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기금도 순매수 전환
최태원 회장도 닉스주식 48억 매수
켄 그리핀 시타델 설립자코스피가 사흘 동안 무너져 내리는 동안 반대편에서 주식을 사들인 큰손들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노리는 헤지펀드와 연기금 등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미국의 헤지펀드 간에도 손바뀜이 발생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위기의 SK하이닉스 주가를 떠받치겠다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 주식 50억원 가까이를 사들였다. 투자 커뮤니티 등에선 31일 SK하이닉스 상한가 가까이 폭등하자 최 회장이 하루만에 12억원 가까이 벌었다는 글이 돌고 있다. 다만 최 회장의 경우는 겉으로는 반토막 난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인 것이지만 책임 경영 메시지를 즉시 내보내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헤지펀드 간 손바뀜
CNBC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 연구원 출신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운용하는 AI 전문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투자한 기술 종목 대부분을 입찰을 통해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에 넘겼다. 투자한 종목의 손실이 커지자 버티지 못한 것이다. 켄 그리핀이 창업한 시타델은 운용자산이 약 710억달러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오픈AI 슈퍼얼라인먼트 팀을 거친 아셴브레너가 2024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세운 AI 전문 펀드다. 올해 상반기(1~6월) 수익률은 439%로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외신들에 따르면 보유 종목에는 SK하이닉스와 브로드컴, 인텔, 코어위브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차입 투자를 했다가 SK하이닉스 등 주가가 폭락하며 담보 가치를 보충하라는 마진콜을 받은 것으로 시장에는 알려졌다. 강제청산을 당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시타델에 넘기기 직전 보유했던 종목들의 가치를 약 160억달러로 추산했다. 이 정도가 시타델에 넘어간 것이다.
거래 후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에 남는 자산은 약 100억달러로 줄었다. 앤스로픽 등 비상장 지분은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국내 연기금도 최근 순매수 전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 초부터 지난 29일까지 코스피에서 8조182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6월 29일부터 지난 29일까지 한 달은 8582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증시가 급락한 28~29일 이틀에만 6290억원을 순매수했고, 29일 하루 순매수액 4517억원은 올해 연기금 일간 순매수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매수는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최근 한 달 순매수액 1조1090억원 가운데 7287억원이 이틀 만에 집행됐다. 29일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4059억원, 1조3279억원을 순매도하는 동안 기관은 2조6113억원을 순매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5 ⓒ 뉴스1 허경 기자닉스 주식 48억 산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는 30일 최 회장이 장내 매수로 보통주 362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 기준 매입 규모는 47억8564만원이다. 최 회장이 이 회사 주식을 직접 사들인 것은 처음이다.
자본시장법상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라 50억원 이상을 거래하려면 최소 30일 전 거래 규모와 수량, 기간을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사전 보고 절차를 건너뛰고 책임 경영 메시지를 즉시 전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최근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며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30일 전 거래일보다 7만9000원(5.64%) 내린 132만2000원에 마감했다. 28일 14.65%, 29일 9.61% 급락에 이은 사흘 연속 하락으로, 누적 하락률은 27.2%다. 시가총액은 10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주가는 6월 25일 장중 29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한 달여 만에 반 토막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