기업들에서 거액의 임원 퇴직금이 잇따르면서 세법상 규율이 강화됐다. 임원 퇴직금 가운데 세법상 한도를 넘는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식이다. 거액의 임원 퇴직금에 대한 세제상 혜택에도 한계가 생긴 셈이다. 오너가 주주라는 지위를 활용한 방식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차등·초과배당이다. 최대주주가 자신의 배당을 포기하거나 적게 받고 자녀 등 특정 주주에게 지분율보다 많은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도그룹 사례가 눈에 띈다. 반도홀딩스는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권홍사 회장의 아들 권재현씨가 2015년 지분 30.06%를 확보한 이후 2017년까지 3년간 639억원을 배당했다. 당시 권 회장이 자신의 배당을 받지 않는 차등배당을 실시하면서 상당액이 권씨에게 돌아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다만 정부는 2016년부터 최대주주가 배당을 포기해 특수관계인이 더 받은 배당분이 있을 시 여기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초과배당을 통한 부의 이전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방법은 유상감자다. 금복홀딩스는 2015년 발행주식 40만8000주 가운데 3만8900주를 소각하고 감자대금 200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김동구 회장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어 감자대금은 모두 오너 일가에 돌아갔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유상감자는 과거 불균등 감자 등을 활용해 세 부담을 낮추는 절세전략에도 활용됐다”며 “최근에는 관련 과세제도가 보완되면서 과거와 같은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불균등 감자 등 자본거래를 통해 특정법인 지배주주가 얻는 이익에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보완됐다. 감액배당으로 3626억원…올해부터 과세 최근에는 감액배당이 주목받았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대신 자본준비금을 줄여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활용 기업이 빠르게 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리츠금융지주다. 메리츠금융은 2024~2025년 총 6890억원을 감액배당했고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받은 금액은 3600억원을 웃돌았다. KISCO홀딩스 역시 감액배당을 실시하면서 장세홍 회장 일가에 100억원대의 비과세 배당이 돌아갔다. 다만 정부는 올해부터 상장사 대주주 등이 받는 감액배당은 주식 취득가액을 넘어서는 부분에 배당소득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을 받는 RSU가 새로운 오너 보상 방식으로 떠오른 분위기다. RSU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 자체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받은 보수 455억8000만원 가운데 375억9000만원이 RSU 관련 보상이었다. 2023년 부여 당시 약 28억원 수준이었던 주식 가치가 두산 주가 상승으로 실제 지급 시 13배 이상 커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규모는 더 크다.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아 아직 지급되지 않은 RSU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68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현재 손에 쥔 돈이 아니라 미지급 RSU의 평가액으로, 향후 주가와 지급조건 등에 따라 실제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RSU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명시적인 규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톡옵션과 달리 일반적인 RSU는 부여 대상이나 수량 등을 직접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이 미비한 데다, 부여 당시 주식 수가 정해지더라도 향후 주가가 오르면 최종 보상가치는 수백억~수천억원대로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오너 경영인에게 대규모 RSU가 지급될 경우 보상 규모의 적정성과 주주 통제 절차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향후 제도적 과제로 꼽힌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그룹 총수 일가들은 과거 세제상 유리한 현금 배당 등의 방식을 많이 택했지만 이후 정부가 규제를 옥죄면서 최근에는 주식 보상 쪽으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RSU 방식을 택하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조세당국도 이 방식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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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반도체 전쟁터’에 삼성전기 첫 출격…AI 시대 게임체인저 ‘유리기판’ 청사진 선보인다 [비즈360]
내달 대만 ‘세미콘 타이완 2026’ 첫 참가 ‘유리기판 전문가’ 강두안 부사장 기조연설 AI 시대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확장 발표 예정 인텔서 지난해 영입, 패키징 기판 로드맵 주도 지난해 8월 삼성전기가 인텔에서 영입한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전문가 강두안 부사장. [강두안 부사장 SNS]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기가 다음달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첫 출격을 알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엔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강과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총출동한다. 국내 부품사로는 이례적으로 삼성전기가 ‘반도체 기술 전쟁터’인 세미콘 타이완에 처음 참가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전문가’로 꼽히는 강두안 부사장을 기조연설자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시장을 겨냥한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4일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콘 타이완 2026’ 기간 중 둘째 날에 ‘대만 전략 소재 콘퍼런스’라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해당 콘퍼런스에는 TSMC를 비롯해 미국 엔비디아, 마이크론, 독일 머크, 네덜란드 ASM 등이 나와 AI 시대 반도체 혁신을 가속화하는 소재·부품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엔 삼성전기도 이름을 올렸다. 