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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철거하는 척하더니 폐허 만들어”...흉물로 방치된 인천 양키시장

市, 동인천역 개발 사업계획 변경 ‘검토’...토지 보상안 놓고 상인들과 이견에 중단
시장 골목은 막히고 3m 펜스 둘러싸여 인적 끊긴 지 오래…문 닫은 상가 수두룩
“소유자 이주 진행 중…결합 개발 등 검토
9일 오후 2시 인천 제물포구 송현동 송현자유시장 앞이 공사 상황을 알리는 펜스로 출입이 막혀 있다. 함현철기자 9일 오후 2시 인천 제물포구 송현동 송현자유시장 앞이 공사 상황을 알리는 펜스로 출입이 막혀 있다. 함현철기자
“철거하고 개발한다더니, 아예 폐허로 만들어놨어요.”

9일 오후 2시께 찾은 인천 제물포구의 송현자유시장(옛 양키시장). 한때 인천을 대표한 전통시장으로 꾸준히 손님이 오가던 이곳은 높이 3m의 펜스에 둘러싸여 있다. 건물 1층 상가엔 철제 셔터가 내려가 있고, ‘안전제일’ 글씨가 쓰인 간이 펜스와 그물이 쳐져 있다. 간판은 색이 바래 아예 글씨는 사라져 있고, 2~3층은 내부가 텅 비어 유령 건물을 연상케 한다.

길을 오가는 시민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은 인적이 끊겼고, 이 때문에 주변에 있는 상가들도 여럿이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만난 A씨는 “작년부터 철거하고 개발한다고 골목 입구에 공사 현장이라고 막아놨는데, 누가 지나다니겠느냐”며 “20년째 재개발한다는 말만 반복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거하길래 이제야 개발하나 싶었는데, 철거하는 척하더니 멈춰 서면서 이제 흉물로 전락했다”며 “지방선거 끝나니 이제 보상이나 개발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인천 동인천역 옆 송현자유시장의 철거가 최근 멈춰 서면서 도심 흉물로 전락했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iH)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동인천역을 중심으로 북광장과 남광장 일대 9만 4천㎡(2만 8천 평)를 개발하는 ‘동인천역 일원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iH는 2025년 말 사업 부지 중심에 있는 송현자유시장 1-1구역부터 보상 및 철거를 시작했다.

9일 인천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동인천역 일원 도시개발사업의 사업 대상지의 모습. 조병석기자 9일 인천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동인천역 일원 도시개발사업의 사업 대상지의 모습. 조병석기자
그러나 iH는 최근 송현자유시장 1-2구역에 대한 철거는 중단했다. 토지 보상을 두고 상인들과의 이견에 부딪힌 데다, 또 전반적인 사업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동인천역 도시개발사업에서 남광장 부지 2만 4천㎡(7천272평)를 제외할 방침이다. 국가철도공단이 옛 인천백화점 부지를 포함한 남광장 일대를 경인국철 지하화와 연계해 ‘동인천 민자역사 철거 및 복합개발사업’으로 독자 추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가 당초 목표로 한 2031년 준공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는 오는 12월께 개발계획 변경 고시를 하고, 이후 iH는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신규 사업 타당성 조사의 재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동인천역 일대는 지난 2007년부터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사업과 도시재생사업·도시개발사업 등으로 개발계획 변경만 이뤄졌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사업성이 낮아 민간사업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원도심에서는 결합개발 방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어떤 지역과 묶을지, 개발이익 산정과 특혜의 정도를 어떻게 할지를 공공이 같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iH 등이 참여해 특혜 시비에서 벗어나고 개발이익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건물 안전 문제로 철거를 먼저 시작했으나 소유자 이주가 끝나지 않아 불가피하게 중단했다”며 “사업성의 낮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합개발방식’ 등의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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