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 시 화물가치의 20% 벌금”
오만과 해협 관리 협상도 유리
트럼프 “곧 종전”에 “쇼” 일축
협상 타결돼도 강경파가 변수
오만 무산담 반도에서 6일(현지 시간) 바라본 호르무즈해협 인근 선박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던 미국 예고와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협상 주도권이 오히려 이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6일(현지 시간)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란 의회(마즐리스) 국가안보위원회가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적대국 소속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안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련 군수·민간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과 이란과 ‘저항의 축’ 등 친(親)이란 세력에 대한 군사행동에 관여한 선박 또한 통항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아울러 이란에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되는 국가는 손해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 이 같은 규정을 위반할 경우 선박이 운송하는 화물 가치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법안에 포함됐다.
오만과 막바지 협상 중인 해협 관리 방안도 이란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이란은 오만과 호르무즈해협 통항과 관련해 지리적 좌표 설정에 합의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파르스에 따르면 해협으로 들어오는 선박은 이란이 관리하고 빠져나가는 선박은 이란과 오만이 공동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란이 강경하게 주장해온 통행료 부과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란과 오만이 선박 화물 가치에 따라 3% 혹은 7%를 통행료로 부과할지에 대해 이견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요금 규모는 이란 ‘서비스’ 수준을 포함해 여러 변수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선별적으로 허용될 것이라는 소식에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82.49달러로 3.8% 상승했다.
중간선거 전까지 성과를 거둬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철회하기 어려운 상태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유가가 하락하는 날이 다시 올 것”이라며 “나는 곧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본다. 오래갈 수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보유한 미사일 재고가 상당수 소진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주 강력한 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무제한 공급이 가능하다”면서 반박했다. 이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X(옛 트위터)에서 “외교 쇼”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측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인정해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중재하는 아랍권 중재국들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등 강경파가 합의를 깨고 행동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강경파뿐만 아니라 협상파 또한 호르무즈해협 통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 공조에도 균열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미국 정치권에서 자국 지원에 관한 공감대가 흔들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WP는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이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 신문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 약 4분의 3을 포함해 미국인 과반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축소·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 전쟁이 양국 간 균열을 더 넓혔고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지원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 비율도 증가세다. AFP통신은 이스라엘이 약속한 레바논 철군을 사실상 번복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