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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독일 경제 동맥이 말라간다…‘사상 최저’ 라인강 수위, 물류·산업생산 직격탄
운송 휘발유, 리터당 11센트까지 추가 상승 한 달 이상 지속 땐 산업생산 1% 감소 관측 6일(현지시간) 독일 카우브의 라인강 선착장에 ‘수위 저하로 페리 운항 중단’이라는 안내가 붙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라인강의 수위가 1880년 공식 관측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물류망 차질과 산업생산 감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라인강 수위가 이번 주 관측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라인강은 스위스 알프스에서 북해까지 6개국을 거쳐 약 1300㎞를 흐르며 연간 3억t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유럽 산업의 핵심 수로다. 독일 철강·화학·에너지 대기업들이 강변을 따라 밀집해 있다. NYT에 따르면 독일 뒤스부르크 항구에서는 대형 선박에 실린 화물을 소형 선박·철도·트럭으로 옮겨 싣는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선박은 강 수심이 일부 구간에서 1.2m에 불과해 화물의 3분의 2를 하역한 뒤 운항하고 있다. 네덜란드 선박업자 빌마 반 잉겐은 평소 5000t을 실어 나르던 화물선이 이번엔 1200t만 싣고 운항하고 있다고 NYT에 설명했다. 마르쿠스 방엔 뒤스부르크 항만공사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한계치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과 2만척 이상의 선박을 처리하는 뒤스부르크 항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ING의 거시경제 연구 총괄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라인강을 “독일 경제의 가장 중요한 심장 부위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경제적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 카르텔청에 따르면 라인강을 통해 운송되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최대 11센트 추가 상승했다. 키일세계경제연구소는 저수위 상태가 한 달간 지속될 경우 독일 산업생산이 약 1%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가뭄 때 독일 전체 생산량이 0.3% 줄었던 전례도 있다. 라인강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도나우강도 저수위로 2차 세계대전 침몰 군함 잔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헝가리와 루마니아는 원전 냉각수 부족으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고, 양국 정부는 가정과 기업에 전력 사용 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는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저수위에 특화된 선박 개발이 진행 중이나, 라인강을 오가는 화물선 약 8000척 중 저수위 대응 선박은 12척에 불과하다. 옌스 슈바넨 독일내륙항해연맹 이사는 “물을 마법처럼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알프스의 적설량 감소와 기록적인 폭염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수 주간 수위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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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춤추는 로봇' 만든 中유니트리, 공모가 확정
기업가치 1년새 4.8배 뛰어 中본토 증시 상장 최초 휴머노이드 기업 과창판 초고속 심사 기록 세워 올해 중국 춘제(春節·음력 설) 특집 TV 프로그램에서 무술 공연을 펼치던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 유니트리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150.8위안으로 확정했다.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하는 최초의 휴머노이드 기업이 된다. 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이날 '중국판 나스닥' 과창판(커촹반·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 IPO 공모가로 주당 150.8위안(약 3만1705원)을 확정했다. 기업가치는 610억위안(12조8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6월 마지막 민간 투자 집행 당시의 127억위안 대비 거의 5배에 달한다. 지난 6월 10일 '제20회 부산콘텐츠마켓(BCM)' 행사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1위 기업 유니트리의 AI 로봇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는 2025년 희석 기준 주가매출비율(PSR) 35.89배가 적용됐다. 이는 동종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차이신은 짚었다. 비경상손익 제외 기준 2025년 주가수익비율(PER)은 219.23배에 달한다. 유니트리는 전체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4044만6000여주를 신규 발행할 계획이다. 신규 자금 조달 규모는 61억위안(약 1조2900억원)이다. 당초 계획한 42억위안보다 늘었다. 회사는 신규 조달한 자금을 로봇용 인공지능(AI) 모델 연구, 신제품 개발, 생산시설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규 발행 물량의 20%인 808만9000여주는 전략적 투자자 9곳에 배정됐다. 딥시크의 모회사인 '항저우 딥시크 인공지능(AI) 기초기술연구'는 약 1억5500만위안 규모의 물량을 배정받았다. 보유 제한 기간(락업)은 36개월이다. 텐센트 계열의 치산투자와 차이나텔레콤 산하 톈이캐피털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치산투자를 제외한 전략적 투자자들의 락업 기간은 12개월이다. 2016년 설립된 유니트리는 연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특집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지난해보다 한층 발전된 무술 공연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당시 로봇 'G1' 10여개는 칼과 쌍절곤을 휘두르거나 공중에서 360도 회전하는 등 복잡한 무술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24년 대비 335% 증가한 17억1000만위안이었다. 