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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성평등복지국’ 결국 포기

‘성평등복지국’ 검토했지만 ‘복지국’ 유지
여성단체 “최소 타협안마저 지워” 반발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청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청

'성평등복지국'을 신설하기로 했던 대전시(허태정 시장)가 일부 단체 반발에 부딪히자 계획을 철회했다. 

12일 대전시는 현행 19국 체계를 18국으로 재편하며 실·국별 역할을 재조정한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복지국을 '성평등복지국'으로 수정해 신설하는 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연미 시 정책기획관은 "복지국 내에 노인과 아동 등 다른 분야도 있는데 여성이나 성평등으로 특정 대상을 명명하면 다른 대상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어떤 대상도 소홀함 없이 가겠다는, '모두의 복지'로 출발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시는 기존의 여성 정책 담당 과였던 교육정책전략국의 여성가족청소년과를 성평등가족과로 바꿔 복지국에 편입하고, 복지국을 '성평등복지국'으로 수정해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개편은 지역 여성단체와 시민사회의 성평등 추진 체계 마련 요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여타 지방자치단체에서 성평등 정책 관련 부서의 지위를 승격하는 흐름과 달리, 대전시 담당 부서는 '과' 단위에 머물러 있어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예산 등 여러 부서의 정책과 예산을 조정하고 성평등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성평등복지국'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 지역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단체는 '성평등' 용어를 행정조직 명칭에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나섰다. 10일 대전시 인권센터(민간단체)와 대전광역시기독교연합회, 대전학부모연합 등 88개 단체는 성명을 내 "동성애·젠더는 복지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복지재정은 진정한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돼야 한다"며 "대전시는 진짜 약자의 복지권을 박탈하는 '성평등복지국' 조직개편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일부 극우·보수 기독교 세력의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는 청년 여성들의 극심한 이탈과 17.8% 포인트에 달하는 성별 임금 격차 등 문제 해결을 위해 '통합적 성평등 컨트롤타워'를 요구해 왔고, 성평등복지국 신설은 주거·안전·일자리·돌봄을 아우르는 진정한 성평등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반박 성명을 냈다. 대전여민회 역시 "'온통 행복한 대전'(민선 9기 대전광역시청 시정 구호)을 말하려면 그 '온통'에 여성도 있어야 한다"며 성평등복지국 신설을 그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으나 12일 대전시는 '성평등' 문구를 빼고 개편안을 확정했다.

이날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내 "애초 지역 여성계가 요구한 것은 성평등가족국 신설과 성평등담당관 설치였다"며 "한참 못 미치는 성평등복지국을 최소한의 타협안으로 받아들였건만, 결국 조직적인 반대세력의 움직임에 대전시는 성평등을 지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평등을 정강정책에 명시한 정당이 다시 시정을 맡았고, 광역의회 최초로 여성 의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의회도 함께 출범했기에 믿었는데 민선 8기와 무엇이 다르냐"면서 "공은 의회로 넘어갔다. 의회마저 '성평등'을 지운다면 이번 후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13일 시의회 심의·의결과 후속 자치법규 정비를 거쳐 31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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