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제거를 위한 첫 번째 수술 후의 리발첸코(왼쪽)와 얼굴 재건을 위한 두 번째 수술을 받은 후의 모습(오른쪽)/사진=더선눈물이 계속 흐르는 증상을 단순한 이물감으로 여겼던 한 남성이 두개골까지 침범한 희귀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엔지니어 로만 리발첸코(50)는 어느 날부터 한쪽 눈에서 눈물이 반복해서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과거 작업 중 작은 금속 조각이 눈에 들어간 적이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병원을 찾아 눈 주변을 세척했지만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눈물이 계속되자 그는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코 주변에 선양낭성암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선양낭성암은 주로 침샘과 머리·목 부위에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비교적 천천히 자라지만 주변 조직과 신경을 따라 파고드는 성질이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 종양이 생긴 위치와 크기에 따라 코막힘, 코피, 시야 변화, 삼킴 곤란, 통증 없는 혹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리발첸코의 종양은 지난 1월 발견됐지만, 이미 눈을 둘러싼 뼈인 안와와 얼굴뼈, 이마뼈, 두개골 바닥, 뇌를 감싸는 막인 경막까지 퍼진 상태였다. 그는 먼저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의료진은 종양을 제거한 뒤 얼굴 구조를 다시 만드는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수술 과정에서 코와 왼쪽 눈을 잃을 가능성도 있었다. 리발첸코는 "매우 두렵고 힘들었지만 의료진을 믿었다"며 "수술을 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수술은 지난 5월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베일린슨병원에서 진행됐다. 수술을 집도한 두경부 종양·재건외과 책임자 에스마트 나자르 박사는 "암을 제거하는 것은 수술의 절반에 불과했다"며 "환자가 숨 쉬고 먹고 말하며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얼굴 구조도 복원해야 했다"고 말했다.
첫 수술은 12시간 동안 이어졌다. 의료진은 종양과 함께 이마뼈, 코뼈, 광대뼈, 안와 전체와 경막 일부를 제거했다.
리발첸코는 수술 뒤 약 2주 동안 회복하며 암이 모두 제거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받았다. 검사에서 남은 암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후 10시간에 걸친 두 번째 얼굴 재건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리발첸코의 견갑골에서 뼈와 근육, 혈관을 떼어내 이마와 광대뼈, 안와를 다시 만들었다. 이식한 조직의 혈관은 목의 혈관과 연결해 혈액이 통하도록 했다. 나자르 박사는 "눈을 받치고 보호할 안와가 사라진 상태여서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며 "뇌를 보호하는 막과 얼굴뼈도 함께 복원했다"고 했다.
리발첸코는 현재 집으로 돌아가 스스로 숨 쉬고 식사하며 걸을 수 있는 상태다. 앞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방사선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아직 회복 중이지만 긴 치료 과정의 끝에 가까워지길 바란다"며 "다시 살아갈 기회를 준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선양낭성암은 침샘암의 한 종류로, 큰 침샘 가운데서는 턱밑샘에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입안과 코, 목 등 곳곳에 분포한 작은 침샘에서도 생길 수 있어 코안이나 입천장, 인두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이 암은 신경을 따라 퍼지거나 치료 후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가능하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뒤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더라도 비교적 천천히 진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뒤 재발하거나 전이할 수 있어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