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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 '없던 일'되나…당정 이견에 법제화 난항

이 대통령 '부패한 이너서클' 강하게 질타 뒤
금융당국 고강도 법률 개정안
3월 발표 예고했지만 연기… 6·7월 줄줄이 무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총 두 차례로 제한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도 발표를 무기한 미루고 있다. '부패한 이너서클'의 장기 집권을 막겠다며 강도 높은 손질을 예고했지만, 당정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법제화가 불투명해지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발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회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개정안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해 3연임을 금지하고,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독립이사(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등 장기 집권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위는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돌며 초안을 설명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비공개 당정협의도 진행했다.

앞서 지배구조 선진화 논의가 본격화한 건 지난해 12월 금융위 업무보고 자리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겨냥해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며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만들어서 돌아가며 계속 해 먹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즉각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월 신년사에서 "차세대 후보군도 에이징돼(나이가 들어서) 골동품이 된다"고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도출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개정안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8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안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3월 중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가 구체적인 설명 없이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이 원장은 6월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지주가 숏리스트 작업을 하는 7월 3일 전에 발표될 것"이라고 재차 못 박았으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발표 일정도 또다시 무산됐다. 금융위는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8대 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간담회를 열고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간담회가 잠정 취소된 뒤 관련 일정은 다시 잡히지 않고 있다.

발표가 거듭 늦어지면서 당초 개정안에 담긴 핵심 내용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 정무위원들도 연임 금지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 난처한 기색을 보이면서 금융위가 마련한 개정안이 당정 협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사실상 법제화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정이 법제화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대안도 거론된다. 연임 횟수 자체를 제한하는 대신 연임할수록 주주총회 찬성 요건을 높이는 것이다. 최초 선임 때는 과반, 첫 연임은 70%, 세 번째 임기는 90% 이상 찬성을 받도록 문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당정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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