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키워드 네이버 결과입니다.
-
사회[단독]“우리도 여성 선수 신체 근접 촬영 막자”···대한육상연맹, 지침 논의 착수
유럽 ‘중계 금지’에 국내도 ‘지침 검토’···육상연맹 “필요성 공유 중” 레거시 미디어는 ‘법 적용’ 가능···유튜버 등 개인 제재 방안 모호 일러스트 | NEWS IMAGE 대한육상연맹이 성적인 목적으로 여성 운동선수들의 신체를 근접 촬영하는 것을 제한하는 지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쇼트폼(짧은 동영상) 등을 중심으로 관련 영상이 다수 제작돼 유포(경향신문 8월14일자 1면 보도)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육상연맹은 최근 유럽에서 만든 ‘성적 대상화 방지 중계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사무처 차원에서 영상 제작 지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육상연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적절한 경기 영상에 대한) 고민이 깊던 차에 유럽 가이드라인을 보고 확실한 틀을 마련해야겠다는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럽육상연맹과 유럽방송연맹은 여성 육상선수의 성적 대상화를 방지하기 위한 중계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경기 맥락과 무관한 슬로모션(느린 동작) 편집, 선수 특정 신체 부위의 장시간 클로즈업, 선수 뒤·아래에서 촬영 등을 지양하도록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방송사 등 레거시 미디어에 적용됐다. 국내에선 여성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해 촬영한 영상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상연맹의 경우 한국체육기자연맹 미등록 매체와 유튜버들의 육상 트랙 안쪽 출입을 막고 촬영을 통제했다. 이후에도 유튜브와 네이버TV 등 영상 플랫폼에는 망원 렌즈 등을 이용해 짧은 운동복을 입은 여성 선수들을 근접 촬영한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럽에서 관련 기준이 만들어지고, 국내에서도 여성 선수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 영상이 계속 문제가 되자 육상연맹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육상연맹은 “지침을 구체화하거나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지는 않았다”며 “유럽 중계 가이드라인을 육상연맹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고, 육상 경기를 중계하는 ‘SOOP(구 아프리카TV)’ 등의 플랫폼에 공유하는 등 자율 준수를 유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유튜버 등 개별 미디어를 대상으로도 규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준 마련이 쉽지는 않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보도윤리와 관련 법 적용을 받는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개별 유튜버들은 경기장 내 통제가 어렵다”며 “체육단체가 관중석에 있는 개인 촬영자들을 제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말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관람석에서의 촬영을 일부 제한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일본 학생육상경기연맹은 지난 6월 열린 일본 학생육상경기선수권을 앞두고 DSLR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 등 전문 기기를 활용한 일반 관객의 촬영을 금지했다. 선수의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해 찍는 행위를 예방하려는 목적이었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은 “그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성 선수를 선정적 이미지로 묘사하지 말라고 계속 지적해왔다”며 “여성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한 콘텐츠들이 더 확산하기 전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대한체육회가 협업해 국내 실정에 맞는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팬심’ 탈 쓴 성적 대상화…여성 선수 몸 좇는 쇼트폼, 법적 사각지대 13일 네이버TV에 올라온 ‘육상명문 000선수’라는 제목의 쇼트폼(짧은 동영상). 몸에 밀착되는 운동복을 입고 육상대회에 출전한 여고생 선수의 뒷모습과 앞모습을 근접촬영한 영상이 느린 속도로 재생된다. 선수의 체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이 쇼츠에는 선수의 얼굴과 신체를 평가하는 댓글과 음담패설 등이 수십 여개 달렸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쇼트폼 ‘주목... https://www.khan.co.kr/article/202608140600081#ENT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성적 대상화운동선수유튜브네이버 -
사회“친일파가 내 조상이라니”…하영 ‘증조부 논란’에 검색했다가 ‘화들짝’
‘친일파·독립유공자 조상’ 검색 사이트 화제 성과 본관을 입력하면 조상 가운데 친일반민족행위자와 독립유공자를 검색해 보여주는 사이트 ‘친일파 스캐너’에 ‘순흥 안씨’를 검색한 화면. 자료 : 친일파 스캐너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33)이 증조부 안상호(1872~1927)의 ‘친일 의혹’에 대해 공식 사과한 가운데, 자신의 조상 중에 친일파와 독립유공자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등장해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한 개인 개발자가 만든 ‘친일파 스캐너’라는 사이트는 이용자가 자신의 성과 본관을 입력하면 조상 중에 있는 친일반민족행위자와 독립유공자를 검색해 보여주는 기능을 제공해 네티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이 보유한 독립유공자 공적 정보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보고서에 수록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1006명)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이들 인물의 구체적인 신상과 독립운동 업적 또는 친일 행위, 정부 서훈 등도 정리해 보여준다. 배우 하영의 성과 본관인 ‘순흥 안씨’를 입력하면 도산 안창호 선생과 안중근 의사 등 독립유공자 25명과 함께 친일반민족행위자로는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와 애국가를 작곡한 등 3명이 검색된다. 