순이익은 2억8760만위안으로, 2024년보다 204%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억23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49% 증가했다. 유니트리가 제시한 상반기 매출 전망치는 10억5200만∼11억2800만위안 수준이다. 상장 심사가 초고속으로 진행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유니트리는 지난 3월 20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IPO를 신청한 후 6월 1일 증권거래소의 상장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 과창판 최단 기록(73일)을 새로 썼다. 이는 과거 STAR마켓의 '초고속 심사' 사례였던 무어스레드(88일), 무시집성(116일)보다도 빠른 기록이라고 차이신은 짚었다. 이후 지난달 초에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승인까지 일사천리로 통과해 104일 기록을 세웠다. 유니트리는 이번 IPO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하는 첫 휴머노이드 제조사가 될 예정이다. 또 다른 휴머노이드 업체 유비테크는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일반 청약은 오는 10일 실시되며 결과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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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깊이 10㎝…말라가는 유럽의 젖줄, 다뉴브강이 던진 경고[구정은의 수상한 GPS](35)
8월 들어 최저점 기록…화물선 등 배는 멈춰섰고 원전과 공장도 가동 위기 지난 8월 3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라소바 지역의 다뉴브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드러난 모래사장과 얕은 물 위에 작은 배 1척이 정박해 있다. AP연합뉴스 10㎝. 현지 언론 기사를 읽으면서 눈을 의심했다. 강의 깊이가 10㎝라니?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지나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8월 들어 최저점에 이르렀을 때의 기록이다. 혹시나 해서 몇번을 읽었지만, 올해 이전의 최저기록이 33㎝였다고 하니 10㎝가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겠구나 싶다. 해마다 지구 평균 기온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지만 올여름 더위는 진짜 기록적이다. 유럽이 절절 끓으면서 산불이 휩쓸었다. 아시아로 폭염이 넘어왔다 싶었는데 유럽이 또 한 차례 폭염과 함께 가뭄에 직면했다. 2018년 33㎝였던 다뉴브강 역대 최저 수위 기록은 7월 말 23㎝로 바뀌더니 8월 4일 10㎝를 찍었다. AP 등에 따르면 수위가 최저를 찍은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의 여울목 모래톱은 기후변화의 현장을 찍는 사진작가들의 포스트가 됐다. 독일 남서부의 슈바르츠발트, ‘검은 숲’에서 발원해 2850㎞를 흐르는 다뉴브. 유럽 중부와 동남부를 거쳐 루마니아의 다뉴브 삼각주를 지나 흑해로 흘러든다. 한때는 로마제국 국경 역할을 했고, 지금은 유럽 10개국을 연결한다. 다뉴브 분지로 불리는 유역권에 걸친 나라까지 합하면 9개국이 추가된다. 오스트리아의 빈,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등 네 나라 수도가 다뉴브 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유럽의 가장 긴 강인 볼가강은 러시아에서만 흐르기 때문에 두 번째로 긴 다뉴브가 가장 중요한 내륙 수로다. 멈춰선 배들, 막힌 유럽의 대동맥 그런데 강물이 줄면서 곳곳에서 배들이 멈췄다. 부다페스트의 유람선들은 강 상류에 묶여 있고, 화물선 운항은 거의 다 중단됐다. 불가리아에서는 루마니아와 인접한 국경지대 다뉴브 항구인 비딘 근처에서 크루즈선이 좌초했다. 당국이 200명 가까운 관광객을 구조했고, 현지 언론과 선박운영사 측은 좌초 당시 선박에 물과 먹거리가 얼마나 있었느냐를 놓고 논쟁 중이다. 세르비아에서는 수백척의 소형 보트와 수십척의 화물선이 북부 도시 노비사드 인근의 말라붙은 강둑에 좌초됐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암초와 모래톱이 노출되면서 강바닥에 있던 역사의 유물들도 함께 햇빛을 봤다. 세르비아 프라호보 부근에서는 수십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난파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군함과 약 200척의 선박 잔해들이 80여년 만에 대기를 접한 것이다. 당시 소련군이 진격해오자 나치는 일부러 배들을 침몰시켰다. 선박과 보급품이 적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소련군의 이동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까지도 수위가 낮아질 때마다 다뉴브강을 오가는 배들에 장애물이 돼왔다. 세르비아는 암초가 된 난파선들 때문에 수상교통 비용이 매년 600만달러씩 더 들어간다면서 재작년부터 유럽투자은행과 함께 배들을 폭파시키거나 강바닥에 아예 묻는 작업을 시작했다. 올여름 강물이 말라붙은 차에 아예 본격적으로 배들을 제거하려는 논의를 하고 있다. 다뉴브강이 역대 최저 수위를 기록하면서 1944년 후퇴하던 나치 독일군이 자진 침몰시킨 군함 200여척 중 1척이 세르비아 프라호보 인근에서 노출돼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때아닌 보물찾기도 벌어진다. 크로아티아 동부 오파토바츠 마을에서는 1937년에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 주민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역사가 다뉴브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다. 아마추어 보물사냥꾼, 자석을 달아 강바닥에 가라앉은 물건들을 찾는 ‘자석 낚시’ 애호가들이 다뉴브에 몰려들어 오래된 라디오 증폭기, 제2차 세계대전 때의 탄피 따위를 건져낸다. 부다페스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불발탄이 강바닥에서 발견돼 당국이 다리 하나를 폐쇄했다. 올여름 다뉴브 바닥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은 털매머드의 유해다. 불가리아 다뉴브에서 털매머드 아래턱뼈와 상아, 어깨뼈, 갈비뼈 따위가 확인됐다. 하지만 유적을 발굴하고 유물 낚시를 즐기기엔 강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루마니아에서는 다뉴브 물의 양이 7월 평균치의 3분의 1로 떨어졌다. 전국 전력의 5분의 1을 공급하는 체르나보다 원전 냉각수가 부족해지자 정부는 군대를 동원, 원전 상류 50㎞ 지점에서 바위를 폭파했다. 지류 흐름을 바꿔 원전으로 가는 강물을 늘리려는 것이다. 폭파한 바위 조각들은 다른 지점으로 옮겨 강바닥을 높일 계획이다. 산업은 이미 차질을 겪고 있다. 일리에 볼로얀 임시 총리는 기업 대표들과 긴급회의를 한 뒤 자동차 공장들의 가동을 8월 19일까지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멈춰선 원전과 공장 헝가리에서는 유일한 원전이자 전체 전력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담당하는 팍스 원전의 가동률이 10%로 떨어졌다.