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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돌아오니 꼭대기였네”…서학개미, 코스피 꺾이자 다시 ‘미장’으로

국민일보 DB 국민일보 DB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 ‘국장’으로 눈을 돌리는 듯했던 서학개미들이 다시 해외주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4~5월 두 달 연속 해외주식을 내다 팔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6월 다시 순투자로 돌아섰다. 공교롭게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찍은 뒤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 투자 흐름이 주로 반영되는 ‘비금융기업등’의 해외주식 투자는 지난 6월 5억470만달러 순투자를 기록했다. 5월 6억550만달러 순회수에서 한 달 만에 다시 플러스로 전환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비금융기업등의 해외주식 순투자액은 지난 1월 57억1020만달러에 달했다. 이후 2월 35억6510만달러, 3월 6억3720만달러로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4월에는 4억2490만달러 순회수로 돌아섰고 5월에도 6억55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두 달 연속 해외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연초 해외로 향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돈줄이 사실상 거꾸로 흐르기 시작한 셈이다.

이 시기는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던 때와 겹친다.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로 자금을 옮기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귀환’ 기대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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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월 들어 분위기가 다시 달라졌다.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그러나 이날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 거래일보다 0.13% 내린 9052.42로 장을 마쳤다. 개인 투자자가 1조664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공교롭게도 해외주식 투자 역시 6월부터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코스피가 고점을 향해 달리던 사이 해외주식에서 발을 빼던 서학개미들이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꺾이자 다시 해외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국내 증시의 조정이 깊어지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선명해졌다.

특히 상승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3일 25만4500원으로 마감해 6월 19일 기록한 전고점 37만4500원보다 32.0% 떨어졌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184만5000원까지 내려오며 6월 25일 사상 최고가 대비 38.2% 하락했다.

서학개미의 발걸음은 실제 미국 주식 매매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 4월 미국 주식을 4억6893만달러 순매도한 데 이어 5월에도 9억3977만달러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6월 6억3296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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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서는 미국행에 더욱 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5억8999만달러, 약 5조2762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한 달 전체 순매수액의 약 5.5배다. 불과 한 달 전까지 ‘국장 복귀’가 거론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증시를 떠난 자금이 향한 곳도 공교롭게 반도체였다. 서학개미들은 7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SOXL’을 대거 사들이는 한편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권(ADR)에도 뭉칫돈을 넣었다. 국내 반도체주 급락에 지친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통해 다시 반도체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까지 나타난 것이다.

한은의 국제수지상 해외주식 투자와 한국예탁결제원의 미국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집계 대상과 기준이 달라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4~5월 해외주식 매도가 두드러졌다가 6월 이후 다시 매수세가 살아났다는 방향성은 두 통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국내 증시가 빠르게 오르면서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시장으로 돌아올 유인이 충분했지만, 이후 코스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도주의 조정이 길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할 경우 수익률과 투자 기회를 찾아 다시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최근 1400원대 초반까지 내려온 원·달러 환율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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