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 제품 시연·사업화 논의도
봇 핸디 등 로봇손 고도화 힘써
R&D·생산 투트랙으로 시너지
삼성 봇 핸디가 먼지털이개를 들고 집 안의 먼지를 제거하고 있다.(왼쪽) 삼성 봇 핸디가 주목을 쥐고 있다.(오른쪽) 삼성전자삼성전자가 자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최고 수준의 핵심 인력을 대거 충원하며 기술 고도화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시제품의 사내 시연까지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공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사내 로봇 관련 외국인 인재들을 최근 신설한 대표이사 직속 로봇(RX·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RX 사업추진실에 합류하는 인재들은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미래로봇추진단 주도로 진행한 국내외 경력사원 채용을 통해 선발한 전문가들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기구 개발(로봇 핸드 등), 소프트웨어 개발(매니퓰레이션 AI 등), 회로 개발(보행 및 전신 제어 등) 등 휴머노이드 핵심 기술 전반에 걸쳐 인력을 충원했다. 이들은 현재 서울 서초구 우면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내 우수 인재들의 RX 사업추진실 합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 종료된 사내 잡포스팅을 통해 선발된 내부 로봇 전문가들도 조만간 RX 사업추진실 내 세부 조직에 배치돼 실무를 맡을 예정이다.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RX 사업추진실은 최근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시제품의 사내 시연도 진행했다. 지난 10일 우면 R&D 캠퍼스에서는 휴머노이드 시연이 비공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직을 이끄는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사장이 직접 참석해 기술 수준을 점검하고 향후 사업화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제품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업들의 제품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연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직접 카메라를 조작해 사진을 찍는 정밀 동작까지 구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메라 조작은 손가락 관절을 미세하게 움직이는 동시에 물체와 접촉할 때 가해지는 힘까지 정교하게 제어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2022년 ‘봇 핸디’ 등을 선보이며 로봇 손 기술에 공을 들여온 삼성전자의 인지·판단·제어 역량이 한층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이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면 R&D 캠퍼스와 경북 구미사업장을 양대 축으로 삼아 로봇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면 캠퍼스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구미사업장은 로봇의 판단과 움직임을 고도화하기 위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식이다.
시장 진입에는 ‘단계적 확장’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우선 삼성 계열사 제조 현장 등 기업간거래(B2B) 영역에 로봇을 투입해 실제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안전성을 검증한 뒤, 이를 토대로 일반 소비자 대상(B2C)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로봇 상용화 시점에 맞춰 그룹 차원의 밸류체인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로봇 칩은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을 맡고, 동력원으로는 삼성SDI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탑재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올가을 출시를 앞둔 삼성 스마트 안경도 로봇이 인간의 행동 방식을 학습하는 ‘피지컬 AI’를 위한 1인칭 영상 데이터 수집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