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모면했고, 당국은 전력망 부하를 줄이려고 전기 화물열차 운행을 일시적으로 멈췄다. 세르비아에서는 수력 발전소 가동률이 5분의 1로 떨어졌다. 헝가리 팍스 원자력발전소 부근 다뉴브강의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강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도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다뉴브뿐 아니라 라인강도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진 것이다. 독일 서부 카우프의 수위관측소는 라인강 화물선의 적재량을 정하는 기준점인데 이달 초 수위계가 25㎝로 떨어졌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슈테펜 빌거 신임 교통부 장관은 첫 과제로 수위와 씨름하게 됐다. 라인강은 곡물, 광물, 석탄과 휘발유 등 주요 원자재를 운송하는 핵심 수로다. 도이체벨레는 수위가 낮아져서 내륙 화물선들은 용량의 15~20%만 실은 채 운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운송 차질이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독일 경제가 최근 완만하게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라인강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서 다시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올 3분기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물류 문제로 0.1~0.2% 줄어들 수 있다는 경제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라인강 수위가 한 달만 낮아져도 독일 산업 생산이 1% 줄어든다는 추정치도 있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었으면 운송 차질에 따른 피해가 더 컸을 텐데, 현재 독일 산업이 부진한 터라 충격이 오히려 작다는 자조 섞인 분석도 나왔다.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유럽 강들은 대체로 늦여름 수량이 가장 적다. 하지만 이제는 한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한 자도 안 되는 물줄기를 ‘강’이라 부를 수 있을까. 사막에서 우기에만 흐르는 와디(건천)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걱정을 더 이상 기우라고 부를 수 없게 된 때는 다뉴브와 라인 수위가 기록적으로 내려간 2018년이었다. 라인강에서는 연중 132일 동안 저수위가 이어졌고, 수온이 올라가 찬물 어류가 무더기로 폐사했다. 스위스 당국이 수거한 물고기양이 그 지역 연간 어획량의 30%였다고 한다. 2022년에는 과학자들이 ‘500년 만에 최악’이라 부른 가뭄이 유럽을 덮쳤다. 수십년 동안 복원사업을 해서 숫자를 늘려온 대서양연어는 산란지까지 올라갈 길을 잃었고, 다뉴브의 용존산소 농도는 송어가 살 수 없는 임계치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작년에는 최악의 건조한 봄을 지나 최악의 여름 물 부족을 만났다. 그리고 올해는 폭염, 가뭄, 산불이 한묶음으로 찾아왔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은 지난달 말 북부 도시 크레모나 부근에서 사상 최저 수위를 기록했으며 전문가들은 마실 물마저 모자라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의 라인강 수위가 낮아진 가운데 한 사람이 카약을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름 가뭄이 해마다 심해지지만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장기적으로 강수량이 줄었다는 증거는 없다. BBC는 기상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기후변화로 수분 증발량이 많아져 가뭄이 늘어난 것일 수 있고,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동안 물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악순환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빈의 콘서트홀,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오스만과 합스부르크와 비잔티움의 역사적 흔적은 다뉴브를 따라 축적돼 있으며 라인강은 유럽의 경제를 실어나른 대동맥이었다. 그런데 기원전부터 사람들을 먹여 살려온 다뉴브의 어부들, 강을 가장 잘 알던 이들은 강물과 함께 거의 사라졌다. 우리는 늘 매년 여름을 ‘예외’라 생각하며 언젠가 회복될 것이라 희망하지만, 거대한 강들이 옛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는 가정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리스 작가 야니스 바불리아스는 5일 가디언 기고에서 ‘강을 중심으로 정체성과 문화를 형성해온’ 유럽 사회에 기후변화는 정체성의 위기까지 부르고 있다고 적었다. 강력한 엘니뇨가 이미 불타고 있는 지구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유엔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오는 지금, 지구상에서 저 우울한 예언의 예외가 될 수 있는 강이 과연 있을까. 완화냐 적응이냐, 그리고 한국 기후변화에 맞서 인류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조치를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완화와 적응.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 현상을 누그러뜨리는 것이고, 적응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회와 경제 전반에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유럽은 지구 기온을 올린 역사적 책임도 크지만, 완화와 적응 모두에서 다른 지역들을 앞서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조만간 ‘통합된 기후 회복력·위험관리 체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후변화를 에너지, 사회기반시설, 교통, 보건 등 모든 정책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올여름 더위는 과연 ‘적응’이라는 게 실행 가능한 대책이기나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부르는 것이 사실이다. 에어컨이 별로 없는 프랑스에서 무더위에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유튜버들은 “에너지 아낀다더니 이제야 다른 지역 고통을 알겠느냐”며 기후대응 노력 자체를 깎아내린다. 에어컨 보급률을 빼면, 적응할 준비가 유럽보다 잘돼 있다고 우리는 말할 수 있을까. 이제는 온실가스 배출 책임에서도 ‘월드클래스’인 한국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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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색경보' 이태리·부다성 조명 끈 헝가리…폭염에 신음하는 유럽
