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노동위 최종 결정 앞두고
근태승인권자 직급 상향 조정
사 측 “조업 안정화” 주장 불구
노조 “연차 활용한 쟁의 봉쇄”
포스코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근태승인권자의 직급을 올리자 파업에 대비해 연차휴가 사용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포스코 노사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사측이 근태승인권 관리를 강화하면서 노동조합의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비해 연차휴가 사용을 사전에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포스코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직원들에 대한 근태승인권자의 직급을 기존보다 상향했다. 노조 관계자는 “근태승인권자가 기존 주임급에서 파트장·리더급으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런 조치가 정상적인 근태 관리 범위를 넘어 향후 쟁의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노조는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들며 “연차휴가는 사측이 허락하는 편의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법으로 보장된 당연한 권리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근태 논란은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정면 충돌하는 국면에서 불거졌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여섯 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달 23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며, 지난 5일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 조정기간을 연장하기로 하고 오는 18일 최종 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게 된다.
임단협 쟁점은 임금 인상 폭과 성과 보상, 복리후생으로 요약된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중국발 저가 공세와 보호무역 확산,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 경영환경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갈등의 배경에는 임금 문제 외에 협력사 현장직원 직고용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협력사 현장직원 직고용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노조는 사전 소통 없는 일방적 결정이었다며 반발해왔다.
앞서 노조는 ‘파업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파업 돌입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사측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구체적으로 쟁의행위권을 행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파업까지 이어지면 포스코 창사 이래 58년간의 무분규 기록이 깨지게 된다.
근태승인권 강화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안정적인 조업을 위해 승인 권한을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과거 승인 권한을 하향 조정할 때도 ‘조업 안정화’를 이유로 들었다며 회사 측의 논리가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현재 사측이 불합리하게 직원들의 연차 사용 등을 제한한 사례는 없는지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노조가 집단적인 연차 등을 활용해 쟁의행위를 벌여온 사례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2024년 6월 하루 집단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 창사 이후 첫 파업이었다. 지난 5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조합원들이 동시에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 방식의 단체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에 비춰볼 때, 연차 승인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조치는 노조 입장에서는 집단 연차라는 쟁의 수단 자체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시도로 읽힐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