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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63조 투자익의 함정…키옥시아 주가 따라 출렁일 ‘장부상 잭팟’

요약
  • SK하이닉스의 2분기 세전이익 중 상당 부분은 키옥시아 지분 관련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에서 발생했습니다.
  • 그러나 최근 키옥시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하반기에는 해당 이익이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는 장부상 미실현 이익 성격이 강해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 지분 가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사진=AI 생성 이미지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투자 지분 가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사진=AI 생성 이미지

SK하이닉스가 2분기 100조원을 훌쩍 넘긴 세전이익의 배경에는 본업보다 큰 투자자산 이익이 자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액은 키옥시아 지분 매각으로 현금화한 이익이 아니라 주가 상승을 반영한 미실현 평가이익으로 추정된다.

다만 평가 기준일인 6월 말 이후 키옥시아 주가가 한 달 만에 56% 급락해 하반기에는 이익이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 4조 투자, 2025년 말 장부가 14조원으로

SK하이닉스의 2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투자자산 매각 수익과 평가이익 등을 합친 투자자산 관련 이익은 63조27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산 관련 이익이 반영되면서 영업외수지는 전년 동기 4910억원 손실에서 62조2166억원 이익으로 전환했다. 외환 관련 이익 1조1470억원과 투자자산 매각·평가이익 등이 포함된 기타영업외순이익 60조8890억원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법인세비용차감전이익(세전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07% 증가한 122조7080억원으로, 매출(79조3187억원)을 약 43조원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투자자산 관련 이익의 상당 부분이 키옥시아 투자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3조2700억원 가운데 키옥시아 관련 이익이 얼마인지, 지분 매각에 따른 처분이익과 전환사채 평가이익이 각각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인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한 2017년 베인캐피탈 주도의 한·미·일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키옥시아에 투자했다.

2018년 5월에는 각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거쳐 투자금 납입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투자 회수 목적의 특수목적법인(SPC1)에 2조6370억원을 출자하고, 전략적 투자 목적의 SPC2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1조2788억원에 취득했다. 총투자액은 3조9160억원이다.

공시상 키옥시아 관련 투자자산의 공정가치는 투자 직후인 2018년 말 4조1830억원에서 2021년 말 6조3475억원까지 늘었다. 이후 메모리 업황 부진과 기업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24년 말에는 3조5063억원까지 줄었다.

키옥시아가 2024년 12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주가가 급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관련 투자자산 장부가액도 크게 뛰었다.

2025년 말 SPC1 공정가치는 7조4052억원, SPC2는 6조7466억원으로 평가됐다. 합계는 14조1519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6456억원, 303.6% 증가했다. 최초 투자액과 비교하면 3.6배 수준이다.

■ SPC1은 일회성 처분익, SPC2는 주가 따라 출렁

두 투자자산은 이익이 발생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SPC1은 키옥시아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재무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부터 키옥시아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했고, SPC1의 지분 처분도 올해 6월 마무리됐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SPC1을 통해 최초 투자원금 2조6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실적 발표와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누적 현금 회수액은 약 14조원이며, 이 가운데 약 10조원이 2분기 최종 지분 매각 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장부에 남아있는 SPC2는 성격히 전혀 다른 전환사채로, SK하이닉스가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시 키옥시아 지분 약 14.17%에 해당한다.

SPC2의 공정가치는 키옥시아 지분가치와 SPC2의 보유 지분율 등을 토대로 산정된다. 키옥시아 주가가 오르면 평가이익이 커지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이미 인식했던 평가이익이 줄거나 평가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키옥시아 주가 변화. 사진=AI 생성 이미지 ◆…키옥시아 주가 변화. 사진=AI 생성 이미지

시장에서는 2분기 투자자산 관련 이익 중 SPC2 미실현 평가이익만 50조~6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키옥시아 주가가 상장 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덕이다. 2024년 말 1640엔(약 1만4639원)이던 주가는 2025년 말 1만435엔으로 536.3%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6월 22일 장중 11만2700엔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6월 30일에는 8만9680엔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2분기 말인 6월 30일 8만9680엔에 달했던 키옥시아 주가는 3분기 들어 7월 30일 기준 3만9500엔으로 56.0% 급락했으며, 장중 최고점(11만2700엔)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65.0%에 이른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신용거래 청산이 겹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주요 메모리 업체의 증산 계획과 PC·모바일 수요 부진으로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졌고, 엔화 반등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평가이익이 6월 말 공정가치 기준인 만큼, 현재 주가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SPC2 관련 평가이익은 2분기보다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공정가치 산정 시 지분 가치 외에도 매각 할인율, 환율, 투자 구조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에 키옥시아 주가 하락률과 SPC2 평가액 감소율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56% 떨어졌다고 평가이익도 같은 폭으로 감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SPC1 처분이익은 매각이 완료되면 사라지는 일회성 이익이며 SPC2 평가이익도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장부상 이익인 데다 키옥시아 주가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63조원대 투자이익을 SK하이닉스의 지속 가능한 이익 창출력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조세일보는 SK하이닉스에 투자자산 관련 이익 63조2700억원 가운데 SPC1 처분 관련 이익과 SPC2 전환사채 평가이익이 각각 얼마인지, 전액이 키옥시아 관련 손익인지 등을 질의했다. 회사 측은 세부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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