다만 같은 본관이라도 해당 인물과 이용자 간의 직계 혈연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사이트 측은 설명했다. 사이트 측은 “하나의 본관에는 수십만 명 이상의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면서, 연좌제를 금지한 헌법의 취지에 따라 “조상의 행적은 후손 개인의 책임과 무관하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사이트에서 자신의 성과 본관을 검색한 뒤 결과를 공유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회사원 권모(43) 씨는 ‘친일파 스캐너’에 자신의 성과 본관인 ‘안동 권씨’를 검색했다가 ‘을사오적’ 중 한 명인 권중현(1854~1934)을 비롯한 친일반민족행위자 5명의 이름을 발견했다. 권중현은 1905년 농상공부대신으로 을사조약 체결에 앞장섰으며,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고 중추원 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다만 ‘한국인 최초의 여성 비행사’로 상해임시정부 등에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권기옥(1901~1988) 여사 등 독립유공자 30명도 동시에 검색됐다. 권 씨는 “을사오적 중 한 명이 조상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역사책에서 봤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또한 내 조상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하영의 ‘증조부 논란’ 이후 광복절과 맞물려 독립유공자 후손 연예인 등이 재조명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조상 찾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의혹이 점화되기 직전인 지난 9일과 비교해 광복절 당일인 지난 15일 네이버에서의 ‘조상찾기’ 검색량은 100배 급증했다. ‘친일인명사전’은 76배, ‘족보’도 5배 증가했다. 유료(1만원) 앱인 ‘친일인명사전’은 이달 들어 150건 이상 다운로드됐는데 이는 전월 대비 140% 넘게 증가한 것이다. 성씨와 본관, 조상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 ‘뿌리를 찾아서’는 지난 15일 네티즌들의 접속이 몰려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네이버안중근한국정부의사 -
생활‘리틀 포레스트’(2018) 조급함을 벗어난 삶의 안온한 성장
[황승경의 Into The Arte] 방향 잃은 청춘의 회복 그린 영화 ● 일본 만화 원작, 일본에선 두 편의 영화로 개봉 ● 음식과 일상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일본판 ● 한국선 경쟁사회에 지친 청년의 회복 담아내 리메이크 ● 조용히 침몰하던 삶 떠나 고향에서 숨 고르는 주인공 ● 천천히 변하는 자연처럼, 소모된 삶은 시나브로 회복해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포스터. 플레스엠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캡처 씨앗은 오랜 시간 흙 속에 머물고, 보이지 않는 뿌리는 묵묵히 제 몫의 시간을 견딘 뒤에야 줄기와 잎을 밀어 올린다. 여름의 풍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기다림과 견딤이 만들어낸 조용한 결실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성장을 위한 기다림을 담은 영화다. 사계절을 배경으로 논과 밭, 장독대와 텃밭, 그리고 갓 수확한 재료로 차려낸 음식이 등장한다. 얼핏 보면 자연과 음식을 담은 힐링 영화처럼 보이지만, 이 영화가 오래 마음에 남는 것은 그 풍경 너머에 한 사람의 삶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지친 한 청춘이 세상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계절과 리듬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김태리·왼쪽)이 초등학교 동창인 은숙(진기주), 재하(류준열)와 대화하는 장면. 네이버 영화 일본의 작은 숲에서 태어난 이야기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원작은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다. 2002년부터 연재한 이 만화는 도시에서의 삶을 지나 고향 마을로 돌아온 젊은 여성이 자연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코모리’는 일본어로 ‘작은 숲’을 뜻한다. 이름처럼 이 작품은 도시 문명에 대한 직접적 비판이나 귀농의 낭만을 앞세우기보다, 자연의 리듬 속에서 이어지는 일상을 차분하게 담는다.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2014년과 2015년에는 모리 준이치 감독에 의해 두 편의 영화(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편)로 제작됐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일반적인 성장영화나 드라마와는 결이 다르다. 큰 갈등도, 극적 사건도 거의 없다. 주인공 이치코(하시모토 아이)는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뒤 밭을 일구고 음식을 만들며 살아간다. 영화는 감자를 심고, 토마토를 수확하고, 갓 거둔 재료로 한 끼를 차리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영화를 보고 나면 줄거리보다 풍경이 오래 남는다. 여름 햇살 아래 익어가는 토마토, 가을 들판의 색채, 겨울 눈밭의 고요함, 봄의 새싹이 영화 전체를 감싼다. 그 풍경 속에서 계절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된다.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일부로 살아가며, 음식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보여주는 가장 일상적인 언어가 된다. 이런 점에서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영화 ‘카모메 식당’(오기가미 나오코 연출, 2006년 개봉)이나 ‘앙: 단팥 인생 이야기’(가와세 나오미 연출, 2015년 개봉)처럼 음식과 일상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일본 영화의 감수성과도 맞닿아 있다. 만화 ‘리틀 포레스트’ 단행본 표지. 이가라시 다이스케 X 캡처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판의 삶의 성찰을 한국 청춘의 피로와 회복이라는 이야기로 다시 옮겨온다. 