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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졸음 깨우던 시대 끝…원인 직접 잡는 기면증 신약 나왔다

미 FDA, 다케다 ‘오르제이풀’ 최초 승인
한국 환자들 처방까지는 1~2년 걸릴듯
뇌질환 조절 블록버스터 타깃으로도 주목
릴리·에자이 경쟁 속 셀트리온도 도전

 [픽사베이] [픽사베이]단순히 졸음을 깨우거나 밤에 잘 수 있도록 수면을 유도하는 데 그쳤던 기면증 치료제 시장에 질병의 근본 원인을 직접 치료하는 혁신 신약이 등장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6일(현지시간) 뇌 속 수면 조절 물질을 직접 복원하는 다케다제약의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신약 ‘오르제이풀’을 승인했다.

1형 기면증은 뇌 시상하부에서 각성과 주의력, 식욕 등을 조절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인 ‘오렉신’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자가면역 반응 등으로 파괴되어 발생하는 희귀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모다피닐, 암페타민계 자극제, 옥시베이트 등 기존 치료제들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없애거나 야간 수면을 강제로 유도하는 등 파편화된 증상만을 조절하는 대증요법에 머물러 있었다. 반면 이번에 승인된 오르제이풀은 기면증의 근본 원인인 오렉신 결핍을 직접 보완한다. ‘오렉신-2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수면-각성 신경회로를 정상화한다.

이번 승인은 성인 1형 기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다케다의 글로벌 임상 3상 데이터인 ‘퍼스트라이트’와 ‘레이디언트라이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임상 시험 결과, 1일 2회 복용하는 경구용 제제인 오르제이풀을 투여받은 환자군은 위약(플라시보) 대조군 대비 주간 각성 유지 능력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1형 기면증 환자의 삶의 질을 가장 심각하게 저해하는 탈력발작 횟수를 최대 90% 줄이는 효능을 증명했다.

국내 기면증 환자들이 오르제이풀을 실제로 처방받기까지는 약 1~2년의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다케다제약 한국법인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게 되면, 1형 기면증이 희귀질환에 해당하는 만큼 희귀의약품 지정 및 신속심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희귀질환 신약 특성상 초기 출시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보건당국의 신속한 급여 등재 여부가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케다의 오르제이풀 승인으로 오렉신 수용체 작용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을 올 3분기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적 사건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렉신-2 수용체가 뇌의 감정 조절, 인지 기능, 에너지 대사 및 수면 리듬 유지 전반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무기력증 및 수면-각성 주기 붕괴, 중증 우울증의 무기력 증상 개선에도 오렉신 작용제가 핵심적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렉신 수용체 치료제 시장이 단순 수면 장애 치료를 넘어 전체 중추신경계(CNS) 질환을 아우르는 블록버스터 타깃으로 발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실제 다케다를 비롯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은 이번 1형 기면증 승인을 필두로, 탈력발작이 나타나지 않는 2형 기면증과 특발성 과수면증, 그리고 교대근무 수면장애 등으로 적응증 확장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에자이는 자사의 수면장애 노하우를 결집한 선택적 OX2R 작용제 ‘E2086’의 글로벌 임상을 추진 중이며, 일라이 릴리, 알케미스, 센테사 등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상업화 단계 진입을 목표로 임상 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산업 역시 이러한 글로벌 대세 흐름에 발맞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은 국내 신약개발 벤처기업 아름테라퓨틱스와 손잡고 차세대 오렉신-2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을 발굴하여 특허를 출원하는 등 개발을 본격화했다. 선발 주자인 다케다의 뒤를 잇는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신약)’ 약물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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