이태리 보건부, 남북부 전역에 최고단계 보건경보 폭염에 원전 가동 줄어든 헝가리, 주요명소 야간조명 꺼 몰도바선 총리가 전력절약 호소, 독일선 수송비 인상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유럽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주요 도시에 최고 단계 보건경보를 발령했고, 헝가리는 폭염 속 전력난에 대비해 주요 관광명소의 조명을 끄는 비상대응에 나섰다. 지난 6일(현지시간) 극심한 폭염이 덮친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계단 인근에서 선글라스와 얼굴 가리개를 쓴 한 여성이 아이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BB/로이터) 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부는 남부 시칠리아섬 팔레르모부터 북부 산악 지대인 볼차노에 이르기까지 전역에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지속적인 폭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셈이다. 이탈리아 북무 에밀리아로마냐주 등 일부 지역은 기온이 40도를 넘었고, 라벤나 인근 바냐카발로는 42.8도까지 기온이 오른 상황이다. 헝가리에선 최근 폭염과 가뭄 등으로 인해 국회의사당, 부다성, 세체니 다리 등 주요 국가 기관, 명소 등의 야간 조명을 끄는 조치에 나섰다. 다뉴브강 수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줄어든 영향이다. 인근 국가인 루마니아에서도 폭염에 의한 전력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역시 원전내 원자로 냉각수 확보를 위해 다뉴브강에 돌을 채운 대형 물자 수송선 4척을 침몰시켜 물길을 돌리는 긴급 조치를 준비 중이다. 수도 부쿠레슈티에선 가로등의 밝기를 기존대비 3분의 1로 줄이고 박물관의 야간 조명을 끄는 등의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한 몰도바의 바실레 토판 총리도 국민들에게 전력 절약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피크시간대 전력 부족이 지속될 경우 순차적 순환 단전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최근의 폭염으로 독일 라인강도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다. 이에 화물선들이 과적을 피하기 위해 적재량을 줄여 운항하면서 곡물, 석탄, 원유 등 원자재 수송비 인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 보스니아에서도 남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비에트레니차 동굴은 연일 40도 이상의 폭염을 피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동굴 내부는 연중 11도를 유지하는만큼 일종의 피서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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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우크라 '40일 작전', 물류·연료·민심 흔들었지만 종전은 요원
6월 25일~8월 4일…러 종전 압박 작전 수행 크름반도·정유시설·와일드베리스 집중 타격 "러 국민도 전쟁 체감"…9월 총선 민심 흔들기도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레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실시한 이른바 '40일 작전'은 러시아 경제와 군수·물류 체계에는 상당한 타격을 입혔지만, 전쟁을 끝내겠다는 당초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6일(현지 시간)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지난 40일간 진행된 작전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했다. "40일 안에 전쟁 끝내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40일간의 영향력 작전'을 지시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압박하는 것이 목표였다. 작전 기간 우크라이나는 중·장거리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점령지 크름반도로 향하는 유조선 여러 척을 무력화하고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를 잇달아 타격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40일이 지난 현재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제이드 맥글린 박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의지와 러시아 사회의 전반적인 무관심을 고려할 때 애초에 궁극적인 목표 달성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계획에 정통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정치적 목표 중 하나는 40일보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러시아 국민들이 전쟁을 직접 체감하게 함으로써 오는 9월 러시아 총선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크라스노다르=AP/뉴시스] 우크라이나의 잇단 공격으로 연료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러시아가 해외에서 휘발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위성사진에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 투압스 석유 시설이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이고 있다. 2026.07.01. 크름반도 보급로·에너지 시설 집중 타격 작전의 내용은 '40일'이 종료되는 지난 4일까지 불분명했다. 그러나 SBU는 그날 성명을 내고 "작전은 러시아 군사력의 핵심 요소들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드론부대가 아조우해에서 러시아 유조선과 화물선을 잇달아 공격한 것은 주요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를 고립시키기 위해 수개월간 진행해 온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공격은 러시아 연료난을 촉발했다. 러시아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일부 지역에서 연료 판매를 제한했고 휘발유와 경유 수출도 금지했다. 최근엔 환경 등급이 낮은 휘발유의 생산·수입·판매도 허용했다. 