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 지분 계속 줄여
하이닉스 투자사 지분율 역전
SK하이닉스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경쟁사이자 일본 유일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의 사실상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11일 키옥시아는 최대주주였던 도시바가 지분을 14.48%에서 14.12%로 축소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베인캐피탈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BCPE 판게아 케이맨2'가 지분율 14.19%로 최대주주가 됐다. 해당 SPC는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한 곳이다.
키옥시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14.19%를 보유하게 된다. 키옥시아는 해당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주요 주주가 될 경우 경쟁사 간 이해 상충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바는 재무 효율화와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키옥시아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꾸준히 매각해왔다. 반면 BCPE 판게아 케이맨2는 별도로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
키옥시아는 올 1분기 매출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점유율 29%), SK하이닉스(18%)에 이은 3위(14%) 기업이다. 그만큼 최대주주 변경은 산업적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낸드 시장 재편의 핵심 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자사에 유리한 시장 경쟁 구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2028년까지 의결권 지분 15% 초과 금지와 이사 선임, 기밀정보 접근에 대한 제한도 있다. 반도체 산업 보호에 민감한 일본 정부의 견제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는 CB 투자이기 때문에 전환하기 전에는 1대 주주라고 볼 수 없다"면서 "실제로 전환한다고 해도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