강두안 부사장이 ‘소재 경쟁 : 차세대 AI 인프라를 위한 첨단 패키징 기판의 확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첨단 패키징 기판의 전력 효율과 I/O(입출력) 확장성, 양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노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인텔에서 17년간 재직한 강 부사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유리기판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이 분야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유리기판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낙점한 삼성전기는 지난해 8월 강 부사장을 영입하며 사업화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강 부사장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법인에서 삼성전기의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로드맵 수립을 주도하고 기술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최근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기판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부품으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세종사업장에서 2025년 2분기부터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표면이 고르지 못하다보니 미세회로 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중앙처리장치(CPU)·GPU·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들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하나의 기판 위에 올려 패키징할 때 발열을 잡기 위해 중간에 실리콘을 끼워넣는다. 이로 인해 전체 패키징이 두꺼워지고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얇고 매끄러워 미세회로 구현이 쉽고 실리콘 없이도 발열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덕분에 더 많은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얹으면서도 패키징 두께는 줄일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기판보다 단단해 휘지 않는다. 일찌감치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든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2023년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구축했다. 이달 21일에는 유리기판 테스트 및 고객사 인증에 투입할 자금 확보를 위해 40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충남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동 중이다. 지난달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의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코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본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전기는 4800억원을 출자해 지분 66.2%를 보유하기로 했다. 연내 법인 설립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데이터센터향 빅테크 고객과 대면적·고다층 유리기판 개발 협력을 진행해왔으며 일부 고객과는 기술 승인, 샘플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2028년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콘 타이완 2026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 임원들이 나와 차세대 D램 및 낸드 메모리를 소개하며 기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코스닥선관위이재명대통령내란 -
경제中관광객 몰려오던 '핫플'이었는데…"망한 상권" 상인들 비명 [벼랑 끝 사장님]
"이미 망한 상권에 누가 오겠나"…심각한 이대 앞 상황 업종 제한 완화 3년 후에도 침체 올 상반기 폐업이 인허가보다 많아 "비싼 임대료에 새 점포 정착 불가" 이대 앞 상권 모습. 폐업한 가게들이 눈에 띈다. /영상=이정우 기자 "이미 망한 상권에 임대료도 높은데 누가 오겠어요. 그 돈이면 차라리 홍대나 연남동으로 가겠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25일 텅 빈 점포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 이대 상권은 대학생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의 대표 상권이었지만 지금은 예전과 같은 활기를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과거 중화권 관광객 사이에서는 이화(梨花)의 중국어 발음이 '돈이 불어난다'는 의미의 '리파(利發)'와 비슷하다는 속설이 퍼지며 이대가 관광 코스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관광객이 쇼핑할 의류·화장품 점포 등이 줄면서 그 발길마저 끊겼다. ◇ 1년 만에 폐업 더 많아졌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이대 근처 상권. 곳곳에 공실이 눈에 띈다. /사진=이정우 기자 29일 한경닷컴이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일반·휴게음식점 인허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현동에서는 올해 상반기 26곳이 폐업하고 17곳이 새로 인허가를 받았다. 폐업이 인허가보다 9건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폐업 18건, 인허가 31건으로 13건 순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폐업은 전년보다 44.4% 늘었고 인허가는 45.2% 줄었다. 2021년 상반기에는 39곳이 순감했고 2022년에도 18곳이 감소했다. 2023~2025년에는 소폭 증가했지만 올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 "규제 풀리자 카페만 늘었다" 이대 일대는 2013년 수립된 신촌지구 일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의류·잡화점과 미용실 등이 권장 업종으로 지정됐다. 권장 업종은 주차장 설치 기준을 완화 받았지만 음식점과 카페 등 다른 용도로 바꾸려면 주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해 사실상 입점이 제한됐다. 