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동결·유가 급등에 다우 -2%
케빈 워시 연준 의장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5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인상 반대표가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이란전쟁에 따른 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일단 현상 유지를 택했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29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3.5~3.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부터 5회 연속, 케빈 워시 의장 취임후 2차례 모두 동결이다.
이번 결정에는 댈러스 로리 로건, 클리븛랜드 베스 해맥, 미니애폴리스 닐 카슈카리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3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지난 6월에는 만장일치 동결이었지만 한달만에 인상 목소리가 3명 등장한 것이다. 같은 입장의 반대표 3명은 2016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케빈 워시 의장은 “유연한 인플레이션 목표는 없다”며 “오직 하나의 목표치만 존재하며 그것은 2%”라고 단언했다. 그는 “FOMC 누구도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목표치를 상회한 5년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9주 만에 혹은 한 달간의 완만한 물가 하락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연준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서도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비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일부 공급 충격으로 인해 에너지를 포함한 특정 부문의 가격 상승이 촉진된 결과”라며 “연준은 가격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6월 FOMC에서 연준은 올해 1회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당시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강력하고, 만장일치이며, 결코 모호하지 않다”며 강력한 물가안정 의지를 밝힌바 있다.
극심한 유가 변동성...9월 금리인상 가능성 촉각워시 의장 체제 전환후 2차례 FOMC 모두 매파적 동결이란 평가를 받는데다 실제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과 10월 FOMC 인상 확률은 각각 57%, 69%로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 12월은 82%다.
극심한 전쟁발 유가 변동성 속에 향후 발표될 물가지표에 따라 연준의 결정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변동성 속에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보다 3.5% 상승하며 예상치(3.8%)를 밑돌았고 전달보다 상승폭이 크게 꺾였다. 전달 4.2% 오르며 2023년 4월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이란전쟁 종전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25% 폭락한 영향이다.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근원CPI는 전달 2.9%에서 2.6%로 내려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후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던 국제유가는 전쟁 격화로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날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방보다 7.9% 급등한 배럴당 90.7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84.46달러로 올라섰다.
미국이 공습을 멈춘 사이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요르단 미군 기지를 기습 공격하면서 전운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이란을) 두들겨 팰 것”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러다 인상 적기 놓칠라”...30년물 美국채금리 17년만에 5.2% 돌파유가급등과 연준의 매파적 동결로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52% 내린 7316.1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4% 하락한 2만 4442.94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19% 급락한 5만 1594.14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워시 의장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금리인상 ‘적기’를 놓치는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며 채권시장이 요동쳤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0.07%포인트 오른 4.67%, 30년물 국채금리는 0.1%포인트 급등하며 5.21%을 기록했다. 30년물 금리가 5.2%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채권자경단이 실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2% 목표에 도달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뱅크오프아메리카(BofA)와 도이치뱅크는 각각 3차례, 2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반면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7곳은 올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한편 전날 “30년전처럼 미국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여야 한다”며 연준에 금리인하를 압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동결 결정에 대해 “케빈은 환상적”이라면서도 “정치적 이사회가 있고, 그들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 한다”고 연준 이사들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