우크라이나 안보협력센터의 나자리 바르추크 분석가는 "성공적인 공습으로 전선의 러시아군 보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와일드베리스 타격…러시아 일상도 흔들 SBU는 성명에 군용기와 방공망 파괴, 에너지 부문 타격, 그림자 함대 공격에 대한 내용을 담았지만 와일드베리스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모스크바=AP/뉴시스]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주 예고리예프스크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주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08.07. 그러나 당국자들은 와일드베리스에 대한 공격 역시 이번 전략의 핵심 축이었다고 설명했다. 와일드베리스는 '러시아판 아마존'으로 불리는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45~50%를 차지하며 연간 거래액은 750억 달러(약 106조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는 이곳이 방탄복과 군용 드론용 광섬유 케이블, 민간 드론을 폭탄 투하용으로 개조하는 장비 등 군수 물자를 공급하고 있어 정당한 군사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물류를 마비시킴으로써 전시 경제에 부담을 주고, 일반 국민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도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18일부터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까지 러시아 전역에서 창고 15곳을 타격해 이 중 13곳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는 와일드베리스 상품 수령 거점이 9만4000곳 이상이 있으며, 특히 지방 소도시에서는 학용품과 생필품을 공급받는 핵심 유통망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 문건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인의 57%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KI는 해당 자료를 독자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9월 총선 민심 흔들기" 러시아는 9월 18~20일 총선을 실시한다.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의 아마존 격인 온라인 소매 장터 회사 와일드베리스의 모스크바 건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소매 유통 창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2026.7.24. 우크라이나 정부는 야권이 실제 의회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선거 결과와 실제 민심 사이의 괴리를 러시아 국민들이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당국자는 "러시아 국민이 집권 통합러시아당에 반대표를 던졌는데도 공식 결과에서 60% 이상의 득표율이 발표된다면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이는 체제의 정당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우크라이나는 내부 분석에서 통합러시아당의 실제 지지율이 30~33% 수준으로 역대 최저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일부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은 러시아 재계 인사들과 비공식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와일드베리스 등 경제 시설 공격 이후 전쟁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전쟁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여전히 푸틴 대통령에게만 있으며, 단기 내에 종전이나 휴전 협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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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Why] 구글의 21조원 인도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시험대에 오른 이유는
물 부족·야생동물 보호 논란에 공익소송까지 이어져 AI 데이터센터 경쟁 속 용수 확보도 핵심 변수로 부상 인공지능(AI) 경쟁이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으로 확산하면서 물 확보가 빅테크 기업들의 선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서버를 식히기 위한 냉각용수 확보와 환경 문제가 사업 추진의 핵심 쟁점이 된 탓이다. 구글이 인도에서 추진 중인 150억달러(한화 약 21조3000억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사업도 물 부족과 환경 논란에 직면하면서 공익소송으로까지 이어지며 시험대에 올랐다. AI 인프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전력뿐 아니라 물 확보와 지역사회 수용 여부도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구글-아다니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서 바라본 캄발라콘다(Kambalakonda) 야생동물 보호구역. /로이터통신·연합뉴스 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Visakhapatnam)에 데이터센터 허브를 건설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역대 최대 규모 인도 투자 사업으로, 인도 아다니(Adani)그룹과 함께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이 지역엔 최대 18만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데이터센터가 지역의 물 부족 사태를 심화할 뿐 아니라 인근 야생동물 보호 구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비사카파트남 지역 주민들과 어린이들은 ‘우리는 데이터를 마실 수 없다(We cannot drink DATA)’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주민단체는 추가 집회와 주민 대상 홍보 활동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그린 비사카(Green Visakha)의 설립자 라자 모한 로이는 현재 비사카파트남의 하루 물 공급량은 약 4억1000만리터(ℓ)인 반면 필요량은 4억8000만ℓ에 달해 이미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이 주민들의 생계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추진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공사 현장은 표범과 천산갑 등이 서식하는 캄발라콘다(Kambalakonda)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약 860m 떨어져 있다. 