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부 안상호, 과거 친일단체 활동 기록 확인
SNS 통해 “우리 역사 깊이 공부하겠다” 사과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하영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자필 편지로 사과했다. 앞서 방송에서 증조부를 유명 의사로 소개했으나, 이후 과거 친일단체 활동과 관련한 기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하영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필 편지를 올리고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됐다”며 “그동안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왔다”고 말했다.
하영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이어 하영은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며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으므로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데 대해서도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사과했다.
하영은 “이번 일을 마음 깊이 새기고 역사를 대하는 데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며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고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캡처 앞서 하영은 방송에서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며 증조부에 대해 “고종 황제도 진료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안상호는 일본 도쿄에서 서양의학을 배운 뒤 한국인 최초로 서양식 병원을 연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안상호가 1916년 친일단체인 대정실업친목회(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친일 의혹이 제기됐다. 대정친목회는 1916년 결성된 친일단체로, 을사오적 중 한명인 이완용이 고문으로 있었다.
과거 신문 기사에서도 안상호의 당시 행적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에는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의 1918년 12월10일자 기사 ‘완전히 내지화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 남아 있다.
1918년 12월10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인터뷰. 우측 하단에는 ‘일선동체의 가정, 안상호씨 내외와 그 자녀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실려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기사에서 안상호는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조선 옷도 한벌도 없다”고 말했고, 음식에 대해서도 “매운 것은 조금도 못 먹는다. 일본 사람과 같다. 불편한 점은 조금도 없다”고 밝혔다. ‘시골에서 일가들이 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조선 사람과 그리 상종하는 일이 없으므로 불편한 것은 없다. 이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 하는지요”라고 답했다. 매일신보는 당시 안상호에 대해 의친왕이 도쿄에 있을 때 그의 시의(侍醫)로 있었다고 소개했다. 시의는 임금과 왕족의 진료를 맡는 의사를 말한다.
한편 하영의 조부 안부호 교수가 소록도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한센인을 대상으로 단종(정관수술)과 낙태,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가 이뤄졌다는 내용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