일본 영화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하는 일은 흔하지만 ‘리틀 포레스트’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원작의 줄거리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삶의 질문을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다시 풀어냈기 때문이다. 한국판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은 원작이 지닌 자연의 리듬과 음식의 정서에 공감하면서도,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았다. 일본의 농촌과 한국의 농촌이 다르고, 일본 청년과 한국 청년이 마주한 삶의 조건 역시 달랐기 때문이다. 2010년대 후반의 한국 사회는 청년의 불안이 뚜렷하게 드러나던 시기였다. 취업난과 주거 문제,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한 미래는 많은 청년을 지치게 만들었다. ‘N포세대’와 ‘헬조선’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 것도 바로 그 무렵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은 무너졌고, 청년은 성공보다 생존을 먼저 고민해야 했다. 잃어버린 시간 되찾는 매개, 음식 임 감독은 바로 이 시대적 공기를 영화 안으로 가져왔다. 일본판의 주인공 이치코가 자연 속 삶을 선택한 인물에 가깝다면, 한국판의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경쟁사회에 지친 청년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녀는 임용고시 준비에 실패했고, 서울에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다. 영화가 시작될 때 혜원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이 작은 차이가 영화의 결을 크게 바꾼다. 임 감독은 꾸준히 사람의 얼굴을 바라봐 온 감독이다. 그의 영화에는 거창한 영웅보다 현실 속에서 고민하고 흔들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자주 등장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승패보다 그들이 감당해야 했던 삶의 무게를 보여주었고, ‘제보자’(2014)에서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진실을 지키려는 개인의 선택을 그려냈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웅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리틀 포레스트’는 임 감독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겨울, 봄’ 편(왼쪽)과 ‘리틀 포레스트 가을, 여름’ 편의 포스터. 영화사 진진 X 캡처 임 감독이 원작에서 발견한 것도 단순한 귀농의 낭만이나 자연의 아름다움은 아니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자연 속에서 이어지는 한 사람의 일상, 그리고 그 일상을 통해 스스로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었다.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원작이 지닌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한국 청춘의 피로와 불안을 겹쳐놓았다. 한국판과 일본판은 주인공을 비추는 시선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드러낸다. 일본판의 이치코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면, 한국판의 혜원은 삶의 방향을 잃은 뒤 다시 자신을 회복해 가는 인물이다. 관객은 혜원이 밭을 일구는 모습보다 먼저 지친 얼굴을 보고, 음식을 만드는 손길보다 먼저 흔들리는 마음을 만난다. 이 차이 때문에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단순한 리메이크에 머물지 않는다. 같은 원작에서 출발했지만, 한국 사회가 안고 있던 청춘의 질문을 새롭게 품은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리틀 포레스트’를 이야기할 때 음식을 빼놓을 수는 없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줄거리보다 영화 속 음식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영화의 상당 부분은 재료를 수확하고, 손질하고, 조리하는 과정이다. 음식은 단순히 관객의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임 감독은 음식이 만들어지는 시간을 통해 혜원의 내면을 보여준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김태리)이 식사하는 장면. 뉴시스 영화 속 음식은 혜원의 어머니에 관한 기억과 연결돼 있다. 혜원의 어머니는 어느 날 집을 떠났고, 혜원은 그 부재를 오래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어머니가 떠난 자리에도 음식의 기억은 남아 있다. 밭에 심어놓은 작물, 장독대에 담긴 장, 어린 시절 함께 먹었던 음식들은 혜원의 삶 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혜원이 음식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한 끼를 준비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과거의 시간을 다시 꺼내어 보는 일이자, 어머니를 원망하던 마음에서 조금씩 이해의 자리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저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의 맛을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순간을 묘사했다. 맛과 냄새는 때로 사진이나 말보다 더 강하게 과거를 불러온다. ‘리틀 포레스트’의 음식도 감각의 기억을 품고 있다. 혜원은 음식을 만들며 어머니를 다시 떠올리고, 그 기억을 되새기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조금씩 알아간다. 음식은 이 영화에서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을 현재로 불러오는 장치가 된다. 청춘의 얼굴을 한 혜원 혜원은 거대한 비극을 겪은 인물이 아니다. 시험에 떨어지고, 연애가 시들해지고, 아르바이트로 하루를 버티며, 내일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바로 그 평범함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것은 한순간에 무너지는 절망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 침잠하는 모습에 가깝다. 영화는 혜원을 실패한 청춘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끊임없이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이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를 조망한다. 