이대 근처 한 오피스텔 1층에 붙어있는 안내판. 다만 해당 층은 여전히 공실 상태였다. /사진=이정우 기자 서대문구는 2023년 음식점과 제과점, 공연장, 학원, 체육시설, 의원 등을 권장 용도에 추가해 업종 제한을 완화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 3년째인 현재까지 상인들이 체감하는 회복 효과는 크지 않다. 이대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업종 제한이 풀린 뒤에도 상권 분위기가 살아났다는 느낌은 없다"며 "과거에는 지역에 따라 카페가 들어오지 못했는데 규제가 풀리자 카페가 한꺼번에 늘어 경쟁만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뿐 아니라 예전에 오던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높은 임대료도 신규 점포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음식점주 C씨는 "예전에나 이대 앞이 인기 상권이었지, 지금 이 근방에 올 사람이면 연남동으로 간다"며 "장사는 안 되는데 임대료는 비싸다. 그 돈을 내고 이곳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상가 다 지은 뒤 풀면 뭐 하나" 이대 앞 한 건물 모습. 큰 대로변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실이 눈에 띈다. /사진=이정우 기자 규제 완화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대역 인근 공인중개사 D씨는 "큰 음식점이 들어오려면 층고나 환기·배수시설 등 기본적인 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업종을 제한한 상태에서 상가를 모두 지어 놓고 나중에 규제를 풀면 다시 허물고 지을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E씨는 "새로운 업종이 들어와 몇 년간 유지돼야 상권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최근에는 점포가 들어와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금방 나간다"며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임대료와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최근 서대문구 상권분석보고서에서 이대 상권에 대해 "주말 유동인구 대비 방문객의 소비 전환율이 미흡하다"며 "공원·보행로 등 보행환경 규모가 작아 일상적 체류 유도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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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코스피 숨고르기 구간…"반도체 더해 2차전지·AI 서비스주 주목" [주간전망]
NH證 "이번주 코스피 6400~7500 전망" 사진=연합뉴스 이번주(8월31일~9월4일) 코스피지수는 실적 시즌 마무리 국면과 다음달 중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숨 고르기 구간에 돌입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 상승 요인으로 금리 안정화와 미국·이란 협상에 따른 유가 하락을 꼽았다. 하락 요인으로는 차익실현 매도 물량 등을 꼽았다. 또한 지난 28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의 연사로 나선 케빈 워시 Fed 의장의 예상보다 강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과 이로 인한 금리 인상 기대 부각, 뉴욕증시 하락은 부담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30일 이번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6400~7500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나정환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지난 27일 호실적 발표를 끝으로 실적 시즌도 마무리 국면에 돌입했다"며 "9월 가장 큰 이벤트는 15~16일 열리는 FOMC"라고 말했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어 "FOMC에서 발표되는 점도표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FOMC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8월 고용(4일 발표), 8월 소비자물가지수(11일 발표) 결과에 따라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점쳤다. NH투자증권은 고용이 계절적으로 둔화하는 시기이고, 현재 유가 수준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봤다. 그는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3%를 넘어서며 상승했지만, 미국의 재정·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잦아들면서 다시 하락해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미·이란 협상이 관건이지만 미 국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행동을 자제하고 봉쇄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데다 지지율 40%를 밑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자극할 유인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상방 우려까지 해소된다면 추가 안도 랠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반도체가 여전히 증시의 핵심 업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투자 전략도 언급했다. 나 연구원은 "반도체 다음 주자로 2차전지와 AI 플랫폼·서비스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며 "8월 들어 증시가 반등했지만 시가총액 증가분의 14.5%포인트가 반도체에서 나오는 등 상승세가 일부 업종에 집중돼 있어 아직 다른 업종으로 충분히 확산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증시에서 주도 업종이 바뀌려면 △금리가 내려가거나 안정되고 △기업 실적이 바닥을 찍고 좋아지기 시작하며 △정부 정책 등 새로운 호재가 나타나야 한다"며 "2차전지 업종은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 금리가 안정되면서 투자 부담이 줄어든 데다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도 바닥을 지나 회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유럽 IAA 모터쇼에서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미국에서도 전기차 세액공제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정책 기대를 높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I 플랫폼·서비스 관련주도 관심 대상이라고 밝혔다. 