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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를 한반도에서 몰아냈다”… 문무대왕이 ‘왕중왕’인 이유

[배기동의 고고학 기행+]문무대왕을 우리 역사 ‘최고의 왕’이라고 주장하면, 일반인들에게 고대의 광개토대왕이나 조선의 세종대왕을 욕하는 말로 들릴 수가 있겠다. 그러나, 포부와 지략 그리고 애국심을 보면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 국가지도자이다. 무엇보다도, 통일전쟁 이후 676년에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쫓아낸 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늘날 중국의 속국이 아닌 바로 그 이유이다. 만일 당과의 싸움에서 지고 문무대왕의 동생인 김인문이 당 고종이 책봉한 대로 신라 왕으로서 계림도독이 되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찔한 일이다. 문무왕은 중국이 대륙의 동쪽 끝을 차지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아침에 동해 바다 위로 해 뜨는 성스러운 나라’를 지킨 바로 그 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지도자는 그냥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감은사 발굴광경 북서에서 동남방향. 국립문화재연구소 감은사 발굴광경 북서에서 동남방향. 국립문화재연구소

문무대왕, 우리 역사의 왕중왕



문무왕, 법민(法敏)은 후일 태종무열왕이 되었던 김춘추와 김유신의 딸, 문희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났으니 당시로서는 금수저 중에 금수저이다. 왕중왕(王中王)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외교적 지략과 담대한 포부를 가진 포용적인 전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당나라의 중화팽창주의 전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대처할 수 있었고, 백제와 고구려 유민들을 규합하여 나당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전략적 자산을 만든 것이다. 백제와 마지막 전투에서 의자왕의 아들 부여융(扶餘隆·615~682)을 잡았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잡혀 온 부여융의 얼굴에 침을 뱉고는 ‘너희 아비가 나의 누이 고타소랑을 억울하게 죽여 옥중 바닥에 묻었으니 수십 년 동안 마음이 아팠다’하고는 목을 베려 했으나 목숨을 구걸하는 융을 살려주었다. 그의 전사적 기질과 포용성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그리고 왕의 유언을 받아 적을 정도로 가까운 신라 스님 자의법사를 두고서, 백제 유민 경흥(憬興)스님을 국사로 모시도록 유언하는데 통일된 나라의 태평을 불심으로 도모하기 위한 깊은 생각도 엿볼 수 있다. 감은사가 이 자리에 건립되어야 할 바로 그 절절한 대왕의 애국심과 지략을 엿볼 수 있는 일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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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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