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력 사용량 20% 줄여
냉·난방 일체형으로 연내 출시
10일 제주 제주시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에 삼성전자의 냉·난방 일체형 히트펌프 시제품 ‘에코히팅시스템(EHS) 올인원’ 실외기가 설치돼 있다. 김윤수 기자
신문선 삼성전자 냉난방공조(HVAC)개발팀장이 10일 제주 제주시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보일러실에 설치된 냉·난방 일체형 히트펌프 시제품 ‘에코히팅시스템(EHS) 올인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10일 제주시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 삼성전자의 히트펌프가 설치된 이곳의 실외기 앞에 서봤다.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이날, 일반 실외기보다 3~4배 큰 히트펌프 실외기에서는 뜨거운 바람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바람은 미지근했다.신문선 삼성전자(005930) 냉난방공조(HVAC)개발팀장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고 설명했다. 냉방 과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실외기로 곧바로 배출하지 않고 난방과 온수 생산에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냉·난방을 각각 사용할 때보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을 20%가량 줄일 수 있다”며 “국내 최초 냉·난방 일체형 히트펌프 제품인 ‘에코히팅시스템(EHS) 올인원’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히트펌프 보일러는 실외의 열을 끌어와 높은 온도의 열로 바꾼 뒤 실내 난방과 온수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실내의 열을 실외로 내보내는 에어컨 역시 열의 이동 방향만 다를 뿐 작동 원리는 히트펌프와 같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에어컨과 히트펌프 보일러를 하나로 합친 EHS 올인원을 개발했다.
지난 6월 이곳에 마련된 EHS 올인원 실증 공간은 일반 가정집에 시제품을 설치해 실제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시설이다. 실제로 주방에 설치된 벽걸이 에어컨 맞은편 싱크대에서 수도를 틀자 50도의 뜨거운 물이 쏟아져 나왔다. 온수는 지하 보일러실에 설치된 약 1m 높이의 물탱크를 거쳐 공급된다. 냉수와 온수가 오가는 배관이 연결된 설비는 냉방 과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회수해 바닥 난방과 온수 생산에 필요한 열로 재활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주를 시작으로 히트펌프 보일러가 국내에 도입되고 있지만 에어컨 기능까지 합친 냉·난방 일체형 제품을 실제 가정에 설치한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히트펌프는 투입한 전기에너지 대비 최대 4.9배의 열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조건에서는 기존 도시가스(LNG) 보일러보다 에너지 비용을 50%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EHS 올인원이 기존 보일러와 에어컨을 각각 설치하는 비용과 비교해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HS 올인원은 기존 히트펌프의 에너지 효율에 더해 저소음 성능도 강화했다. 실제 이날 찾은 주택의 실외기와 옆집 대문 사이에는 낮은 담장만 있었다. 하지만 옆집에서는 실외기 작동 소음을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세계적으로 엄격한 수준으로 꼽히는 유럽의 소음 기준인 35데시밸(dB) 이하를 충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기 용인시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도 실증 시설을 설치하는 등 히트펌프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향후 단독주택을 넘어 국내 아파트 주거 환경에 적합한 EHS 올인원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