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홍. ⓒAFP 연합뉴스미국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프란체스카 홍(37·한국명 홍윤정) 후보가 패배했다고 AP통신과 NBC뉴스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개표율 98.2%를 기준으로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는 39.8%(31만3321표)를 득표하며 39.4%(31만110표)를 얻은 홍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밀워키 카운티 행정관이기도 한 크롤리 후보는 오는 11월 치러지는 본선거에서 공화당의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과 맞붙게 됐다. 크롤리 후보가 본 선거에서 승리하면 위스콘신주 역사상 첫 흑인 주지사가 탄생하게 된다.
위스콘신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이자 아시아계 주지사에 도전한 홍 후보는 한국계 이민자 2세이자 싱글맘, 전직 셰프라는 독특한 배경과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는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진보성향의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SA) 소속으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뒤를 이어 진보 정치의 돌풍을 이어갈 새 주자로 떠올랐다. 선거 직전까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으나 초접전 끝에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홍 후보는 결과가 확정되기 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주지사직 도전을 "인생의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위스콘신, 우리는 영원히 남을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며 "누가 후보로 나서든 서로를 위해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무상 교육과 무상 급식,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최저임금 인상, 기업 세액공제 폐지, 의료비 절감,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서민층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급진적인 탓에 선거 기간 내내 그가 중도층과 무당층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은 "추수감사절 취소" 등의 발언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홍 후보의 패배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급진성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홍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우려한 민주당 의원들의 지원 부족을 패배의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의 대부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하원의원이 홍 후보를 지지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민주당 소속인 토니 에버스 현 위스콘신 주지사 역시 홍 후보 대신 크롤리 후보를 지지했다.
DSA 소속의 선거 운동가 딥 싱 바데샤는 폴리티코에 "위스콘신에서 이렇게 접전이 이어진 것은 매우 답답한 일이다. 버니 샌더스와 AOC 같은 인물들이 나서지 않았다"며 "만약 이들이 홍 후보를 위해 단 한 번이라도 유세에 나섰다면 잘 마무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