나 연구원은 "그동안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AI 서비스가 실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인프라 투자의 효과가 나타나는 국면"이라며 "AI가 단순히 학습하는 것을 넘어 실제 답을 만들어내는 '추론' 수요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만든 AI 추론 기술·서비스가 북미 시장에 공급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데이터센터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신증권은 9월이라는 시기가 지니는 패턴에 주목했다. 이 증권사 문남중 연구원은 "9월 미국 증시는 최근 5년 동안 계절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다"며 "9월30일 미국 정부의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국채 발행, 금리 상승, 위험선호 심리 약화에 따른 영향을 받은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9월은 이러한 패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게 문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2분기 실적 모멘텀, 성장 둔화 및 물가 하락을 나타내는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미 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커지며 상승 방향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 시마다 비중확대를 탐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워시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내놨다. 그는 "주요 물가지표가 최고치에서 상당히 하락했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라고 재확인했다. 이어 워시 의장은 "전반적으로 볼 때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월가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9.45포인트(0.02%) 하락한 5만3559.9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28포인트(0.25%) 내린 7711.76, 나스닥종합지수는 138.93포인트(0.52%) 하락한 2만6402.4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워싱턴 D.C.에 미국 중앙은행 건물 외관 / 사진=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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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커피보다 싸네?” 1400원 떡 하나로…넉 달여 만에 ‘70억어치’ 팔렸다
1400원짜리 떡 하나가 넉 달여 만에 500만개 팔렸다. 낱개 판매가격을 단순히 곱하면 70억원어치다. 메가MGC커피 제공 메가MGC커피가 지난 4월 8일 내놓은 ‘버터가 쫀득해떡’ 이야기다. 당초 한정 메뉴로 선보였지만 판매가 이어지면서 회사는 판매 기간을 오는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눈에 띄는 건 가격이다. 버터떡 한 개는 1400원이다. 메가MGC커피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0원보다 600원 싸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면서 간식 하나를 추가하기에 부담이 크지 않은 가격대다. 반응은 출시 직후부터 빨랐다. 30일 메가MGC커피에 따르면 출시 당일에만 8만개 이상 팔렸다. 엿새 만에 누적 판매량은 41만개를 넘어섰다. 일부 매장에서는 제품을 사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소비자가 몰리고 품절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판매량은 지난 25일 500만개를 돌파했다. 4월 8일부터 8월 25일까지 140일로 나눠 보면 하루 평균 약 3만5700개다. 시간당 약 1488개, 1분에 약 25개씩 팔린 셈이다. 초반 속도는 더 빨랐다. 출시 후 엿새 동안 팔린 41만개를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6만8300개다. 500만개까지의 전체 하루 평균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신제품 효과가 가장 강했던 출시 초기 판매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다만 회사가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는 월별 판매량이나 재구매율이 포함되지 않았다. 500만개가 500만명의 소비자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버터떡의 가격은 메가MGC커피의 기존 메뉴 구조와도 맞물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000원이다. 여기에 1400원짜리 버터떡 하나를 추가하면 결제액은 3400원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 주문 금액이 70% 늘어난다. 커피 가격을 건드리지 않고 디저트를 추가해 주문 한 건당 판매액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1000원대 단일 디저트가 500만개 팔렸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음료를 사면서 별다른 부담 없이 추가할 수 있는 가격에 메뉴를 배치해 판매량을 끌어올린 사례이기 때문이다. 메가MGC커피가 음료 밖으로 메뉴를 넓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앞서 컵떡볶이와 컵치킨 등 간식·간편식 메뉴를 잇달아 내놓으며 커피전문점의 메뉴 영역을 넓혀왔다. 500만개 판매를 넘기자 본사도 후속 조치에 나섰다. 메가MGC커피는 전국 가맹점에 버터떡 약 5만개를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번 지원이 판매 성과를 가맹점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한정 판매할 예정이던 버터떡의 판매 기간도 오는 12월까지 늘렸다. 회사 측은 제품을 계속 판매해 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이어진 점을 연장 배경으로 들었다. 버터떡은 출시 첫날 8만개에서 시작해 넉 달여 만에 500만개까지 판매량을 늘렸다. 낱개 가격은 커피보다 쌌지만 쌓인 판매량은 수백만개에 달했다. 이제 관건은 ‘신상 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소비자가 다시 찾느냐다. 1400원이라는 가격이 첫 구매의 문턱을 낮췄다면 장기 판매 여부를 가르는 건 결국 맛과 상품성이다. 한정 메뉴로 출발한 버터떡이 연말까지 살아남은 이유를 판매량으로 다시 증명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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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반도체 호황 '낙수 시차'…온기 돌기 전 '이자 폭탄' 맞은 가계