영화 속 혜원의 귀향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더는 자신을 소모하지 않기 위한 숨 고르기로 읽힌다. 관객들은 혜원이 고향집 부엌에서 밥을 짓고, 밭에서 재료를 거두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오래 잊고 있던 자기 자신과 다시 마주하는 시간을 함께 경험한다. 혜원 곁에는 초등학교 동창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이 있고,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견디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도시를 떠났고, 누군가는 고향에 남았으며,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어느 한 선택을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고, 저마다의 속도로 삶을 버텨내며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영화는 혜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초상을 그린다. ‘리틀 포레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조급하지 않다는 데 있다. 혜원에게 정답을 강요하지도, 관객에게도 교훈을 애써 전달하지도 않는다. 영화의 결말에서 혜원이 갑자기 성공하는 일도 없다. 시험에 합격하지도 않고, 인생이 극적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그러나 관객은 분명히 느낀다. 처음의 혜원과 마지막의 혜원은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미래에 대한 답을 모두 얻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들과 비교하며 조급해하던 자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돼간다. 여름의 들판이 하루아침에 푸르게 변하지 않듯, 사람의 성장 또한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이뤄진다. 경쟁 속 소모된 삶도 마찬가지다. 천천히 변한 자연처럼 조용하고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시나브로 마모된 부분이 회복돼 간다. 황승경 ● 1976년 서울 출생 ● 이탈리아 레피체국립음악원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성균관대 공연예술학 박사 ● 前 이탈리아 노베 방송국 리포터, 월간 ‘영카페’ 편집장 ● 저서 : ‘3S 보컬트레이닝’ ‘무한한 상상과 놀이의 변주’ 外
페이스북이탈리아삶의 질뉴시스네이버 -
사회‘남태령대첩’에서 호명된 언니네텃밭 꾸러미가 시작된 곳
횡성 여성농업인지원센터가 잇는 도시와 농촌① 토종씨앗 운동 언니네텃밭 횡성 오산공동체 앞에서 여성 농민들의 모습. 오른쪽 끝이 한영미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소장이고,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서근영 씨다. (사진 제공-한영미) 횡성은 2021년 전국 최초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횡성형 여성일자리사업'으로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씨앗을 뿌린 곳이다. 농촌에서 관행상 같은 노동을 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적게 받은 임금의 부족분을 지자체 지원금 등으로 보완하여 ‘성평등 임금’을 실현한 정책이다. 또한 지난겨울 ‘남태령대첩’에서도 호명된 '언니네텃밭 꾸러미' 사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여성농민들이 토종씨앗으로 생산한 제철농산물을 도시의 소비자들이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직거래 사업이다. 횡성군은 여성농업인육성 지원 조례, 횡성군 토종농작물 보존·육성 조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조례, 식생활교육 지원 조례 등 여성 농민의 삶과 직결된 굵직한 조례들도 제정한 바 있다. 이 모든 사업과 조례 제정의 교차점에는 횡성군 여성농업인단체협의회와 비영리법인 횡성 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가 있다. 이들 단체를 이끌어 온 한영미 소장과 토종씨앗 담당자이면서 언니네텃밭 활동가인 서근영 씨를 인터뷰했다. 농촌과 지역사회, 그리고 여성농업인을 위한 활동과 정책을 꾸준히 만들어온 경험과 노하우를 총 3회에 걸쳐 들어본다. [편집자 주] ‘토종씨앗’ 기후위기의 대안, 지역생태계 다양성의 보루 왕가래팥, 녹두팥, 아주까리밤콩, 옥지기가지, 흰고구마, 흑수박, 보리밭완두, 붉은꽃완두, 흰당근, 밭벼, 당아욱, 산당귀, 차즈기, 하늘마… 지난 5월에 횡성 채종포(씨앗을 받기 위해 마련한 밭)를 방문했을 때 자라고 있던 작물들의 이름이다. 이름처럼 온갖 색, 다양한 모습으로 열매 맺고 있는 이 작물들은 횡성의 여성 농민들이 지키고 이어온 ‘토종’ 작물들이다. 토종씨앗은 일반 개량종과 달리, 농민들의 토착 지식으로 최소 30년 직접 갈무리하고 심어 온 씨앗이다. 기후와 토양 등 지역의 고유한 풍토에 적응해 ‘생물종 다양성’을 유지하고, 병충해나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강하다. 그래서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 위기의 대안으로, 지역 생태계 다양성을 지킬 보루로 토종씨앗은 더욱 절실하게 호명되고 있다. (관련 기사: 토종씨앗은 “오래된 미래” https://ildaro.com/4816) 수십 종의 토종 작물들을 키우고 씨앗을 받아 이어가는 횡성 채종포는 얼핏 보면 200평 남짓한 평범한 밭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밭은 1970년대 초부터 농촌에서 진행된 통일벼 보급 등 대규모 영농 정책과 개량종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토종씨앗들이 복원되고 있는 밭이다. 횡성군 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토종씨앗 지킴이들이 농가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토종씨앗을 수집했다. 그렇게 모은 씨앗들이 10년 넘게 채종포에서 재배되고 있다. 횡성 채종포에서 근영 씨가 풀을 뽑고 있다. 다양한 토종씨앗을 뿌려 작물을 재배하고 갈무리하는 채종포에서는 천연 농약을 만들어 쓰고, 돼지감자액, 고사리 삶은 물, 미생물액을 배양해서 물을 준다. (사진 촬영-호미) 씨앗을 갈무리하고 저장하고 나누고…씨앗의 전승자, 여성농민 호미 : 토종씨앗 운동이 다국적 종자기업의 GMO 농산물에 대항하는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걸로 알고 있어요. 횡성여성농업인센터에서 어떻게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을 주된 사업으로 하게 되었을까요? 한영미 소장 : 토종씨앗 운동 초기에 환경운동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흙살림, 토종씨드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다같이 했지요. 