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캡처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에 대한 2030세대의 반발이 온라인상 조롱성 밈(meme)으로 번지고 있다.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 주거난을 해결하자는 아이디어에 고급 아파트를 패러디한 가상의 ‘폐버스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10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황 의원의 버스 하우스 제안을 풍자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늘의 청년 버스 부동산 매물’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다. ‘한남 더 휠’은 매매가 2000만원, ‘아크로 리버스 파크’와 ‘반포터 자이’는 각각 1500만원이라는 식으로 가격을 붙였다.
서울의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인 ‘한남 더 힐’, ‘아크로 리버파크’, ‘반포자이’를 패러디한 것이다. 버스의 바퀴를 뜻하는 ‘휠’을 넣거나 ‘리버파크’를 ‘리버스 파크’로 바꾸고, ‘반포자이’에는 버스의 ‘포터’를 결합하는 식이다.
“해당 프리미엄 물건 문의 급증으로 매매 호가가 실시간 변동 중이니 실수요자들은 빠르게 움직여달라”는 문구까지 붙어 실제 부동산 매물처럼 꾸몄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도 확산하고 있다. ‘나 반포 살지롱~’이라는 제목의 이미지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을 연상시키는 배경에 ‘버스 하우스 01’이라고 적힌 버스가 등장한다.
폐버스를 여러 대 늘어놓고 ‘청년주택’ 단지를 만든 듯한 이미지도 등장했다. 건물 대신 버스를 세워놓고 ‘청년 행복’, ‘함께 사는 청년주택, 같이, 가치’ 등의 문구를 넣어 정책 제안을 풍자했다.
또 다른 AI 영상에는 폐버스 청년주택에 입주한 가상의 청년이 등장해 “여름에는 찜질방이고 겨울에는 냉동고”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담겼다. 한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조회수 23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스 하우스 논란은 황 의원이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황 의원은 네덜란드의 ‘보트 하우스’ 사례를 언급하며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개조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 임시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1대당 리모델링 비용을 5000만원가량으로 잡아 1만 세대를 공급해도 5000억원 수준이라며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그러나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했다. “집이 없는 게 아니라 살 집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라며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제안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주거비와 집값 부담을 겪는 청년들에게 폐버스를 주거 대안으로 제시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황 의원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청년분들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며 “버스 하우스 개념은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황 의원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9일 관련 간담회에서 버스 하우스에 대해 “다양하게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자는 차원”이라며 “해프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예기치 않게 상처 입힌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청년층의 반발은 실제 주거 여건과도 맞물려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 가운데 거주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27.7%에 그쳤다. 관련 통계가 재편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결국 폐버스를 활용한 주거 아이디어가 정책 대안으로 검토되기도 전에 ‘반포터 자이’, ‘한남 더 휠’ 등 조롱의 대상으로 변하면서 청년 주거 문제를 둘러싼 세대 간 인식 차이만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