실질노동소득 증가율 내년 4% '껑충'…IT 성과급 견인, 고용 증가 몫 미미 낙수 효과 더디면 국민 태반 이자 부담만…7월 가계대출 금리 나홀로 상승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반도체 호황이 가계 지갑 사정에 본격 반영될 시점은 올해보다 내년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주요 기업 실적은 연달아 신기록을 쓰고 있으나, 직장인 명목임금 상승률은 2분기 오히려 둔화했다. 수출과 기업 실적의 호조가 가계의 실질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차가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호황의 이익이 IT 대기업 성과급 등 일부 계층에 먼저 반영되면서 반도체와 거리가 먼 업종·계층까지 호황의 온기가 확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반면 물가와 금융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 소득이 개선되기 전에 시작됐다. 반도체 호황의 낙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가계는 소득 개선을 충분히 체감하기도 전에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부터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내년 가계 구매력 4% 늘지만…고용 증가 몫 20%도 안 돼 30일 한국은행의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실질노동소득 증가율은 올해 약 1.2%에서 내년 4.0%로 1년 새 3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시산됐다. 가계 실질노동소득은 취업자 수에 1인당 명목임금을 곱한 뒤 소비자물가로 나눈 값이다. 경기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플레를 제외하고 가계가 노동을 통해 확보한 구매력 수준을 보여준다. (한은 제공) 한은에 따르면 실질노동소득 증가율이 2.8%포인트(p) 치솟는 동안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완만히 늘어날 것(14만→20만 명)으로 예측됐다. 국가데이터처의 지난해 통계에 대입하면 취업자 수 증가율은 올해 0.5%, 내년 0.7% 수준으로 계산된다. 실질노동소득을 쉽게 표현하면 '일하는 사람 수 × 한 사람이 물가 영향을 빼고 번 돈'이다. 내년 이 지표가 4% 증가할 전망인데, 이 중 일하는 사람 수가 늘어난 효과는 0.7%p이며, 나머지 3.3%p는 한 사람당 실질 임금이 오른 효과에 해당한다. 내년 구매력 증가분 100원 가운데 18원은 고용 증가, 82원이 임금 상승 몫일 것으로 관측된 셈이다. 특히 IT 대기업 직원들의 성과급이 구매력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 IT 대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특별급여 상승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면서 반대로 "건설업 등 비 IT 부문의 명목임금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매력 발맞춰 소비 늘까…낙수효과 작을수록 서민 타격 반도체 종사자 등 일부 계층의 구매력 향상이 광범위한 소비 증대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가 2.1%, 내년 2.3%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큰 폭으로 확대될 구매력 증가세(2.8%p)에 비해, 소비 증가율은 0.2%p 상승에 그친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수출 수혜가 특정 부문에 집중돼 전반적 소비 확대로 이어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혜가 고르지 않게 편중될수록 실제 소비분은 작아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8.27 ⓒ 뉴스1 낙수의 시차도 관건이다. 구매력 향상이 경제 전반에 확산하는 속도가 늦춰질 경우, 비제조업과 중기·소상공인 등 반도체와 거리가 먼 계층이 일제히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소득 양극화에 따른 자산 격차뿐 아니라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거나 신규 차입이 제한되는 등 피해가 우려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27일 기준금리 연속 인상 직후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가계 소비로 파급되는 정도가 아직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 이익이 우선은 법인세 납부를 통해 국가재정 확장으로 이어질 것이며, 그다음 임직원 성과급, 임금 상승, 설비투자 등 다양한 경로를 거쳐 각기 시차를 두고 파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화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정부의 소득이 먼저 늘고 취약 가계의 현금 흐름은 늦게 좋아진다면 경제 전체 소득이 많이 증가해도 소비 회복은 고소득층과 일부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며 "금통위가 높은 성장률을 확인하고도 완만한 점도표를 제시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초장부터 금리 인상 속도전…벌써 가계 이자 부담 10조↑ 한은은 반도체 낙수 효과가 명확히 가시화하기 전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뒤 이달 재차 3.00%로 인상했다. 금리 인상기를 개시하고 곧바로 다음 회의에서 백투백(연속) 인상을 단행한 것은 금리 중심 통화정책 체계를 도입한 199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례적인 긴축 초반 속도전은 물가 선제 대응이 목적이었다. 인플레 기대 심리를 초장부터 관리해, 미래에 우려되는 긴축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문제는 반도체 호황의 파급 경로마다 시차와 범위가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반면 통화정책은 업종·소득 등에 따라 금리를 차등해 매기기가 힘들다. 반도체 수혜가 일부 계층에 제한적으로 반영된 가운데, 금리 인상 충격은 빚을 진 국내 부문 전체를 덮는 불균형한 형국이 됐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가계가 부담하는 금리는 실제 기준금리 인상 전부터 올랐다. 7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64%로 한 달 새 0.1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0.07%p 하락한 기업대출과 대비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48%로 2년 8개월 만에,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97%로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신규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12년 5개월 만에 최저(31.9%)로 떨어져, 가계가 과거 긴축기보다 금리 인상에 더 많이 노출될 여지도 생겼다.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은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겼다. 이 중 가계대출은 1891조 3000억 원으로, 단순 계산 시 연속 금리 인상으로 늘어날 가계 이자 부담만 10조 원에 육박한다. 서 연구원은 "금통위의 정책 목적은 경기 위축보다 물가와 금융 불균형의 선제적 억제로 보인다"며 "다음 금리 결정은 성장률보다 소득 증가가 내수·물가로 전파되는 정도가 관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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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국토부, 서울 강남 1만3천가구 '탄천 부지' 주택공급 본격 검토
