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건물들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모습 [사진=연합뉴스]실내외 온도 차 5℃ 안팎 유지…자율신경계 부담 줄여야
2~4시간마다 환기하고 필터 청소…고열 지속 땐 병원 찾아야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과도한 냉방으로 두통과 피로감, 소화불량 등 각종 증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냉방병’이다. 최근 폭염으로 사무실과 가정, 대중교통 등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냉방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냉방병은 하나의 특정 질병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다. 냉방된 실내에 오래 머물거나 실내외의 큰 온도 차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여러 신체 증상을 통칭한다. 여름철 냉방병이 생기는 원인과 주요 증상, 생활 속 예방법을 짚어봤다.
◆급격한 온도 차에 자율신경계 ‘비상’…에어컨 위생도 주의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냉방병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다. 사람이 적응할 수 있는 실내외 온도 차는 보통 5℃ 안팎이다. 무더운 야외와 차가운 실내를 자주 오가면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몸이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나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에어컨이 강하게 가동되는 실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뒤 밖으로 나가는 일이 반복되면 신체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서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질 수 있어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에어컨 내부의 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에어컨 냉각수나 필터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할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고열과 설사, 근육통 등을 동반하는 레지오넬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일반적인 냉방병 증상과 구별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진=질병관리청]◆두통에 소화불량·권태감까지…실내 온도 26~28℃ 유지
냉방병이 생기면 두통과 피로감, 소화불량,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이 찌뿌둥하거나 체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고, 증상이 심하면 오한이 나타나는 등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를 지나치게 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외 온도 차는 5℃ 안팎으로 유지하고, 여름철 실내 온도는 26~28℃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좋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풍향을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무실이나 대중교통 등 냉방이 강한 공간에 장시간 머물 경우 얇은 가디건이나 긴소매 옷을 준비해 체온이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환기도 중요하다. 에어컨을 켠 채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면 실내 공기가 제대로 순환하지 않을 수 있다. 최소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에어컨 필터도 최소 2주에 한 차례 이상 청소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건조해진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질병청은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 실내 환경을 개선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고열이나 심한 호흡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냉방병으로 여기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