여기서 토종씨앗 나눔을 하거든요. 근데, 농사 지어서 씨앗을 불려 온 사람들이 다 여성농민이었어요. 원래 씨앗을 갈무리하고 저장하고, 나누는 게 여성농민들이 해오던 일이에요. 기업농, 산업농은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전여농하고 토종씨드림, 그리고 우리 센터에서 이 운동을 주된 사업으로 만들었지요. 그렇게 채종포(씨앗을 채종하기 위한 공동 밭)를 시작했어요. 2005년에 시작된 채종포는 2009년 횡성 언니네텃밭 사업으로 이어진다. 전국 최초였다. ‘언니네텃밭’은 농산물 꾸러미 직거래 플랫폼이다. 토종 농사를 짓는 여성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작물로 농산물 꾸러미를 보내면, 구독자인 도시의 소비자들은 집에서 꾸러미를 받아본다. 횡성읍에 이어 한영미 소장이 사는 오산리에서도 언니네텃밭 꾸러미 2호점이 만들어졌다. 한영미 소장 : 제가 1992년에 귀농해서 10년 동안 축사에 살면서 정말 농사일 열심히 했어요. 허리도 나갈 정도로. 그때 ‘찐 농사꾼’ 언니들, 동네 언니들이 정말 예뻐해주셨어요. 이 동네 ‘이효리’였어요. 그때는 차도 나 혼자만 있었어요. 장날마다 언니들이랑 장 구경 다니고, 언니들 건강검진 받으러 간다면 같이 다녔죠. 겨울이면 화투 치러 다니고 집집마다 커피 마시러 다니고. 근데 제가 여성농업인센터를 2002년에 시작했는데, 마을에서 읍으로 출퇴근하잖아요. 횡성읍 언니네텃밭도 시작하고, 센터 일에 집중하니까 동네 사람들 볼 일이 없는 거예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그래서 계를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보자고 했는데, 그 사이 언니들이 다 없어졌어요. 돌아가시기도 하고, 도시로 떠나시고. 그러면서 후회가 몰려오는 거지요. 여성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된다고 활동하는 건데, 정작 내가 사는 마을이 비어가는데 뭐 하고 있나. 그래서 우리 동네에 ‘오산 언니네텃밭’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이건 우리 마을에서 해야 된다, 그래 가지고 마을 안에 들어와서 마을 언니들하고 일을 시작한 거죠. 그렇게 2010년부터 시작한 오산공동체가 갖은 부침을 겪으며 지탱해 오던 2022년에 서근영 씨가 횡성으로 귀농했다. 한영미 소장에게 서근영 씨의 귀농은 오랜 가뭄에 단비였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두 사람은 토종씨앗 운동으로 인연을 맺고 있었다. 서근영 : 당시에 저는 서울에 있었어요. 서울여성회 회원이었고, 용산에서 공동육아에 참여하고 있었어요. 언니네텃밭 만들기 바로 전에 횡성 여성농업인지원센터에서 전통음식 전수사업으로 두부를 만들었거든요. 여기 두부가 너무 맛있어서 두부를 공동 구매해서 어린이집으로 배달 받으면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가져왔죠. 좀 장난같이(웃음). 환경 모임을 하면서 토종씨앗 운동을 만났어요. 토종씨앗이 계속 지켜지려면 어디선가 소비돼야 하잖아요. 그 소비를 만들어내자고 ‘꾸러미’라는 게 만들어지고 전국여성연대,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여성회에서 소비자를 모으고, 생산자는 전여농에서 모으자 이렇게 된 거였죠. 전국여성연대 회원들이 먼저 꾸러미를 신청했지요. 저도 횡성에 농활 왔었죠. 소비자로 시작해서 2010년에 언니네텃밭 여성농민생산자협동조합에서 상근자로 일하다가, 이후 횡성에 귀농하면서 이곳 센터에서 토종 사업을 맡고 있어요. 이젠 꾸러미 ‘생산자’도 되고요. 언니네텃밭 꾸러미를 소비자에게 보내기 전 날. 작업장에서 서근영 씨가 꾸러미에 넣을 명이나물 장아찌를 담고 있다.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의 토종씨앗 활동 담당자인 근영 씨는 언니네텃밭 생산자이기도 하다. (사진 촬영-호미) 호미 : 소비자에서 생산자까지, 엄청난 진급이네요. 서근영 : 여기가 좀 그래요. 진급도 많이 시키고…. 하는 게 많아요. 서근영 씨는 센터에서 여성농민으로서 본인이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토종씨앗을 받는 채종포, 토종씨앗을 키우는 농부를 양성하는 ‘토종씨앗지킴이 양성교육’, 경로당 등에 토종 농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식생활교육 매니저 양성과정, 시민들에게 텃밭 한 줄을 분양하는 ‘한줄농사’, 횡성의 토종 씨앗들을 모아둔 씨앗도서관, 센터에서 매월 열리는 작은 장터-다섯시장, 토종씨앗축제 등이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 여성농업인지원센터가 있다. 채종포에서 ‘씨앗도 키우고 사람도 키우고’ 언니네텃밭, 토종 한줄농사, 다섯시장…줄줄이 사업으로 이어져 토종씨앗 채종포는 이후 경기도 고양시 생협협의회 및 전 행복중심 생협연합회 회원들이 참여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채종포’로 바뀌었다. 이 소비자 활동가들은 매월 횡성으로 채종포공동경작 활동을 하러 온다. 여성농민들과 함께 밭을 갈고, 작물을 심고, 씨앗을 함께 받는다. 모금을 통해 운영 기금도 매해 전달한다. 채종포는 토종 작물을 키우고 씨를 받아 이어갈 뿐 아니라 토종씨앗 지킴이 활동의 장으로, 소비자들의 현장 체험과 교육장으로도 이용된다. 4년 전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서 ‘토종 한줄농사’를 짓는다. 서근영 : ‘토종 한줄농사’는 한 이랑씩 분양을 해서 한줄농사예요. 토종씨앗과 농사에 관심이 있는 지역민에게 분양했어요. 저희는 농촌에서 농사 안 짓는 사람들은 농사에 관심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의외로 땅이 없어서 농사를 못 지었다는 듯이 신청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농사가 꼭 큰 땅이 필요하거나 전업농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여기는 나오는 땅들이 규모가 크니까, 작게라도 농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오히려 별로 없거든요. 한줄농사를 통해 농민들이 멘토처럼 토종씨앗과 친환경 농법에 대해서도 알려주니 더 좋아하신 거 같아요.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회원들이 만든 ‘다섯시장’ 팝업 그림판. (사진 촬영-호미) 한영미 소장 : 작년에 토종씨앗 지킴이 교육에 참석한 교육생이 한줄농사를 신청했는데 나중에 50평을 분양받았어요. 자연스레 꾸러미 생산자가 되더라고요. 올해는 자녀교육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밭에 또다른 청년여성 농업인이 들어와 꾸러미 생산자가 되었어요. 그래서 한줄농사 밭이 저희한테는 의미가 커요. 토종씨앗에 대한 교육도 하고, 선후배 농민 간 교류하면서, 농업·농촌에 대한 토착 지식 같은 것도 전수되고요. 토종씨앗 농부를 길러내요. 올해 무경운, 무비닐 생태텃밭에도 처음으로 도전했어요. 서근영 : 토종씨앗 지킴이 분들한테 씨앗을 드리고 심게 하죠. 이분들이 대부분 소농인데 친환경으로 작게 농사짓는 생산자들에게는 판로가 없어요. 