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 서울 성동구 엑스와이지 사옥에서 만난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 /사진 제공=엑스와이지이달 10일 찾은 엑스와이지 사옥 곳곳에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로봇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1층에는 음료를 만드는 로봇카페 '바리스브루'가 있고 건물 안에서는 배송·청소·안내·순찰 로봇이 움직인다.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
엑스와이지가 구축한 로봇빌딩 통합관리시스템(RBMS)은 로봇뿐 아니라 CCTV와 사물인터넷(IoT) 센서, 엘리베이터 등 건물 정보를 한데 모은다. 현장에서 확인한 관리 화면에는 각 로봇의 상태와 엘리베이터 위치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커피 만들고 배달까지엑스와이지는 서로 다른 역할의 로봇을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하는 방식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로봇카페 '바리스브루'와 자율주행 배송로봇 '스토리지'의 연동이다.
서원희 엑스와이지 사업전략그룹장에 따르면 고객이 배송을 포함해 음료를 주문하면 바리스브루가 음료를 제조하고 제조가 끝난 뒤 스토리지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다. 스토리지가 도착하면 로봇 비전을 활용해 비어 있는 적재 공간을 확인해 음료를 싣고 이후 목적지 정보를 받아 이동하도록 연결하는 구조다.
서 그룹장은 "기존에는 제조와 배송 서비스가 각각 따로 존재해 사람이 중간에서 연결해야 했다"며 "엑스와이지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각각의 로봇을 연결해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엑스와이지의 청소로봇이 사무실에서 충전 중이다. /사진=강준혁 기자모든 판단을 인공지능(AI)에게 맡기지는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청소를 시작하는 것처럼 규칙이 명확한 작업은 기존 자동화 방식으로 처리하고 영상 속 상황을 해석하는 등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AI를 활용한다. 자동화와 AI를 역할에 따라 나눠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 쓰는 빌딩의 조건은직접 건물에 로봇을 투입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드러났다. 기술적으로 로봇끼리 연결하는 것보다 사람이 이용하는 기존 공간에 로봇을 끼워 넣는 일이 더 까다로웠다.
대표적인 공간이 엘리베이터다. 배송로봇이 층을 오가려면 사람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야 한다. 로봇이 어디에 서야 이용객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는지, 어느 정도 크기가 적당한지, 탑승 사실을 사람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서울 성동구 엑스와이지 사옥에 설치된 전광판에서 로봇들의 실시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강준혁 기자로봇이 쉬는 공간도 필요하다. 현재 로봇은 업무가 없을 때 대기하고 배터리를 충전할 '스테이션'이 필요하지만 기존 건물은 이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 식음료 로봇을 넣으려면 제조 공간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엑스와이지는 사옥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직접 확인하며 로봇빌딩의 운영 방식을 다듬고 있다. 로봇을 통제된 연구실이나 공장에 가두기보다 사람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에서 실제 서비스를 맡기는 것이 목표다.
서 그룹장은 "공장처럼 로봇만 있는 환경이 아니라 사람과 로봇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도 로봇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로봇청소기가 사람이 있는 집에서도 일하는 것처럼 엑스와이지의 로봇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되는 형태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