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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거리 두는 시리아, 北도움 받아 만든 ‘더티 밤’ 원료 IAEA에 내준다

지난해 12월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시민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축출 1주년을 기념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시민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축출 1주년을 기념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한때 이란과 함께 반(反) 이스라엘 연대인 ‘저항의 축’으로 꼽힌 시리아가 비밀 시설에 숨겨 둔 핵 물질을 제거한다.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시리아와 막후 협상한 결과다. 이란에도 ‘간접 압박’이 될 수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IAEA가 시리아의 비밀 핵시설로 알려진 ‘사이트 99(Site 99)’에 보관한 핵물질을 조만간 반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와 IAEA가 3주 전 시리아와 합의했다면서다.

사이트 99는 2007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시리아의 비밀 핵시설 ‘알키바르’와 연계된 곳이다. 알키바르 원자로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당시 북한의 지원을 받아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와 비슷한 설계 방식으로 지어진 시설로 알려져있다.

미국·이스라엘과 각을 세웠던 아사드 정권은 알키바르 원전이 파괴되자 남은 방사성 물질과 연구·개발 기기 등을 사이트 99에 숨겼다. 방사성 물질 중엔 원자 폭탄을 만들기 위한 기초 원료인 우라늄 정광 ‘옐로 케이크’(yellow cake)가 포함돼 있다. 옐로케이크는 핵분열에 이용되는 우라늄-235의 비율이 낮아 바로 핵무기로 쓸 수는 없지만, 재래식 폭발물 등을 이용해 방사성 물질을 확산시키는 ‘더티밤’(dirty bomb)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아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이끄는 새 시리아 정권이 핵물질을 확보할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권이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문제까지 서둘러 정리하겠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낸 셈이다. 악시오스는 “이번 합의로 시리아와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의의 배경에는 2024년 말 이뤄진 정권교체가 있다. 전임 아사드 정권은 이란과 오랜 전략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란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아사드 정권을 지키기 위해 혁명수비대와 친(親)이란 민병대를 투입했다. 시리아는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에 무기와 병력을 보내는 핵심 통로였다. 이 때문에 시리아는 이란이 구축한 ‘저항의 축’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하지만 아사드가 축출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알샤라가 이끄는 새 정부는 이란과 거리를 두고 미국·서방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독자적 군사행동을 자제시키고 시리아 새 정부, IAEA와 접촉하며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도 대부분 해제했다. 알샤라는 이스라엘과 안보 협정도 추진하고 있다.

시리아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에 협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 물질 반출 합의의 반대 급부로 향후 재건 자금 지원 등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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