지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파 한 단을 사려 해도 마트에 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지역 소비자들과 소농을 직접 연결하려고 만든 게 ‘다섯시장’이에요. 센터 앞마당에서 열려요. 큰 장은 아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죠. 채종포는 토종씨앗만 키우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키우고 관계 맺게 한다.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공유지다. 땅만 있는 게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과 토착 지식까지 딸려 있는 이 공유지를 통해 토종씨앗 지킴이 양성과정이 만들어지고, 장터-‘다섯시장’까지 이어졌다. 다섯시장의 물품은 생산자 언니들이 만들어온 고추부각, 두부, 계란 등 언니네텃밭 생산물과 횡성양조에서 팥줄배기옥수수로 만든 전통 증류 소주, 우리밀 빵, 나무 도마 등 목공예품들까지 다채롭다. 봄에는 삼잎국화나물로 나물김밥을 만들기도 하고, 여름에는 토종팥 팥빙수를 만들어 먹는다. '꾸러미 부엌 체험'도 있는데 꾸러미 채소로 반찬을 만드는 기회다. 네이버 밴드를 통해 미리 품목을 안내하고 신청을 받는다. 특히 언니네텃밭 꾸러미를 할인가로 담아갈 수도 있다. 안 쓰는 물품을 서로 나누는 ‘아나바다 장터’도 동시에 열린다. 여성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은 식생활 교육의 교재가 되기도 한다. ‘횡성 식생활네트워크’에서 양성한 식생활교육 활동가들은 토종 농산물을 가지고 어린이집, 학교, 마을회관, 경로당 등을 찾아간다. 이 교육에서 참여자들은 토종 농산물을 만지고, 냄새를 맡고 맛보며 농업·농촌, 로컬 푸드, 토종의 가치를 배운다. 지역 먹거리를 사고 먹는 일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건강을 돌보고 지역과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실천임을 알아간다. 채종포에서 받은 씨앗은 센터 안 ‘씨앗도서관’으로 모인다. 도서관은 토종씨앗을 보관하고, 횡성의 농민들과 나누는 거점이 된다. 씨앗도서관의 조그마한 병들에 알알이 들어있는 씨앗들은 예술작품을 방불케 한다. 퍼렁콩, 검은 옥수수, 흰 땅콩, 메옥수수, 뚱오이, 돼지파…. ‘같은 씨앗도 키우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는 한영미 소장의 이야기까지 들으면, 씨앗들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여성농업인지원센터 한켠에 있는, 작지만 씨앗을 나누고 토종씨앗 축제도 열리는 넉넉하고 다채로운 도서관이다. 비영리법인 횡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는 매해 농사일지를 발간한다. 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토종씨앗들의 품목과 분류, 채종자와 채종밭, 보관 장소와 현지 보관 여부까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사진 촬영-호미) “남태령에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젊은이들이 생산자로, 소비자로 합류하면서 생기는 변화들 서근영 : 우리 센터에 토종씨앗 지킴이 교육 받으러 오셔서 꾸러미로 이어진 분들 중에 젊은 분들이 계셔요. 이분들이 생산을 하면 또 이 꾸러미가 달라져요. 한 친구는 혼자서 토종씨앗 40~50종을 하는 친구도 있어요. 상추만 해도 6~7가지를 해요. 저희도 이 친구들 덕분에 몰랐던 걸 알아가요. 개량종은 빨리 수확하잖아요. 근데 토종은 “하도 안 달려서 파버릴까 하는데 달리더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그러니까 개량종도 심고 토종도 심으면 수확할 수 있는 기간이 더 긴 거예요. 그래서 꾸러미에 물건을 계속 낼 수가 있죠. 한영미 소장 : 꾸러미가 어렵기는 해도, 그래도 이어가요. 이게 지역에도 여성농민에게도 크게 도움이 돼요. 여성농민이 직접 가격을 매기고, 여성농민 계좌에 돈이 들어가니까요. 적은 금액이지만요. 기후정의나 식량주권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가 없어요. ‘접어야 하나’ 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요. 작년부터 언니들 빈 자리에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언니들처럼 온전히는 못해도, 농지은행 통해서 농지도 분양받아서 농사짓는 친구도 있고, 토종씨앗 지키는 활동하면서 들어온 청년 초보 농사꾼도 있고요. 빈티지 샵을 하는 친구는 오전에 와서 작업을 해 주고 점심 먹고 가는 거죠. 서울 간 친구도 일주일에 이틀이나 삼일 와서 일하죠. 평생 농사를 짓고 있었던 언니, ‘찐농민’ 언니가 지난 주에 합류했어요. 그 언니는 농사도 짓고 요양보호사도 하시는 분인데, 성평등 교육 같이 들으면서 만난 분이에요. 센터에서 사업을 하면서 조금씩 활동가들이 만들어져요. 정말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이죠. 서근영 : 이번에 좀 놀랐던 게, ‘남태령’을 기점으로 꾸러미 회원도 작년에 많이 늘었어요. 후원도 늘었고. 언니네장터 이용자가 크게 늘었어요. 남태령 때 자유발언에서 “저 언니네텃밭 꾸러미 회원이에요.”하는 분도 계셨고…. SNS 통해서 많이 이야기됐나 봐요. 꾸러미가 전체적으로는 하향 추세였던 게, 소비자가 대부분 1인가구라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가 없잖아요. 지금은 1인 꾸러미도 있지만, 대부분 배달을 해 먹거나 포장해 오거나 이러니까. 그 와중에 늘었다라는 게, 이 사람들은 누구지? 우리에게 이런 결과들이 온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뿌듯하고…. 작년에 ‘다섯시장’에 서울여성회에서 왔어요. 센터에서 도농 교류 사업을 하거든요. 차 한 대가 왔는데, 완전 젊은 친구들인데, 남태령 친구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여성농민들하고 교류하기 위해서 왔다는 거예요. 올해 또 한 번 올 거예요. 이런 흐름을 상설화해야겠다, 그 친구들에게 부스 하나를 줄 수도 있죠. 그리고 농사짓는 언니들도 좀 새로운 공기를 쐬고 싶잖아요. 새로운 음식도 먹고 싶고. “농촌 공동체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공익적 지원 필요합니다” 호미 : 토종씨앗 사업이 씨앗을 지킬 뿐 아니라 지역과 도시, 농촌을 잇고 있네요. 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있다면요? 인터뷰하며 언니네텃밭 꾸러미 싸는 일을 거들었다. 신문지를 깔고 계란을 6알씩 싸고, 마늘쫑, 쑥갓 등은 무게를 재서 나눠 넣고, 쑥을 방앗간에 가져다주었다. 쑥떡 맛이 궁금해 직접 꾸러미를 주문했더니, 다음 날 집에 온 풍성한 꾸러미 모습이다. 쑥떡과 미나리 물김치가 향긋하기 그지없다. (사진 촬영-호미) 한영미 소장 : 토종씨앗 공부하기 위해 왔다가 꾸러미 생산자가 되시는 분들이 매년 조금씩 늘고 있는데요. 채종포나 언니네텃밭, 여성농업인센터는 청년여성 농업인에게는 농촌에서 살아갈 힘을 키우고 자기 농사를 배울 수 있는 거점이 된다고 봐요. 