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사진. 국밥처럼 잘 넘어가는 음식을 먹으면 씹는 횟수가 줄어드는데 이로 인해 침샘이 자극을 덜 받아 침 분비가 줄어든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입안이 자꾸 마르면 ‘물을 적게 마셔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을 충분히 마셔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구강 내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침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침이 맡은 일은 다양하다. 음식물을 부드럽게 뭉쳐 삼키기 쉽게 만들고,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며,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퍼뜨린다. 이러한 침의 분비량은 수분 섭취 뿐만 아니라 평소 식사 습관에도 좌우된다.
죽·국밥 자주 먹기평소 죽이나 국밥처럼 씹을 필요가 거의 없는 음식을 자주 먹는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씹는 동작 자체가 침샘을 자극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씹는 횟수가 줄면 침이 나올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 ‘생리학과 행동(Physiology&Behavior)’에 게재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연구에서는 성인 10명에게 씹는 힘이 거의 필요 없는 파라필름(질감이 일정한 실험용 왁스 필름)과 빵·셀러리를 각각 씹게 하고 침 분비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파라필름보다 빵과 셀러리를 씹었을 때 침이 더 많이 나왔다. 부드러운 음식은 씹는 자극이 약해 침 분비를 이끌어내는 힘도 상대적으로 약하다. 씹는 자극이 줄면 침 속 소화효소 분비도 함께 줄어, 장기적으로는 소화불량과도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
한쪽으로만 씹기식사할 때 유독 한쪽으로만 씹는 경우가 있다. 이런 습관이 오래되면 덜 쓰는 쪽 침샘은 자극을 덜 받아, 그쪽 입안에 도는 침의 양도 적어질 수 있다. ‘구강생물학 아카이브(Archives of Oral Biology)’에 게재된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에 따르면, 여성 20명의 좌우 귀밑샘(가장 큰 침샘)에서 나오는 침을 각각 받아 비교했더니 평소 왼쪽으로 씹는 사람은 왼쪽 귀밑샘에서, 오른쪽으로 씹는 사람은 오른쪽 귀밑샘에서 침이 유의미하게 더 많이 나왔다.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이어지면 덜 쓰는 쪽 입안은 침이 적게 돈다. 이에 음식물을 양쪽으로 나눠 꼭꼭 씹는 게 좋다.
급하게 먹기식사 시간이 짧고 빨리 먹는 습관도 살펴봐야 한다. ‘생리학과 행동(Physiology & Behavior)’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성인 39명의 식사 모습을 촬영해 분석했더니 빨리 먹는 사람은 천천히 먹는 사람보다 한 입당 씹는 횟수가 평균 42% 적었다. 음식물이 입안에서 체류하는 시간도 60% 더 짧았다. 이 연구에서 씹는 횟수가 많고 음식물이 입에 체류 시간이 길수록 삼키는 순간 음식에 섞이는 침의 양도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급하게 먹는 습관이 침과 음식이 섞일 기회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