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최근 10년 사이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전 연령대에서 내려간 반면 여성은 3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심혈관질환과 암, 간질환, 정신질환 등을 부를 수 있는 음주 습관이 중년 여성층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질병관리청은 27일 지난해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음주 관련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성인 음주율은 2021년 바닥을 찍은 뒤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에는 성인의 57.1%, 즉 10명 가운데 6명꼴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기준 한자리에서 7잔(맥주 5캔) 이상, 여성 기준 5잔(맥주 3캔) 이상을 월 1회 이상 마시는 ‘월간 폭음률’은 33.7%로 나타났다. 같은 양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은 12.0%였다.
성별로 갈라 보면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음주 지표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고위험 음주율만 봐도 20대는 41.6%, 30대는 36.1% 줄어드는 등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반면 여성은 20대에서만 18.5% 줄었을 뿐 30대는 19.1%, 40대는 31.0%, 50대는 13.2% 각각 상승했다. 월간 폭음률 역시 여성은 30대 이상에서 모두 올랐다.
고위험 음주와 연관된 요인도 확인됐다. 흡연자가 고위험 음주에 빠질 가능성은 비흡연자의 2.6배에 달했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1.3배,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은 1.2배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기준 울산의 월간 음주율이 60.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북이 52.2%로 가장 낮았다. 울산은 월간 폭음률(39.0%)에서도 1위였다. 고위험 음주율은 강원(15.7%), 충북(14.4%), 울산(13.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2016년과 견주면 모든 시·도의 고위험 음주율이 낮아졌으며 세종(-5.7%포인트), 제주(-5.1%포인트), 인천(-4.1%포인트)의 하락 폭이 컸다. 음주율 상·하위 10개 지역을 비교했더니 월간 음주율이 높은 지역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3.5%로 낮은 지역(20.1%)을 웃돌았고, 고위험 음주율 상위 지역의 만성질환 진단율은 31.6%로 하위 지역(21.7%)과 격차가 컸다.
국내 고위험 음주율이 10년 새 다소 내려갔다고 해도 국제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위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를 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월간 폭음률은 비교 가능한 27개국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
제갈정 이화여대 교수는 “음주량이 늘면 질병 발생 부담이 커지므로 한 잔이라도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특히 음주 당사자의 피해도 문제지만, 음주운전이나 사고, 임신 중 음주에 따른 기형아 출산 등 주변에 간접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음주는 사회문제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에서는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별·연령별 음주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음주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