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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뜨게 만든 피싱전화…전국 모텔서 중계소 운영한 20대

피의자 검거가 이뤄진 숙박업소에서 발견된 중계기. 금천경찰서 제공 피의자 검거가 이뤄진 숙박업소에서 발견된 중계기. 금천경찰서 제공

해외 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발신 전화번호를 ‘010’으로 표시되도록 조작하는 이른바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20대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21)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704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지내던 중 성명불상의 인물에게 범행을 제안받아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지난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사회에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박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30일 예정돼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팽모(20)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다. 이에 따라 팽씨 사건은 다음 달 7일 추가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두 사람은 해외에 거점을 둔 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전국 모텔을 돌며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설치·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텔에 일정 기간 투숙하면서 중계기를 설치하고, 약 1주일마다 숙소를 옮기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피싱 조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7개월 동안 이 같은 중계소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공공기관이나 업체 관계자를 사칭한 뒤 식당·숙박업소 등에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거나, 특정 업체의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돈을 송금받는 이른바 ‘노쇼’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39명으로부터 약 11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피싱 조직은 박씨 등에게 택배를 통해 대포폰 136대와 유심칩 395개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피의자들이 관리하는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중계소를 원격으로 조작했다.

그 결과 피싱 조직원이 인터넷전화 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연락하더라도 상대방 휴대전화에는 해외 또는 인터넷전화 번호가 아닌 일반적인 ‘010’ 휴대전화 번호가 표시되도록 만들었다.

경찰 수사 결과 박씨 등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해외 피싱 조직의 지시를 전달받은 뒤 전국 각지의 모텔을 옮겨 다니며 이 같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박씨 사건에 대한 심리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30일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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