정부가 귀농귀촌정책 사업으로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주는데, 자기 농사 짓는 거에만 주지, 지역 농촌공동체에 들어가서 뭘 해보게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농사의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 사람들, 농촌 지역사회 공동의 가치를 도모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공익적 지원이 있으면 좋겠어요. 호미 : 귀농하신 근영 씨에게도 여쭤볼게요. 농촌에 살고 싶거나 농사를 짓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서근영 : 저는 내려오는데 걱정하거나, 뭘 준비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안 했어요. ‘언니들이 있으니까 가면 되지.’ 하고 왔기 때문에 정말 고민 없이 간다 했죠. 처음에 여자 둘이 내려와서 사는데 걱정하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런 걱정은 거의 안 해봤어요. 이미 오랫동안 마을에 자리잡은 언니들이 저와 함께하는 거잖아요. 든든하죠. 안정감이 크죠. 호미 : 마을살이는 어떠세요? 도시는 ‘마을’이라는 걸 실감하기 어렵지만, 귀농귀촌을 하는 동시에 마을공동체 성원이 되잖아요. 귀농귀촌했으면 마을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서근영 : 그쵸. 근데 저는 그냥 여성농민회와 센터에 녹아든 거 같아요. 농촌 언니들 테두리 안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더 큰 것 같아요. 센터를 통해서 횡성을 알아가요. 좋은 사람을 알아가고, 맛있는 식당도 알고. 서울에 있을 때도 접하기 어려웠던 좋은 교육을 받고 있어요. 센터는 그냥 막 도와줘요. 그냥 이 사람이 농촌에 왔다, 정착하겠다는 사람이다 하면, 할 수 있는 한 다, 최대한 도와줘요. ‘이렇게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해요.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에 온다는 게, 사실 너무 큰 전환이잖아요. 미리 알 방법도 없고, 엄청난 결단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사람들이 너무 많은 준비를 하는 거예요. 돈도 필요하고, 농사 교육도 엄청 들어야 되고, 작목을 미리 정해가지고 내려오라고…. 일반 귀농귀촌 교육이 그렇게 진행되더라고요.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삶에 관심이 있고 농사를 마음에 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농사를 시작했고 안 했고를 떠나서 먼저 여성농업인지원센터를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여기서 정말 좋은 여성농민, 언니들을 만날 수 있어요. [2부에서 이어집니다] [필자 소개] 호미 : 귀농운동본부 귀농통문 편집위원,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여성농어업위원회 위원, 장애활동지원사, 동화집필 노동자이다. 서울에서 귀농했다가 도시로 역이주했지만 다시 귀농 준비를 하고 있다. 여자들이 귀농하기 만만치 않지만, 그 여자들도 만만치 않다는 걸(지민주 노래 ⌜세상에 지지 말아요」를 따라썼다) 드러내려고 쓴다.
기후위기삶의 질SNS네이버경기도 -
경제대림통상, 상한가 찍더니 13% 급락…'주가조작' 의혹까지
장중 2715원까지 치솟았다 1813원 마감…고점 대비 33% 추락 라삔, 오후 1시 대림통상 추천…온라인선 '작전주' 의혹까지 대림통상이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 '평생 주식 카페' 갈무리 [더팩트|윤정원 기자]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았던 대림통상이 불과 몇 시간 만에 급락 마감했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 특정 이용자가 대림통상을 추천한 직후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추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대림통상은 전 거래일(2090원)보다 13.25%(277원) 내린 18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095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오후 1시 2분 상한가인 2715원까지 치솟았고, 오후 1시 16분까지 14분간 상한가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폭을 빠르게 반납해 오후 1시 49분 하락세로 전환했고, 결국 장중 최저가인 1813원에서 마감했다. 고점 대비로는 33.2%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거래량은 476만주를 넘어섰고 거래대금도 108억원을 웃돌았다. 대림통상은 12일 오후 1시 2분 폭등하며 '반짝' 상한가를 달성했다. /네이버 '평생 주식 카페' 갈무리 이례적인 주가 흐름은 약 122만명의 회원을 둔 네이버 '평생 주식 카페'의 종목 추천과 맞물리며 논란을 키웠다. 해당 카페에서 한 이용자가 이날 오후 1시 대림통상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해당 이용자는 이전에도 여러 종목을 추천해 온 만큼 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이를 참고해 매매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추천 시점과 상한가 진입 시점이 불과 2분 차이라는 점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온라인에서는 추천 이후 단기간에 매수세가 집중됐다가 주가가 급격히 무너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다른 리딩방이나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동시에 매수세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시세조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경찰 고소 등의 대응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특정 카페 이용자의 종목 추천과 이날 대림통상의 급등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해당 이용자가 다른 리딩방과 연계했거나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주장 역시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나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루 만에 상한가와 두 자릿수 하락을 모두 기록한 만큼 투자자 피해와 거래 배경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천 글이 올라온 시점 전후의 거래량 변화와 특정 계좌의 선행 매수·고점 매도 여부 등이 향후 의혹을 가를 핵심 대목이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한국거래소금융당국거래대금네이버카카오 -
생활[교통시대]'반값 모두의 카드' 9월까지? 연장?
