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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에선 먹을 만큼 먹었나…외국인들, ‘안정적’ 대만 증시로 눈 돌렸다

외국인 자금 대만행 가속
韓 62억달러 순매도 쇼크
저평가 매력은 여전 남아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지난달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 이후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가운데 외국인 자금이 한국보다 대만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 대만 순매수 17억달러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대만 증시에서 17억달러어치를 사들인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62억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AI주 급락 이후 투자자들이 반도체·AI 종목 비중을 다시 늘리면서도 변동성이 낮은 시장을 골라 담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했다.

대만 시장이 한국만큼 폭발적인 상승세를 내기는 어렵지만 수익률이 안정적이고 레버리지 거래 의존도도 낮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워런 치앙 그랜섬 메이요 밴 오터루(GMO)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만 기업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물론 세계 경기 흐름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과도한 위험을 안고 있는 시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수 수익률에서도 흐름이 뒤바뀌었다. 올해 코스피는 아시아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며 한동안 대만 가권지수를 앞섰지만, AI주 매도세가 거세진 지난달 말부터 순위가 뒤집혔다. 지난 10일 기준 연초 대비 상승률은 가권지수가 55.1%, 코스피가 46.2%로 격차가 더 커졌다.

이익 전망치 역시 대만이 한국을 제쳤다.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향후 12개월 기준 가권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간 9.5% 올랐고,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는 7.4% 오르는 데 그쳤다. 대만의 상향 폭이 한국을 웃돈 것은 약 1년 만이다.

“싸긴 한데” 코스피 저평가 매력은 여전
시장에서는 양국 반도체 산업 구조 차이가 투자심리를 갈랐다고 본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커 업황 부침에 취약한 반면, 대만은 파운드리 기업 TSMC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서버·네트워크 장비 등 IT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에 기업이 두루 포진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한국 증시 특유의 높은 레버리지 투자 비중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헤베 첸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수석 시장분석가는 “한국 시장은 레버리지와 투기적 포지션 비중이 높아 투자자들의 기대가 조금만 흔들려도 펀더멘털 변화 없이 주가 변동폭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AI주 급락 이후 코스피는 가권지수보다 더 크게 조정받으면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낮아졌다.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저치인 5.1배까지 내려갔다.

아이작 통 애버딘 아시안 인컴 펀드 수석 투자책임자는 “대만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한국 시장이 더 매력적”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한국과 대만 증시의 향방이 결국 AI 산업의 수익화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에 쏟아부은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설비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지는지가 양국 증시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프랭크 벤짐라 소시에테제네랄 주식전략가는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AI의 수익화”라며 “그것이 가장 큰 장기 리스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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