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주가 27% 넘게 하락
책임경영·중장기 경쟁력 자신감 해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왕태석 선임기자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사흘간 27% 넘게 급락한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약 48억 원 상당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사들였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장내에서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매수했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종가 기준 보유 주식 가치는 약 47억9,000만 원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5.64% 내린 13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7일 종가인 181만6,000원과 비교하면 3거래일 만에 27.20% 하락했다. 6월 25일 장중 최고가 298만7,000원에 비해서는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고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반도체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자, 최 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하계포럼에서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한다"며 "(SK하이닉스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수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주가 급락 국면에서 그룹 총수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는 최 회장이 이를 신속하게 보여주기 위해 사전 거래계획 공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50억 원 미만으로 매수 규모를 정했다고 보고 있다. 상장사 임원이나 주요주주가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을 거래하려면 거래 개시 30일 전까지 거래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그동안 최 회장은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최대주주인 SK스퀘어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SK스퀘어가 보유한 1억4,610만 주를 포함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주식은 총 1억4,612만8,151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