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7.56포인트(0.76%) 오른 6303.33으로 출발했다. 연합뉴스코스피가 급락 이후 단숨에 낙폭을 되돌리는 ‘V자 반등’이 아닌 ‘√(루트)자 반등’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외국인 수급과 투자심리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금융위기 때보다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높아진 기업 이익 전망을 근거로 하나증권은 “공포는 끝나지 않았지만 반등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주가는 금융위기보다 싸졌다…이익 전망은 상승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8월 이후 코스피가 ‘√자형’ 회복 경로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급락 이전 수준을 단기간에 회복하기보다는 가격과 금리가 먼저 바닥을 만들고, 이후 기업 이익과 외국인 수급이 가세하면서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흐름이다.
근거는 주가와 펀더멘털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다. 코스피는 6월 고점 대비 33.3% 떨어졌지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연초 이후 약 184% 상승하며 12개월 연속 상향 조정됐다.
실물 지표도 견조하다. 7월 수출은 98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2.8%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달러로 178.8% 뛰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당시에는 주가 하락과 함께 기업 이익 전망도 악화했지만 이번에는 반대다.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EPS 전망은 오히려 높아졌다.
밸류에이션은 이미 과거 위기 수준을 밑돌고 있다. 지난 9일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2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인 6.27배와 코로나19 당시 7.53배보다 낮다. 주가는 위기를 반영했지만 기업 이익은 아직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금리 우호적 전환…외국인 수급은 변수
미국 금리 부담이 낮아진 점도 반등에 힘을 보탤 요인이다. 미국 7월 비농업 고용은 2만3000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8만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고, 5~6월 고용도 합계 10만3000명 하향 조정됐다.
이에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13%포인트 하락한 44.4%로 낮아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6%대로 내려왔다.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도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 불안이 미국 국채 매도로 번질 ‘꼬리위험’을 낮춘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외국인 수급은 여전히 부담이다. 7월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고, 8월 첫째 주에도 정규시장과 넥스트레이드(NXT)를 합쳐 코스피에서 약 7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레버리지발 수급 왜곡은 완화되는 모습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코스피 비중은 지난달 30일 32.5%에서 이달 7일 3.4%로 급감했다. 기계적인 변동성은 줄어들 수 있지만 외국인 수급과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만큼 V자형 급반등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음 상승 열쇠는 수출·외국인
향후 반등의 지속성을 결정할 핵심 지표로는 수출이 꼽혔다. 단순한 증가율보다 반도체 수출의 절대 규모와 일평균 수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수출 호조가 기업 이익 전망을 뒷받침하면 외국인 자금의 복귀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시장 내부의 수급 정상화도 과제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매도 시 약 0.2%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을 언급하며 초단기 거래와 기계적 리밸런싱이 현물시장에 전가하는 변동성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첫 반등은 가격과 금리가 만들 것”이라며 이후 상승을 결정할 동력으로 기업 이익과 외국인 수급을 꼽았다. 수급 왜곡이 정상화되고 수출이 이익 전망을 뒷받침한다면 코스피가 저점을 차츰 높이는 √자형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