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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허벅지 주사로 바꾸니 매출 급증... 제약업계 제형 변경 속도전

피하주사형 키트루다 美 성장세 뚜렷
투여 시간 30분→1~2분… 편의성 ↑
특허 보유 기업은 매출 사수 전략으로
변경 기술 보유 기업은 고객 유치 경쟁
바이오시밀러도 제형 바꾸려 시도 중
미국 머크(MSD)의 항암제 '키트루다' 정맥주사 제형.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 머크(MSD)의 항암제 '키트루다' 정맥주사 제형.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매출 세계 1위인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이 미국 허가 1년 만에 업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이자,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가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팔에 주사바늘을 꽂고 약 30분에 걸쳐 맞아야 했던 기존 정맥주사 제형을 복부나 허벅지에 1, 2분 만에 투여하는 피하주사로 바꾼 데 대한 시장 반응은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키트루다의 제형 변경 전략이 적중한다면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이며 바이오의약품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형 변경 기술을 둘러싼 국내 기업들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키트루다, 피하주사 전환 시험대



9일 미국 머크(MSD)에 따르면 이 회사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품인 ‘키트루다 큐렉스’의 2분기 매출이 4억6,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1억2,800만 달러) 대비 약 261.7% 증가한 수치다. 기존 정맥주사형 키트루다와 합산한 2분기 매출은 83억7,000만 달러였다. 1분기 매출(80억3,400만 달러) 대비 약 4.2% 뛰었다. MSD는 예상보다 빠른 큐렉스의 초기 성장이 전체 키트루다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정맥주사형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317억 달러의 매출을 낸 세계 1위 의약품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9월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의 고형암에 큐렉스를 쓰도록 승인했다. 그간 바이오의약품은 투여에 시간이 걸리는 정맥주사 제형이 많았는데, 최근 약효는 유지하면서 투여 방식만 피하주사로 바꾸는 제형 변경 기술이 등장해 업계의 신성장 전략으로 떠올랐다. 블록버스터 약인 키트루다의 제형 변경은 이런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졌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는 세계 피하주사제 시장 규모가 2025년 349억 달러에서 2035년 66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피하주사제 시장 규모. 그래픽=김대훈 기자 세계 피하주사제 시장 규모. 그래픽=김대훈 기자

제형 변경 흐름 대응하는 기업 전략들



국내외 제약사들은 보유한 기술과 제품군 특성에 따라 이런 흐름에 서로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를 보유한 빅파마는 특허 만료를 대비한 방어 수단으로 피하주사제 출시에 열을 올린다. 특허가 끝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처방 수요를 별도 특허가 적용되는 피하주사제로 옮겨 매출의 상당 부분을 지키려는 전략이다.

제형 변경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 알테오젠과 미국 할로자임은 피하주사제 변경을 추진할 고객사를 늘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키트루다를 피하주사제로 바꾸는 데 바로 알테오젠 기술이 적용됐다. 알테오젠은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엔허투'와 사노피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도 피하주사로 전환 중이다. 할로자임은 로슈의 '허셉틴', 존슨앤드존슨의 '잘렉스', 얀센의 '리브리반트' 같은 항암제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꿨다. 최근 국내 기업 휴온스랩도 피하주사 전환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 적용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오리지널 특허 기업이 피하주사제를 출시하지 못한 시장을 파고드는 중이다. 피하주사제가 확대돼도 정맥주사제 처방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MSD는 미국 내 키트루다 처방의 30∼40%를 피하주사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도 정맥주사제에서 피하주사제로 전환하기 위한 자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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