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의 최고 금리, 베선트는 왜 총력전에 나섰나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약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금리를 억누르기 위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다,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은 인공지능(AI) 기업들이 고금리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배경으로 꼽힙니다.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장중 5.28%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월가는 베선트 장관의 지난주 세 가지 행보를 금리 방어를 위한 총력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거론된 방안은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이뤄진 미일 공동 엔화 매수 개입입니다.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보유 미 국채를 매도할 경우 채권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베선트 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해외·국제통화당국(FIMA)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기구를 활용해 일본이 국채를 팔지 않고도 달러를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두번째 방안은 국채 공급 조절 신호입니다. 재무부는 최근 분기 자금조달계획(QRA)에서 이표채·변동금리채 발행 규모의 ‘증가’ 검토 문구를 ‘변경’ 검토로 수정했는데, 이는 감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BMO캐피털마켓츠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약 61%가 향후 30년물 발행 축소를 예상했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 대한 지원사격도 진행했습니다. 워시 의장의 금리 동결 이후 시장 불안이 커지자 베선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성장과 물가 안정의 균형을 잘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가 2조 달러에 육박하고 국가부채가 약 40조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근본 해법은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재무부 자문기구인 국채차입자문위원회(TBAC)는 현행 발행 수준이 유지될 경우 2027~2028회계연도에 약 1조 4500억 달러의 자금 조달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장기채 발행 축소는 결국 단기채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워싱턴포스트(WP)는 베선트 장관을 향해 “국가 재정을 헤지펀드처럼 운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보조금 대신 증시로…中 AI굴기 ‘자본 동원령’
중국이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약 4경 원 규모의 자본시장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 재정만으로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어려워지자, 정부가 직접 증시를 떠받치는 이례적인 조치까지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8조 달러 규모의 주식·채권시장을 활용해 AI 관련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는 지난달 상하이 커촹반에 상장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입니다. CXMT는 98억 달러를 조달하며 중국 본토 역대 두 번째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했고 상장 첫날 주가가 466% 폭등했습니다. 정부가 도입한 예비심사 제도 등 신속한 지원 정책이 흥행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이는 기존 보조금·세제 혜택 중심 지원 방식과 달리, 자본집약적인 AI 산업 특성상 시장 자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중국 기술기업의 조달액은 2170억 달러로, 같은 기간 1조 4000억 달러를 조달한 미국 기업에 크게 못 미칩니다.
특히 중국은 국유 금융기관이 직접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증시 방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시아 반도체주 급락으로 여파가 우려되자 중국국신·청통홀딩스가 12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했고, CATL 등 주요 기업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졌습니다. 채권시장에서도 올해 380억 달러 규모를 조달하며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평균 표면금리는 1.9%로 미국보다 3%포인트 이상 낮았습니다.
양쯔메모리(YMTC)·유니트리·무어스레드 등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러한 자본 조달 전략이 계속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아모바자산운용의 야마우치 히로야 중국·아시아시장 전문가는 “투자 대안 부족으로 특정 기업에 자금이 쏠려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샤오미 로봇의 비밀병기, 바이트댄스 ‘로봇 아버지’였다
바이트댄스 로봇 연구를 이끌던 핵심 임원이 1년 전 샤오미로 은밀히 이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중국 빅테크 간 AI 인재 쟁탈전의 치열함이 부각되고 있습니다.현지 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로봇팀을 총괄했던 쿵타오는 지난해 여름부터 샤오미 로봇사업부 파운데이션 모델팀을 이끌고 있으며, 함께 일했던 다수의 인력도 그를 따라 샤오미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적 사실이 1년 가까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해당 조직이 샤오미 내부에서도 극도로 폐쇄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별도 사무실을 쓰고 전사 화상회의에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등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칭화대 박사 출신인 쿵타오는 바이트댄스에서 ‘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며 조직을 100여 명 규모로 키운 인물로, 업계에서는 그의 합류로 로봇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던 샤오미의 AI 모델 개발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력 쟁탈전은 상호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쿵타오를 잃은 바이트댄스는 반대로 샤오미 출신 로봇 인력과 딥시크 핵심 연구원 궈다야를 영입했고, 딥시크 역시 바이트댄스 시드팀에서 약 70명을 흡수했습니다. 텐센트도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이트댄스 시드팀 연구원 4명을 데려갔습니다. 잇단 인력 유출을 겪은 딥시크는 최근 창사 이래 첫 외부 투자를 유치한 뒤 핵심 인력을 두 배로 늘리는 대규모 채용에 나섰습니다.
인재 몸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중국 직장인 플랫폼 마이마이 조사에 따르면 AI 관련 신규 채용 공고는 1년 새 10배 이상 늘었고 월평균 급여는4만 7000~7만 8000위안(약 986만~1637만 원) 수준이며,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졸업생 중에는 초봉 600만 위안(약 12억 원) 이상을 받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시드팀 직원에게 사업부 가치와 연동된 별도 주식을 지급하며 인력 이탈 방지에 나섰습니다.
이와 함께 AI를 배우려는 해외 유학생 유입도 늘어, 듀크대 쿤산캠퍼스는 올가을 외국인 학부생 지원자가 8년 연속 최다를 기록했으며 중국 교육부도 외국 대학과의 합작 교육 프로그램을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신규 승인했습니다.
韓·中 추격에 맞불…日 소니, TSMC와 이미지센서 동맹
이미지 센서 분야 세계 1위인 일본 소니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와 손잡고 차세대 이미지 센서 양산에 약 9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AI 기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입니다.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소니그룹과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소니 세미컨덕터 이미지 센서 공장에서 차세대 제품을 함께 생산하기로 하고, 올해 안에 소니가 약 60%, TSMC가 약 40%를 출자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9년이며 투자 규모는 1조 엔으로, 이는 소니그룹 반도체 부문의 4년 치 설비투자액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소니는 일본 정부와 보조금 지원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존에 분업 체제로 협력해온 두 회사가 공동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AI 보급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지 센서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을 AI가 제어하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눈’ 역할을 맡을 핵심 부품으로 꼽힙니다.
경쟁 구도도 이번 협력의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중국 옴니비전과 한국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로 소니를 바짝 뒤쫓는 상황에서, 소니는 TSMC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격차를 다시 벌리겠다는 전략입니다. CMOS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50% 안팎의 점유율을 지켜온 소니는 지난해 8월 삼성 파운드리가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 센서를 수주하면서 위협을 받아왔습니다.
한편 TSMC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 ‘칩온패널온서브스트레이트(CoPoS)’의 첫 생산라인을 대만 자이 공장에서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대만 경제일보가 전했습니다. 인텔 등 경쟁사의 저비용 패키징 기술에 대응한 조치로, 기술과 수율 안정화까지는 약 1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TSMC는 대만 디스플레이 기업 AUO의 공장 2곳을 매입해 첨단 패키징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2023년 주민 반발로 무산됐던 타오위안 1.4나노 공정 공장 건설도 축소된 규모로 재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 호조 속에 TSMC의 7월 매출은 약 2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