서울시 제안 자료 받아 공급 규모 및 타당성 검토 김윤덕 장관 "탄천 이전 부지와 장소 선정 어려워" 탄천 부지와 별개로 용산공원 활용 방안 계속 추진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의 모습.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에서 제안한 최대 1만3천가구 규모의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공급 물량뿐만 아니라 주택 공급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방안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7일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구상과 관련한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두 번째 회동에서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탄천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해당 부지에 한 가칭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자체 분석 결과 약 39만3천㎡ 규모인 탄천물재생센터에 주거 기능을 절반가량 배치하면 최소 1만에서 1만3천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2024년 5월 탄천물재생센터 인근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부지 등을 대상으로 한 양재천·탄천 합수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마쳤다.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도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시한 1만~1만3천가구 규모의 공급 물량에 대한 타당성과 함께 실제 주택 공급이 가능한 시점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탄천 부지에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현재 운영 중인 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데 이전 부지 확보와 새로운 시설 조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2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탄천물재생센터도 이전 부지와 장소 선정이 더 어렵다고 오 시장에게 말씀드렸다"며 센터 이전 부지 확보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이른 시일 안에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지인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며 "공급 물량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는지, 부지의 가용 시기가 얼마나 빨리 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김윤덕 국토부장관이 26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 등을 논의한 뒤 나서고 있다. 류영주 기자 탄천물재생센터 이전과 해당 부지를 활용한 주택공급에 10년가량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서울시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용산공원 부지 활용 주택 공급도 10년 이상 소요되는 점은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지난 27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용산공원에 주택 공급을 추진하더라도 특별법 개정, 미군과의 협의, 토양 정밀 조사 등 절차를 고려하면 즉각 공급 효과를 낼 수 없다며 "10년 뒤 주거지 공급에 대한 것을 전제로 탄천물재생센터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탄천 부지를 검토한다고 해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을 백지화하거나 탄천을 용산공원의 대체 부지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내 이미 훼손된 일부 부지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장교 숙소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뿐 아니라 미군이 사용했던 병원과 학교 부지 등도 공급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가 탄천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의 타당성 검토에 본격 착수한 만큼 향후 서울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 20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처 서울지역 주택 공급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핵심 쟁점을 두고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이번 주 세 번째 회동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jebo@cbs.co.kr 카카오톡 : @노컷뉴스 사이트 : https://url.kr/b71a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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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대차 전동화 전략 변속…HEV·EREV로 수익성 잡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CEO·사장)가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차(HEV)와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를 앞세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한다. 