환경단체들은 대규모 공사와 소음이 보호구역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반대 움직임은 법정으로 이어졌다. 시민단체 잘 비라다리(Jal Biradari)는 데이터센터가 인근 저수지의 물 공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안드라프라데시 고등법원에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4일 주정부에 관련 의혹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다. 다음 심리는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휴먼라이츠포럼(Human Rights Forum)도 환경법원에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 3건을 제기했다. 이들은 주정부가 농촌 식수 공급 체계에서 물을 끌어오는 데 따른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채 사업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모든 사업이 인도 법규에 따라 추진되고 있고, 지역 수자원 보호를 위해 공랭식(air cooling) 냉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소음 저감 설비를 적용해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반박하면서도 “정당한 문제 제기가 확인될 경우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적절히 보완하겠다”고 했다. 또 농촌이나 주거지역 용수를 데이터센터에 사용하지 않고, 인근 저수지의 물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지난달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사용 등을 문제 삼는 반대 시위가 42개 주에서 142건 열렸다. 업계에선 AI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서버를 냉각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이는 반드시 풀어야 하는 과제로 보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경쟁의 핵심 과제도 단순히 부지 확보나 전력 공급을 넘어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환경·지역사회 수용력으로까지 넓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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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베네수 참사 없었던 日구마모토…"10년전 강진 후 철저한 대비"
"6000명 사망자 낸 베네수 6월 지진과 유사한 규모…日 사망자 38명" "건물 내진설계 크게 늘어…주민들 반복된 대피·구조 훈련도 효과" 지진이 지나간 일본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시. 2026.07.30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일본 구마모토가 이번 강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10년 전 치명적인 지진 이후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을 짓고 주민 대상 수색·구조 훈련을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일본 남서부를 강타한 규모 6.8(일본 기상청 발표는 7.1)의 지진은 도시를 무너뜨리고 수백에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구마모토 지진이 지난 6월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지진과 지진의 강도, 진원 깊이의 얕음, 인구 밀집 지역과의 근접성에서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베네수엘라 지진은 해안가를 초토화하고 6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수만 명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에 규슈에서 지진으로 파괴되거나 심하게 손상된 건물은 수백 채에 불과했다. 지진 발생 일주일 후 사망자 수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진앙지 인근 구마모토의 여러 전문가는 10년 전 비슷한 규모로 발생했던 두 차례의 지진 덕분에 이번 지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당시 8000채 이상의 건물이 무너지고 2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고다 가쓰이치로캐나다 웨스턴 대학교 지진공학 교수는 2016년 지진 후 구마모토는 수백억 달러를 들여 지진 대비 시설을 건설하며 재건 사업을 진행한 덕에 베네수엘라와 사상자 수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구마모토를 둘러본 NYT 취재진은 내진 설계된 도심, 교량, 주택부터 수색·구조 훈련을 받은 지역 사회에 이르기까지 최악의 재해에도 잘 대비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가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대비 태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지진 진앙지 근처에 위치한 인구 3만 5000명의 도시 우토였다. 2016년 지진 때 우토의 5층짜리 시청 건물은 뒤틀리고 일부가 붕괴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봤다. 우토는 강력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새로운 청사를 2023년 건립했다. 기초와 위층 건물 사이 지하 통로엔 고무와 강철로 이뤄진 구조물이 지진 에너지를 흡수하고 분산시켜 땅이 흔들리는 동안 위층 건물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지난주 지진의 진앙지가 불과 8km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토 청사는 굳건히 서 있었으며, 콘크리트 구조물과 길게 뻗은 유리창도 아무 피해가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일본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시 대피소. 2026.7.30 ⓒ 로이터=뉴스1 더구나 일본은 국가 차원에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내진 설계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기초와 건물 골조를 연결하는 고강도 금속 연결재 덕분에 현대식 건물은 강력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6년 지진 후 구마모토 지방 정부는 주택 소유주가 취약한 목재 지지대를 보강하고 무거운 세라믹 타일을 가벼운 재질로 교체할 수 있도록 내진 보강 비용을 지원해 왔다. 2024년까지 구마모토현 건물의 약 90%가 국가 내진 기준을 충족했다. 