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특수학교 취학도 예외 요구
해외 파견·돌봄 ‘3년 제한’에 반발
이재명 대통령 “반론 받아들여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시스)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세제 개편안을 두고 비거주 기간을 거주로 인정하는 예외 요건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부득이한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12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올라온 반대 의견은 오후 3시 35분 기준 5428건에 달했다. 특히 비거주 기간을 거주로 인정하는 예외 조항이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취학·전근·질병 치료·동거봉양 등의 사유로 보유 주택을 두고 이사하면, 비거주 보유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이에 더해 기존 주택에서 ‘1년 이상 계속 거주’했고 ‘다른 시·군으로 이사’한 경우만 인정된다.
구체적으로는 ▲고교·대학교 취학 ▲직장 변경·전근 등 근무상 형편 ▲1년 이상 치료·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전학 ▲국외 취학 또는 근무로 인한 출국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봉양 합가 등 유사한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해당한다.
그러나 법안에 명시된 사유 외에도 부득이하게 비거주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많아, 예외 조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특히 초등학교·중학교 취학, 손주 돌봄을 위한 합가, 관사 거주 등도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등학교 미만의 자폐성 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 박 모 씨는 “장애아동의 특수학교 배정이나 재학을 위해 학교 인근으로 거주지를 이전한 경우도 불가피한 사유로 인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짧은 인정 기간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됐다고 밝힌 고 모 씨는 “취학이나 질병 치료처럼 종기가 예정된 사유에는 3년이 합리적일 수 있으나 공공기관 이전 등 근무상 형편은 정년까지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비판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도 정책 수정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정책안은 국민 의견을 듣고 수정·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이번 세제 개편안은 정부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의견을 듣고 한 번 더 수정해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거주 인정 예외 사유 확대와 인정 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예외 요건을 지나치게 늘리면 종부세 개편 취지가 무색해지고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적정 기준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