단기적으로는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면서 수익성을 지키고 중장기적으로 자체 배터리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2030년 영업이익률을 9%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26일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555만대로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목표는 6%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60%까지 확대하고 2030년까지 10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수익성 목표도 높였다. 현대차가 제시한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는 9% 이상이다.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했던 8∼9%보다 상향된 수치다. 다만 2024년 제시한 10%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올해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는 기존 6.3∼7.3%를 유지했다. 현재 수준과 2030년 목표 사이의 간극은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메운다. 현대차는 HEV 판매 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과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의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향후 8개월 동안 아반떼와 아이오닉3, 투싼, 싼타페 EREV 등 7종의 신차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특히 북미에서는 현재 25% 수준인 HEV 판매 비중을 2030년 50%까지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10종 이상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첫 EREV 모델을 선보인다. EREV는 배터리로 모터를 구동하지만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활용해 주행거리를 늘린 차량이다. 순수전기차보다 배터리 용량을 줄이면서 충전 불편과 주행거리 우려를 완화할 수 있어 전기차 캐즘을 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현대차 차량 플랫폼과 모델. /자료=현대차 제네시스에도 전동화 전략을 확대 적용한다. 올해 하반기 GV80 하이브리드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을 출시하고 내년 초에는 EREV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전 차종에 전동화 모델을 마련한다.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3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현재 연간 12만대 수준인 유럽 전기차 판매량을 2030년 42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중국에는 올해 현지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V를 투입하고, 2027년 이후 B세그먼트와 C세그먼트 SUV를 추가한다. 판매 확대에 맞춰 생산능력도 늘린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총 127만대 확충할 계획이다. 지역별 증설 규모는 미국 50만대, 인도 32만대, 한국 20만대, 신흥국 반조립제품(CKD) 생산 25만대다. 기존 계획보다 인도 생산능력이 7만대 추가됐다. 현대차는 판매량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현재 시장점유율이 낮은 차급에 투입하는 신차에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주력 차종의 판매만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진출하지 않았거나 경쟁력이 약했던 차급으로 제품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원가 구조에도 손을 댄다. 현대차는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원가 혁신으로 영업이익률을 1.5%포인트 개선하고, 재료비 절감과 현지화를 통해 각각 1%포인트와 0.5%포인트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원가 절감 효과를 합하면 약 3%포인트다. 배터리 내재화 역량도 강화한다. 자체 개발 중인 고성능 배터리셀은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와 비슷한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 셀 출력은 두 배로 높이고, 충전시간은 40%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인 미드니켈 NCM 배터리도 개발한다. 동일 부피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약 30% 높이고 2023년 NCM 배터리 대비 원가는 30%가량 낮춘다는 구상이다.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재료비와 전기차 파워일렉트릭 시스템 재료비도 2030년까지 각각 20%, 30% 절감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제시한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 과정의 불확실성을 지적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관세 부담,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 대규모 증설에 따른 비용 부담을 넘어야 2030년 수익성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중장기 판매와 수익성 목표를 위한 방향성과 실행 전략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거시경제와 산업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전략은 기존 발표에서 추가된 내용이 많지 않아 단기적인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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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천억 된 회장님 RSU 보상…‘얼마까지’ 괜찮을까