구마모토현 내 마을과 촌락에선 2016년 지진 이후 응급 구조대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구마모토현 중동부에 위치한 니시하라 마을은 2016년 전부터 2년마다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철저한 재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16년 지진 때도 니시하라 마을 주민은 훈련대로 집마다 뛰어다니며 기와를 뜯어내고 구조대원이 기어들어 갈 수 있도록 진입로를 만들었다. 사전 작업으로 매몰된 9명의 주민은 무사히 구조됐고, 니시하라 마을은 "기적의 마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만 대피소의 열악한 환경은 해결 과제라고 NYT는 분석했다. 2016년 지진 당시에도 전체 사망자의 상당수는 비좁은 대피소와 차량에서 장기간 머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건강 악화로 숨졌다. 이번에도 대피소엔 폭염에도 에어컨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다. 침구류도 부족해 많은 사람은 딱딱한 체육관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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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美정보당국 "러시아, 수년 내 나토 회원국 공격 가능성"
우크라 전황 악화에 궁지 몰린 푸틴의 도발 가능성 경고 군사퍼레이드에 참가한 러시아 T-80 탱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러시아가 수년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제한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나토의 결속과 대응 의지를 시험하려는 정황이 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러시아 드론이 루마니아 영공에 진입하고, 러시아의 순항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과 같은 사례도 나토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기 위한 사례로 꼽힌다. 지금껏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이 같은 평가가 바뀌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군과 석유산업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데다가 전선에서도 큰 진전이 없는 탓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부에서 승리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수록 더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보당국은 나토 회원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국적을 숨긴 무장세력을 투입한 영토 점거, 나토 동부 전선에 대한 제한적인 지상 침공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정보당국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올해 가을부터 2029년 사이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제한적 지상 침공의 가능성은 낮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은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이버 공격이나 하이브리드전은 나토 조약 제5조의 집단방위 조항 적용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집단방위 조항은 회원국 한 곳에 대한 무력 공격을 모든 당사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각 회원국이 필요한 지원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이버 공격이나 하이브리드전에 나토 조약 제5조를 적용할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헤더 콘리 선임연구원은 "지금껏 나토 회원국들은 사태를 확대하지 않는 쪽을 선택해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러시아나 중국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에 필요한 핵심 무기 비축량이 감소한 점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이란과의 전쟁으로 정밀타격미사일(PrSM), 에이태큼스(ATACMS), 스팅어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의 재고가 줄었다는 것이다. 다만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탄약 부족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군은 대통령의 모든 전략적 목표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깃발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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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로화 팔아 엔화 방어한 美…ECB "뒤늦게 알아 당혹"
ECB, 거래 끝난 후에야 전달 받아 "양측 조율 없어…관례 깨는 행위" 美 "ESF 배분, 해외와 공조 안 해" [서울=뉴시스] 미국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유로화를 매도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가 뒤늦게 사안을 전달받고 당혹스러워했다고 6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 엔, 유로화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6.08.07.