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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부족에 中 CXMT 손 내민 애플…美 의회 “구매 막아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와 중국 국기가 함께 표현된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제공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와 중국 국기가 함께 표현된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제공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 등 여러 제품군에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메모리 반도체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자 조달처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는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제품의 구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동맹국과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둘러싼 미중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 등 여러 제품군에서 CXMT의 메모리 반도체를 시험하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것이다.

애플은 CXMT와 초기 공급 협상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CXMT 메모리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로이터는 애플과 CXMT에 관련 내용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으나 양사는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플만 중국산 메모리를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HP와 에이서도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에 CXMT 메모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기존 공급망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셈이다.

CXMT는 중국을 대표하는 D램 업체로, 최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베이징에 두 번째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망 확대를 경계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존 물레나 의원과 민주당 조지 화이트사이즈 의원은 지난달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의 CXMT·YMTC 메모리 구매를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두 의원은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D램 부족을 이유로 중국산 메모리 구매를 추진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메모리 업체에 대한 의존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 공급망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저가 물량을 공급할 경우 서방 메모리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미 국방부는 올해 CXMT를 중국군과 연계된 기업으로 지정했다. 현재 이 지정만으로 미국 기업의 CXMT 제품 구매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 등 미국 기업에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의원들은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CXMT를 수출통제 대상인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하고, 이미 명단에 오른 YMTC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구매 규제 범위도 넓게 제시했다. 미국 개인과 기업이 CXMT·YMTC를 비롯해 엔티티 리스트나 미 국방부 중국군 연계 기업 명단에 오른 업체로부터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이나 정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I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연방정부 정보기술(IT) 인프라, 주요 기반시설에 사용되는 메모리도 금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한에는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EU 등 동맹국과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CXMT와 YMTC가 글로벌 메모리 부족을 계기로 미국과 동맹국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을 함께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D램 시장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HBM뿐 아니라 일반 D램 수요도 증가해 3사는 신규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CXMT와 YMTC는 각각 D램과 낸드를 중심으로 중국 내 공급망을 확대해왔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로 공정 기술에서는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 격차가 있지만 생산능력 확대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할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이 CXMT 제품을 시험하고 HP와 에이서가 일부 제품에 중국산 메모리를 채택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수급 상황과 맞물려 있다.

반면 미국 정치권은 중국산 메모리 구매 금지와 동맹국 공동 대응까지 요구하고 있어 CXMT의 미국 기업 공급망 진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애플은 부족한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업체까지 공급선을 넓히고 있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기존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

향후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은 중국 업체의 기술·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미국이 중국산 메모리 구매를 어느 수준까지 제한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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