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뇌는 나이만큼 똑같이 늙지 않는다. 같은 60대라도 어떤 사람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판단하지만 어떤 사람은 집중력과 기억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걷기, 식단, 대인관계 같은 일상 습관이 뇌 노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9일(현지 시각) 미국 건강전문매체 프리벤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뇌가 건강하게 늙고 있는 신호와 인지 저하를 늦추는 생활습관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뇌의 노화 속도는 실제 나이뿐 아니라 식습관, 신체 활동, 생활 습관, 사회적 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젊은 뇌의 첫 번째 신호는 스스로를 실제 나이보다 젊게 느끼는 것이다. 이를 '주관적 나이'라고 부르며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느끼는 사람은 건강 상태가 더 좋고 더 오래 사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 검토가 있다. 자신을 젊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쓰는 활동에 더 자주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여러 언어를 쓰는 능력도 뇌 건강과 관련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중언어 사용자는 나이가 들어도 한 가지 언어만 쓰는 사람보다 뇌 회백질 부피를 더 많이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백질은 생각, 기억, 판단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외국어를 새로 배우는 것도 뇌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현재에 집중하는 마음챙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UCLA와 호주국립대 연구에 따르면 마음챙김 습관은 뇌 회백질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경세포 간 연결을 돕는 활동으로 소개됐다. 하루를 시작할 때 10분 정도 명상하는 방식이 예로 제시됐다.
반대로 낮에 계속 졸리거나 피곤한 상태는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밤에 충분히 쉬지 못하면 뇌가 회복할 시간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잦은 낮 피로는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도 관련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은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해마를 작게 만들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메이요클리닉 신경학 교수 닐 그래프-래드퍼드 박사는 "수면은 뇌를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낮에 심하게 피곤하거나 함께 자는 사람이 코골이를 말한다면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세상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도 뇌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핀란드 연구진은 냉소적인 성향이 강한 고령 남성에게서 인지 저하 비율이 더 높고 더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냉소적인 사람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을 수 있다고 봤다. 코르티솔은 시간이 지나면서 뇌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의력이 자주 흐트러지는 경우도 살펴야 한다. 긴 영화나 지루한 대화에서 잠시 집중이 깨지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일상적으로 집중이 어렵다면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쉽게 산만해지는 상태를 인지 노화의 신호로 봤다. 퍼즐이나 게임 같은 두뇌 활동은 집중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가 기억력 변화를 말할 때는 더 주의해야 한다. 약속을 한 번 잊는 일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반복되면 문제 신호가 될 수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 엘크하트클리닉의 신경과 전문의 토머스 R. 비딕 박사는 "내가 보는 기억력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보통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과 친구가 기억력 문제를 알아차렸다면 전문가 의견을 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 건강을 지키는 식습관으로는 지중해식 식단이 꼽혔다. 생선, 건강한 단백질, 잎채소, 견과류, 베리류, 올리브오일을 포함한 식단은 심장뿐 아니라 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연구는 지중해식 식단이 인지장애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걷기도 중요한 습관이다. 지난해 미국의학협회저널에 실린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하루 7000보 걷기는 인지 저하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비딕 박사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즐거운 운동이 뇌의 쾌락 중추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게 돕는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도 뇌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가 주도한 연구는 믿을 수 있는 사람과의 사회적 연결이 스트레스를 쉽게 풀게 하고 뇌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긍정적인 태도 역시 뇌 건강 관리에 필요한 요소로 언급됐다. 그래프-래드퍼드 박사는 "긍정적인 태도는 인지 노화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걷기, 건강한 식단,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가 뇌를 젊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