[재벌가 보상 방정식]② RSU 장기보상 수단으로 급부상…한화·두산·LS·네이버 등 확산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 처분 통제 강화…임원 보상 적정성은 숙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 7월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아 아직 지급되지 않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지난해 말 시장가치는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올해 상반기 받은 보수 가운데 300억원대가 RSU 관련 보상이었다. 한때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주식보상 수단은 스톡옵션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성과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 자체를 지급하는 RSU가 새로운 보상수단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총수 일가뿐 아니라 전문경영인과 일반 임직원까지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문제는 규모다. 부여 당시 수십억원 수준이었던 RSU가 주가 상승에 따라 수백억원으로 불어나는 사례가 등장하고 오너 경영인의 미지급 RSU 평가액은 수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재계의 보상 공식이 빠르게 달라지면서 이를 통제하는 제도가 변화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톡옵션 대신 RSU…재계 보상 공식 바뀐다 RSU가 빠르게 확산한 데는 기존 스톡옵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스톡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방식이다. 주가가 행사가격 아래로 내려가면 사실상 보상 효과가 사라진다. 반대로 주가가 크게 오르면 임직원이 단기간에 거액의 차익을 실현한 뒤 회사를 떠나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RSU는 다르다. 일정 기간 재직하거나 회사가 정한 성과조건을 달성하면 주식 자체를 지급한다. 지급 시점을 수년 뒤로 설정하면 핵심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다. 경영진의 보상을 기업가치와 연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선제적으로 RSU를 도입한 이후 활용 기업이 빠르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4년 처음 대기업집단의 주식지급 약정을 분석했을 당시 RSU는 전체 주식보상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147건으로 집계됐다. 한화·신세계·KT·카카오·LS·두산·네이버·세아·에코프로·두나무·아모레퍼시픽·크래프톤 등 다양한 기업집단에서 RSU 약정이 확인됐다. 총수 일가의 활용 사례도 늘었다. 한화에서는 김동관 부회장뿐 아니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부사장 등 오너 3세들이 RSU를 활용한 보상체계의 적용을 받았다. 두산 역시 박정원 회장뿐 아니라 박지원 부회장이 RSU를 받았다. LS도 대표적인 사례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LS로부터 RSU 2만7340주를 부여받았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RSU를 부여받는 등 그룹 경영진의 장기보상 수단으로 활용됐다. 다만 LS는 이후 RSU 제도를 폐지했고 이미 부여한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약정을 유지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3월 경영진과 함께 '콘엑스포 2026' 현장에서 두산밥캣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두산그룹] ‘마음대로 RSU’ 제동 걸렸다…그래도 남은 빈틈 RSU 활용이 늘고 보상 규모도 커지면서 이를 어떤 기준으로 부여하고 통제할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RSU는 주가에 따라 최종 보상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 받은 RSU 관련 보상은 375억9000만원이었다. 2023년 부여 당시 약 28억원이었던 가치가 주가 상승으로 13배 이상 커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미지급 RSU 평가액도 지난해 말 기준 2682억원에 달했다. 주가 상승으로 RSU 가치가 커지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관건은 가치가 크게 변할 수 있는 RSU를 처음 누구에게 얼마나, 어떤 조건으로 부여하느냐다. 이에 최종 보상액보다 애초 부여 수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4년 논문에서 회사 전체 RSU 부여 한도를 발행주식총수의 10% 이내, 개별 임원은 3~5%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여야가 합의한 상법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만 이후 제도적 환경이 달라졌다. 올해 상법 개정으로 RSU 지급에 활용되는 자기주식에 대한 주주 통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6일 시행된 개정 상법은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했다.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하려면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매년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RSU 역시 자기주식을 활용한 임직원 보상인 만큼 이 규제를 받는다. 회사는 자기주식을 왜 보유하고 어디에 얼마나 사용할지, 언제 처분할지 등을 계획에 담아야 한다. 과거보다 RSU 지급 과정에서 주주의 통제권이 커진 셈이다. 안 교수도 이번 상법 개정으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RSU를 지급하면서 자사주 처분 자체에 특별한 통제를 받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상법 개정으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RSU를 보상 목적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도 자기주식 처분에 대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사가 과거처럼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총 통제가 강화됐다고 해서 ‘특정 경영인에게 RSU를 얼마나 주는 것이 적정한가’라는 문제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주총은 회사가 자기주식을 임직원 보상에 활용하는 계획을 승인하지만 개별 임원의 RSU 계약을 건건이 승인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주식을 RSU에 활용하는 과정에 대한 통제는 강화됐지만 특정 오너에게 몇 주를 부여하고 어떤 성과조건을 붙일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RSU는 결과적으로 얼마가 됐느냐보다 부여 당시 어떤 성과를 전제로 몇 주를 지급하기로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특히 지배주주에게 지급하는 RSU라면 독립적인 보수위원회 심사와 구체적인 성과조건, 충분한 공시를 통해 주주가 보상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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