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하닉 매수 하루 만에
평가차익 14억3000만원 잿팟
외인 8.6조원 역대 최대 순매수
개미들은 10조5000억원 순매도
변동성에 지친 개미들 탈출 분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월 24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과 얼마 전 던졌던 이 한 마디가 하루 만에 현실이 됐다. 지난 7월 30일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약 47억8500만원)를 사재로 전격 장내 매수했다. 책임경영을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50억원 이상 매수 시 거쳐야 하는 '30일 사전공시' 절차마저 피하며 빠르게 시장에 등판했던 그의 선택은 기막힌 '저점 매수'가 됐다.매수 이튿날인 31일, SK하이닉스는 사상 첫 상한가(171만8000원)로 직행하며 장을 마감했다. 매수가(132만2000원) 대비 주당 약 39만6000원이 뛰어오르며, 최 회장은 단 하루 만에 약 14억3000만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거두게 됐다.
SK하이닉스의 역사적 상한가와 동시에 코스피도 급등장을 연출했다.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26.8% 급등하며 역대 최대 일간 상승률을 새로 썼고, 코스피 지수는 17.9% 상승한 6595.45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졌던 2008년의 기록(11.95%)을 뛰어넘은 역대 최고 수치다.
하지만 급등장을 연출한 주체와 판을 떠난 주체는 명확히 갈렸다. 바로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엇갈린 행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8조6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매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0조5000억원을 순매도하며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외신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일단락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기대감이 다시 커지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반도체주 하락에 베팅했던 해외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막으려고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숏커버링 물량이 쏟아지며 외국인 매수세를 키웠다.
[사진 | 뉴시스]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주가가 크게 흔들리면서 생긴 불안감 때문에 매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널뛰기장 속에 지칠 대로 지친 개미들이 주가가 급반등하자 원금을 회복하고 손실을 줄이려고 주식을 팔았다는 해석이다. 결국 외국인의 대대적인 자금 유입이 만든 '사상 최대 상승장'이 연출됐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들은 대거 시장을 떠나며 그 과실을 공유하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롤러코스터 장세가 거듭되면서 정부는 기록적인 증권거래세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거래세 수입은 세율 인상과 거래대금 증가가 맞물려 지난해보다 338.7% 늘어난 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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