고유가 및 전쟁 상황 예의주시 대중교통비 부담완화 효과…재정엔 부담 국토교통부가 내달 종료 예정인 '반값 모두의 카드'의 연장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는 당초 고유가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데, 고유가의 원인이 오락가락하고 있어서다. 고유가의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이란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가가 과거와 같은 불안정성을 보이진 않고 있다는 게 고민의 배경이다.▷관련기사:'모르면 손해'…1인당 대중교통비 4.4만원 돌려준 그 교통카드(6월9일)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 4월 고유가에 따른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반값 모두의 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정부가 올해 첫 추경 예산에서 국토부 소관의 세출 예산을 1904억원을 증액, 모두의카드 환급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에 따라 모두의 카드(정액제)의 환급기준 금액은 50% 인하되고, 출퇴근 시차 시간 이용자에 대해서는 정률제(기본형) 환급률이 30%포인트 상향됐다. 반값 모두의 카드가 주는 혜택은 적지 않았다. 대광위에 따르면 반값 모두의 카드는 4월 한 달간 이용자 1인당 평균 4만4000원의 대중교통비를 환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용자 교통비 평균 지출금액 7만원의 약 62%에 해당한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말 모두의 카드 가입자는 600만명을 넘었다. 작년 10월 400만명 수준이었던 모두의 카드 가입자는 올해 4월 500만명을 넘었고, 이후 3개월 만에 100만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런 추세라면 연내 가입자 8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응이 뜨겁고 효과도 크지만, 국토부와 대광위 내부에선 오는 9월 반값 혜택 종료를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대광위 고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반값 모두의 카드는 고유가 상황에 대응한 조치"라며 "현재 유가 수준을 보면 연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보통휘발유'의 평균판매가격은 리터당 1866.16원으로 7월 첫째 주 1952.06원 대비 상당히 하락했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2월 셋째 주(1688.26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비싼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답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모두의 카드 환급 대상에 청소년(13~18세)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관련 예산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을 환급 대상으로 추가하면 예산 부담은 이들의 가입 속도 및 규모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환급이 되지 않았던 것은 예산 때문"이라며 "청소년을 환급 대상으로 확대하는 시기는 예산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지도에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충남 온양온천역까지 가는 방법을 검색해봤다./사진=네이버 지도 한편으로 국토부가 내놓은 대중교통 할인 혜택을 과도하게 누리는 사례들이 파악되고 있는 점은 향후 문제로 거론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에서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역까지(편도 3750원) 가는 식의 장거리 이동이나, 상대적으로 비싼 광역버스나 신분당선 등을 이용해도 최대 월 5만원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65세 이상 어르신은 모두의 카드가 아니어도 무임승차를 이용해 온양온천역에 하차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모두의 카드 혜택이 확대되자 이러한 초장거리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이란 전쟁네이버청소년출퇴근 -
사회"평소 안 쓰던 돈" 택시 타고 배달시키고…'폭염비용' 확 늘었다
"10만원 들여 폭염템 장만", "단거리 손님 증가"…더위 피하려 추가 지출 삼계탕·빙수 주문 늘고 밀키트 인기…"건강·안전 위한 필수 지출"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양산과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전지아 수습기자 "아깝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어요." "평소엔 따릉이 탔는데 요즘은 자연스럽게 택시 앱으로 손이 가요." 서울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구태형 씨(26)는 올해 등풍기(등에 붙이는 웨어러블 선풍기), 쿨링타월, 양산 등 폭염 대비 용품을 장만하는 데 10만 원가량을 썼다. 버스를 기다리다 더위를 못 참으면 편의점이나 카페에 들어가 한숨 돌리는 비용도 늘었다. 평소 안국역에서 삼청동까지 따릉이를 이용하며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을 멀리했던 직장인 윤 모 씨(36)도 폭염 이후 택시 이용이 잦아졌다. 최근에는 자외선 차단 후드집업까지 새로 구매했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비뿐 아니라 택시비와 배달비, 폭염 대비 용품 구매 등 이른바 '폭염 비용'이 새로운 가계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회사까지 9000원인데 폭염 끝날 때까지 택시 타고 다녀도 될까", "도저히 못 나갈 것 같아서 집 앞 5분 거리 카페에 배달시켰다" 등 폭염으로 평소 하지 않던 소비를 하게 됐다는 글이 잇따랐다. 신촌역에서 만난 택시 기사 양 모 씨(60)는 "7월부터 더워지면서 1~2㎞ 단거리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 버스보다 돈이 더 들더라도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루 20건 정도 운행하면 예전에는 단거리 손님이 1~2건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5~6건에 달한다"고 했다. 택시승강장에 택시들이 정차해 있는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 검색어에서도 폭염 관련 소비가 두드러졌다. 최근 일주일간 디지털·가전 분야에서는 선풍기와 산업용 에어컨, 제습기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스포츠·레저 분야에서는 선풍기 조끼와 넥쿨러가, 패션잡화 분야에서는 양산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서울 일부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음식 배달 주문 건수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약 6%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전월 동일 요일보다 주문 건수가 약 30% 늘었다. 품목별로는 지난달 16~30일 삼계탕 주문이 전년 동기보다 65.1% 증가했고, 빙수(33.8%), 콩국수(24.4%)도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완조리 제품(국·탕·찌개 등)은 45.4%, 밀키트는 25.8% 늘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폭염의 영향으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음식을 배달받아 드시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여름 보양식이나 더위를 식히기 위한 차가운 음식 주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 재료를 손질하는 대신 완조리 제품이나 밀키트를 이용해 주방의 가열 도구 사용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수요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선택적으로 하던 택시 이용이나 배달 주문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강과 안전을 위해 사실상 필수적인 지출이 되고 있다"며 "폭염을 피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지는 측면은 있지만, 건강을 해치거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필요한 비용을 지출해 폭염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스트레스폭염경보네이버직장인 -
IT/과학“추천 넘어 AI가 대신 쇼핑”···네이버·카카오, '에이전틱 커머스' 경쟁 시동
인공지능이 상품 추천을 넘어 검색, 비교, 결제 등 쇼핑 과정 전반에 직접 개입하는 '에이전틱 커머스'가 새로운 시장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의 플랫폼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실제 구매로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틱 커머스네이버카카오 -
팩플15조 실탄 확보 네이버,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팩토리’ 스케일업 [팩플]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브룩필드로부터 약 14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대규모 확장에 나선다. 네이버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및 서비스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과 B2B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엔비디아AI 팩토리 -
팩플22년 만의 유상증자…네이버, 엔비디아 손잡고 ‘AI 팩토리’ 날개 [팩플]
네이버가 엔비디아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AI팩토리 사업 확장에 나섭니다. 네이버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내년부터 수익 창출을 목표로 중동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네이버엔비디아AI팩토리유상증자 -
아직 공개된 뉴스가 없습니다.
새 기사가 준비되는 대로 이곳에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