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양산하는 LG 클로이드 / 사진 제공=LG전자LG전자가 로보틱스와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한 상용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로봇용 액추에이터는 시험생산을 넘어 양산성 검증에 들어갔고, AI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올해 수조원대 신규 수주를 목표로 고객과 생산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역대 2분기 최대 실적…관심은 '다음 성장축'으로LG전자는 연결기준 매출액 23조8265억원, 영업이익 1조5791억원의 2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4.9%, 영업이익은 147%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치다.
중동 전쟁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에도 생활가전과 전장사업의 성장, 스포츠 이벤트 효과가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개선, 비상경영 체제 운영도 수익성을 높였다. 미국 수출 물량에 납부한 관세 환급 등을 포함한 순일회성 손익 약 3000억원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의 질의응답에서는 실적보다 로보틱스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냉각 등 신사업의 진행 단계와 성장 계획을 묻는 질문이 잇따랐다. 생활가전과 TV 등 기존 주력사업만으로는 중장기 성장 폭을 크게 확대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날 로봇용 액추에이터의 양산 준비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LG전자는 "상반기에 창원공장의 액추에이터 파일럿 라인 구축을 완료했고 현재 초도 물량 생산을 통한 양산성 검증과 품질 안정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장치 등을 결합해 로봇 관절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핵심 구동부품이다. LG전자는 가전용 모터와 구동부품을 개발·생산하며 축적한 기술과 제조 역량을 로봇 부품으로 확장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에는 CEO(최고경영자)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해 사업 기회 발굴부터 공급망 구축·관리, 제조, 판매까지 로봇 사업의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총괄하도록 했다.
/ 사진 제공=LG로봇과 핵심 부품의 개발·제작을 넘어 데이터 플랫폼과 AI 에이전트, 로봇 운영체제를 통합한 고객 맞춤형 피지컬 AI(물리 인공지능) 솔루션 사업자로도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계열사와 외부 파트너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도 강화한다. 내부에서는 LG AI연구원의 인공지능 기술과 LG CNS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LG이노텍의 비전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을 결합한다.
외부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와 중국 로봇 기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와는 LG전자의 로봇 하드웨어 기술·제조 역량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 스택을 결합해 제조 현장용 로봇의 PoC(개념검증)부터 실제 적용까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로봇 데이터 팩토리 구축과 로봇 기반모델 고도화, 시뮬레이션·검증 플랫폼 개발도 함께 진행한다.
LG전자는 "피지컬 AI라는 시장의 큰 변곡점을 맞아 서로가 보유한 핵심 역량에 기반한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향후 플랫폼 생태계 차원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선보인 CDU 제품. / 사진 제공=LG전자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 통합 플랫폼과 자체 인프라 솔루션을 연계하고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고밀도 냉각 기술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핵심 부품인 냉각수분배장치(CDU) 일부 모델은 NVIDIA 인증을 획득했다. 냉각수분배장치(CDU)는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냉각수를 분배하고 온도와 압력을 제어하는 액체냉각 장비다.
LG전자는 북미를 핵심 전략시장으로 정했다. 글로벌 연간 신규 IT 설비용량이 2026년 25기가와트(GW)에서 2031년 70기가와트(GW)로 늘어나고, 신규 용량의 60% 이상이 북미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코로케이션(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자, 주요 채널 파트너를 대상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 칠러와 액체냉각 부품·솔루션을 결합한 통합 냉각 시스템을 앞세워 프로젝트 수주를 늘릴 계획이다. 아시아에서는 LG그룹의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한국·중국 생산거점을 활용한다. 글로벌 빅테크의 아시아 AI 데이터센터와 현지 코로케이션 사업자를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한다.
LG전자는 "올해 수조원대의 신규 수주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잠재 고객사의 인증 확보와 공급망 진입, 해외 생산지 구축을 포함한 양산능력 확대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