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유로화를 매도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가 뒤늦게 사안을 전달받고 당혹스러워했다고 6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는 지난달 31일 미국이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는 거래가 완료된 후에야 사안을 전달받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다음날(지난 1일)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FT는 "양측의 조율이 없었다는 사실은 약 30년 만에 이뤄진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이 매우 이례적으로 진행됐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일부 ECB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의 유로화 매도가 "서방 통화 당국 사이 관례를 깬 전례 없는 행위"라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방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상호 신뢰와 협의를 강조해 왔으며 대개 이전의 외환 시장 개입은 조율된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미 재무부가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을 통해 유로화를 매각한 것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다"며 "이전에 이런 상황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금융 안정 등을 도모해 온 양측의 협력 관계가 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 재무부 대변인은 개입에 사용한 외환안정기금(ESF) 내 자산 배분 결정을 해외 당국과 공조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은 FT에 "외환안정기금(ESF) 자산 배분 결정은 미국 재무부가 재무부와 연준의 시장 유동성, 가치 평가 등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내린다"며 "재무부는 권한에 따라 지난주 ESF 내 준비자산을 재분배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료도 "우리는 ECB와 달리 국제파트너들과의 비공개 회담에 대한 비밀 엄수를 준수한다"고 전했다. ECB와 미국 연준은 FT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일본과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달러를 직접 매도하지 않고 유로화를 내놓아 엔화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달러 매도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달러 정책과 멀어진다고 시장이 해석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할 것을 크게 우려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대규모 물량이 나올 경우 미국 국채 금리가 더 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엔화 가치는 이달 초 달러당 164엔 선까지 떨어졌지만 미일 공동 개입 이후 157엔으로 올라갔다. 다만 이후 158엔으로 떨어져 반등 폭이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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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이란 호르무즈 합의해도 이란 강경파가 변수"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랍권 중재국들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이란 강경파가 이를 지키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재자를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지난 주말 호르무즈해협 진입을 이란 인근으로, 진출을 오만으로 분할하는 안을 수용했지만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이란의 역할에 대해 더 명확한 규정과 이익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중재자들은 이란 협상단이 협상 결과에 관한 능력의 한계를 더욱 솔직히 털어놓고 있다면서 합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즉각 얻어야 한다는 무거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공격을 방어한 혁명수비대가 이란 내부에서 지지를 얻고 있으며 합의 조건이 충분히 유리하지 않으면 선박을 다시 공격할 수 있다고 이란 협상단이 중재자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미국의 보수 매체들은 이란 내 권력 다툼을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외교관 중심의 협상파가 강경파인 혁명수비대와 충돌하고 있으며 강경파가 실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도 역시 이란 외교관들이 미국과 어떤 합의를 해도 강경한 군부가 이에 제한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전했다. WSJ은 협상파와 강경파의 대치적 역학관계에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구속력 있게 유지되지 못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피해에 대한 보복, 미국의 공격 억제, 협상을 통한 경제난 해결의 필요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타기하고 있다"면서도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그 근거로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란 군이 호르무즈해협을 운항하는 배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내세웠다. 당시 이란군은 이 배가 이란이 정한 항로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공격했다. 협상파와 강경파를 가리지 않고 이란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은 호르무즈해협 통항에 대한 이란의 완전한 통제권 확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려면 자신답지 않은 일, 즉 '타협'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이란이 해협 통제권을 포기하도록 하려고 그 주변을 셀 수 없을 만큼 공습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이곳을 지나는 배를 공격할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무조정관을 지낸 엘리엇 코언은 AP에 "트럼프는 세상을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데 이것(타협)은 그를 패자로 만들 것"이라며 "패자의 이미지는 그로선 견디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살펴보면 아직 이란에 양보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데이비드 솅커는 "심화하는 경제적 압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문제에서 타협할 수 있다"며 "그가 위기 해결에 대해 속내를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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