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자금 문턱 낮추는 핀셋 지원
연합뉴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허구역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투기 수요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취지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실수요자에게 한정해 예외를 두는 핀셋 지원 방식이 거론된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토허구역 내 실수요자 대출 규제 보완 방안을 논의 중이다. 완화 대상은 청년층 등 실수요자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청년층 등 실수요자와 대출 규제로 막힌 갈아타기 수요자의 불편이 커 대출 규제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면서 “다만 모두에게 풀어주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토허구역은 투기 거래를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살 때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토지 지분이 있는 주택은 원칙적으로 매수자가 일정 기간 실거주해야 한다. 서울 강남권 등 주요 토허구역은 규제지역 대출 규제까지 겹쳐 있다. 무주택자에 한해 집값의 40%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의 주담대 상한선도 있다. 청년층 등은 자기자본이 적어 실거주 의사가 있어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
토허구역 내 대출 규제 완화 논의는 기존 조치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앞서 정부는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있는 토허구역 주택을 살 경우 당장 입주하지 않아도 되도록 길을 열어줬다. 주담대를 받을 때 전입 신고 의무도 일부 풀어줬다. 그러나 이는 집주인의 실거주 시점을 늦춰준 조치에 불과하다. 이번 논의는 실수요자의 매수 자금 문턱까지 낮춰야 더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메시지도 달라지고 있다. 돈줄을 강하게 죄고 있지만 청년층 등 실수요자까지 묶는 것은 과도하다는 문제의식이 커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청년층 등 실수요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청년층 등 서민 주거에는 핀셋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핵심은 규제 완화 수위 조절이다. 토허구역은 정부가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가장 강하게 묶는 규제다. 이곳에서 대출 규제가 풀리면 부동산 시장에는 투기를 부추기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묶고 주담대에는 별도 관리 목표까지 부여해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으로 흐르는 돈줄을 차단해온 상황에서 토허구역 내 대출 규제 문턱을 낮추는 것은 민감한 선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허구역 규제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청년층 등 실수요자의 매수 통로를 얼마나 열어주느냐가 이번 논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