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이 배상해야”...유가 5% 급등
립부 탄 인텔 CEO. 사진 제공=인텔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뉴욕 증시가 일제히 약보합으로 마감했다.1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95포인트(0.11%) 내린 5만 3975.9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53포인트(0.06%) 하락한 7753.11, 나스닥종합지수는 85.26포인트(0.32%) 떨어진 2만 6605.36에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2.86% 내린 것을 비롯해 애플(-1.53%), 브로드컴(-1.25%) 등이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1.21%), 아마존(1.32%), 구글 모회사 알파벳(0.91%), 스페이스X(4.23%),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0.48%), 테슬라(0.70%) 등은 하락장에서도 상승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호르무즈 해협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장 초반 혼조로 출발했다. 이란은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의 선결 조건으로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업무협약(MOU) 내용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의 6개 요구사항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이란 측 요구사항에는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영구적인 공격 중단, 미군 철수, 피해 보상, 제재 해제, 이란 동결 자산의 무조건적인 해제 등이 담겼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항로를 둘러싼 오만과의 협상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는 통항료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해양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자연스럽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도 “우리는 지금 미국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 위반 행위를 멈추고 그에 대해 배상할 때까지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뿐 아니라 친(親)이란 예멘 후티 반군도 9일 사우디아라비아 지잔 지역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보유한 정유공장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대표들이 지난 5개월의 군사적 충돌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란이야말로 과거 저지른 테러와 자국 내 시위대 살해 등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 참모들에게 핵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전쟁에서 발을 뺄 의향이 있음을 비공개적으로 내비쳤다며 핵 합의 없는 종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인텔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를 위해 상장 이후 첫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4.06% 하락했다. 인텔은 보통주 추가 발행 공모를 통해 15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인텔이 1971년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주식 공모다. 인텔은 “고객들이 AI 연산 분야에 대해 전례 없는 투자를 벌여 지속 가능한 수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실물(피지컬) AI, 전용 칩, 첨단 패키징(후공정), 외부 웨이퍼 등의 발전은 인텔에 중요한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증자 배경을 설명했다.
엔비디아도 블랙록,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월가 주요 금융회사와 함께 AI 인프라(기반시설) 투자를 위해 5000억 달러(약 710조 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에 내림세를 보였다. 인텔과 엔비디아의 추가 자금 조달 소식에 SK하이닉스(-1.90%), 마이크론(-1.89%), AMD(-2.86%) 등 상당수 반도체 관련주도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94% 내렸다.
애플은 투자은행(IB) 제프리스가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한 탓에 주가가 하락했다. 제프리스는 공급망 점검 결과 애플이 20주년 기념으로 예정했던 ‘올그래스(all glass) 아이폰’ 발매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 의견을 수정했다.
국제 유가는 중동 불확실성에 5% 이상 급등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5.0% 상승한 배럴당 87.7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5.1% 오른 배럴당 82.13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전략비축유(SPR)는 610만 배럴가량 감소한 2억 9870만 배럴로 1983년 1월 이후 4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