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오산 공군 기지. /뉴스1이란 상황 장기화로 한국과 일본 등 태평양 국가에 있는 미군 기지의 안보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안보 부문 총괄은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한일의 미군 기지가 중국·북한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방공망 강화를 주문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으로 패트리엇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한미 방어 태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기된 주장이다.
존스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훈을 얻어 중동의 미군 기지와 기타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데 너무 더디게 대응해왔다”며 “태평양 지역의 도전 과제는 (중동보다) 훨씬 더 크다”고 했다. 이어 최근 요르단을 비롯한 중동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적국의 미사일·드론으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국은 해외 기지, 핵심 인프라, 인력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태평양 전역에 있는 미군 시설들은 중동의 미군 시설들과 마찬가지로 중국·북한의 공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존스는 “중국은 이란보다 규모가 크고 성능도 뛰어난 드론, 순항·탄도·극초음속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훨씬 심각한 위협”이라며 “일본과 필리핀에서 괌과 한국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전역의 미군 기지와 인프라는 중국·북한의 미사일과 드론에 매우 취약하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사일·드론을 식별하고 격추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방공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장거리, 중거리, 단거리 등 3단계 능동적 방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장거리 단계에서는 이미 공급 부족 상태인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의 보완을, 중거리 단계에선 ‘미국판 아이언돔’이라 불리는 간접화력방어능력(IFPC) 체계 강화를 들었다.
존스는 단거리 방어 체계로는 자폭 드론을 잡는 요격 시스템인 코요테와 메롭스를 꼽았다. 고출력 레이저, 마이크로파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도 드론 방어에 유용하고, 무선주파수(RF) 재밍과 전자전 체계도 마찬가지로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란과 우크라이나와 같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이나 전투기처럼 보이는 미끼를 제작·배치해 적의 사격을 유도하는 기만전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존스는 이를 위해 “의회가 국방부의 시설 유지·복구·현대화 자금을 증액해야 한다”며 “드론과 미사일이 만연한 세상에서 준비 부족으로 이미 막대한 대가를 치른 미군이 그 대가가 더 커지기 전에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중국·이란·북한·러시아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