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보고서
韓, 휴머노이드 핵심 공급망 전망
자동차 부품 기술은 로봇에도 적용
액추에이터, 로봇 손 분야 기술 우위
탈중국 공급망으로도 주목 받아콩 한 알도 미끄러짐 없이 집어 올리는 한국인의 쇠젓가락 손재주를 닮은 것일까. 정밀 제어 기술, 특히 로봇 손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에서 한국이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정밀 부품과 '로봇 손(Dexterous Hand)'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의 핵심 부품 공급국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6에서 에이로봇 부스 관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 M1과 함께 다양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골드만삭스는 최근 '휴머노이드 발전에서 한국의 커지는 역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역할(pivotal role)을 수행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휴머노이드에서 구현 난도가 높은 분야 가운데 하나는 사람의 손을 모사한 로봇 손과 이를 움직이는 관절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Actuator)다. 인공지능(AI)가 아무리 정교한 판단을 내리더라도 손가락 끝의 힘을 섬세하게 조절해 물건을 집고 옮기는 동작은 결국 하드웨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보고서는 완성차 부품과 전동화 기술 분야에서 축적한 미세 제어 노하우가 휴머노이드의 관절과 구동 시스템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휴머노이드 제조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추에이터와 정밀 로봇 손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술적 우위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도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탈중국(ex-China)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한국이 대체 공급망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서방의 로봇·AI 기업들이 중국을 대신할 정밀 부품 공급처를 찾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35년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량의 약 30%에 한국의 부품과 기술 공급망이 직·간접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기술에 기반한 휴머노이드 생산 규모 역시 2030년 7만4000대에서 2035년 41만2000대로 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휴머노이드 개발은 하드웨어 기술과 함께 실제 현장에서 축적되는 '피지컬 AI'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휴머노이드가 공장과 물류센터 등 다양한 환경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가 학습하면 로봇의 작업 능력이 다시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 골드만삭스 보고서,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로봇을 실제 현장에 투입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정밀 부품과 제조 경쟁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휴머노이드를 산업 현장에 빠르게 투입해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의 또 다른 열쇠가 될 수 있다.골드만삭스는 한국이 노동자 1만명 당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정밀 부품 기술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를 시험할 수 있는 세계적인 테스트베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자동차 산업에서 쌓은 전동화·정밀제어 기술과 제조 역량이 휴머노이드 공급망으로 이어질 경우, 자동차 부품업체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주가 휴머노이드 산업의 잠재적 수혜주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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