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의 광장에 쓰러진 자유의 여신상이 그려진 광고판이 걸려있다. AP연합뉴스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식을 두고 대화를 이어온 이란과 오만의 공동 성명이 임박한 가운데, 중동 내 관계국들의 물밑 대화가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해협 통제권을 확고히 하려는 이란의 구상도 하나둘 구체화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본다”며 재차 낙관론을 폈다.
이란 준관영 파르스통신은 6일(현지시간) 이란·오만 협상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이란 측 북쪽 항로와 오만 측 남쪽 항로에서 이뤄진 다음, 특정 기간 후 해협 중앙 항로를 통해서만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시적 단계에서 남북 통항이 허용되지만, 이후에는 이란의 해협 통제가 훨씬 강화된 상태에서 통항을 재개하겠다는 취지다.
선박에 부과되는 통항료는 다양한 서비스 청구 비용의 일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한 소식통은 “선박 적재 화물 가치에 따른 통행료 부과율을 두고 이란과 오만 간 이견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요금은 이란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을 포함해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선박 화물 가액의 5∼7%, 오만은 약 3% 수준의 수수료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란 의회는 ‘미국 관련 선박 통항 금지’ 등의 더욱 강경한 해협 통제책을 내놓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켰다. 의회 의장단 소속 알리레자 살리미 의원이 이날 공개한 ‘호르무즈 해협 및 페르시아만 안보와 지속할 수 있는 발전 보장을 위한 전략적 조치’ 법안 초안을 보면 이란 의회는 미국·이스라엘을 포함한 기타 적대국 소속의 선박의 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이란 대리 세력에 반하는 행동을 한 국가의 선박·화물도 금지됐다. 이란에 피해를 준 국가와 개인은 피해 배상 전까지 통과를 불허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반할 경우 화물 가치의 2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화물 가치 20%’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통항 선박에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안전 비용’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치를 미국을 겨냥한 법안에 담아 돌려줌으로써 오락가락했던 미국의 전쟁 대응을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날 엑스에서 “대규모 공격이 임박했다…잠깐, 취소. 그들이 협상을 원한다”라 쓰고 “이는 무한 반복되는 외교 쇼”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란 의회의 강경한 구상이 실제 협상에 반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교섭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합의가 임박하며 관련국의 물밑 대화도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할 예정이라고 미국 CBS 방송이 보도했다. 튀르키예와 사우디, 파키스탄 3자 정상회담도 예정됐다.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제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알자지라는 “파키스탄의 사우디 방문은 지역 전체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라며 “군사력·기술·에너지와 사우디의 막강한 자금력이 결합하면서 역내 주요 강대국이 뭉치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 이후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중대한 움직임”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전쟁이 끝나는 대로 유가 하락은 다시 올 것”이라며 “나는 곧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본다. 오래 갈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주 잘하고 있다. 나는 협상에 관여돼 있으며 우리는 잘하고 있다. 조만간 (종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