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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막는 ‘결혼 페널티’ 없애라

이 대통령 ‘결혼 페널티’ 개선 지시
대출·청약·세제 곳곳 혼인 불이익
부부 공동명의 등 정책 정합성 논란도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면서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커플이 많아졌다. 혼인신고하는 순간 부부 합산소득 기준에 걸려 정책대출 대상에서 탈락하거나, 청약·세제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서다. 결혼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이 정작 혼인신고를 늦추게 만드는 일명 '결혼 페널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책대출의 소득 기준이다. 결혼 전에는 각각 대출 요건을 충족할 수 있지만 혼인신고 후에는 부부 합산소득을 적용한다. 현재 디딤돌대출의 신혼가구 소득 기준은 부부 합산 연 8500만원 이하, 신혼부부전용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7500만원 이하다. 보금자리론도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부부 합산 연소득 8500만원 이하를 적용한다.

두 사람이 각각 소득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혼인 후 합산소득이 기준을 넘으면 정책금융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맞벌이 부부일수록 혼인에 따른 불이익을 체감할 가능성이 커진다.

청약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공급 유형에 따라 혼인기간 7년 이내 등을 기본 자격으로 둔다. 자녀 유무와 소득·자산 수준 등에 따라 당첨 가능성도 달라진다.

주택 보유 기준도 혼인에 따른 불이익으로 지적된다. 결혼 전 각각 보유한 소형 주택이 혼인 후 한 세대의 주택으로 합산되면서 일부 청약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서다. 정부가 내놓은 22개 과제에도 '결혼 후 소형 2주택 보유세대 청약신청 허용'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정책상 유불리를 따져 혼인신고 시점을 늦추는 사례가 생기면서 '위장 미혼'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우리 청년들이 국가의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청년들의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를 공개했다.

22개 과제에는 △디딤돌 내집마련 대출과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보금자리론의 소득 요건 완화 △신생아 특례대출 맞벌이 부부 소득 기준 확대 △신혼부부 특별공급 요건 완화 등이 포함됐다. 혼인으로 2주택자가 된 경우 취득세 중과 제외 범위를 확대하고 혼인 관련 세액공제의 불이익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청년들의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 ⓒ이재명 대통령 X '청년들의 목소리로 찾은 결혼 페널티 22개. ⓒ이재명 대통령 X

'페널티 없앤다'더니… 세제는 그대로?

쟁점은 정부의 주거·세제 정책이 '결혼 페널티 해소'라는 방향과 일관되게 설계돼 있느냐다.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청년·신혼부부의 정책대출과 특별공급 기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 문턱에 대해 "자산은 충분하지 않지만 근로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맞벌이 부부가 특별공급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열심히 공부해 직장을 갖고 수입이 올라갔는데 자산은 없어도 특별공급에서 밀려난다. 이는 결혼 페널티를 없애는 방향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결혼으로 인한 제도적 불이익을 없애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소득 기준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지난 3일 종부세 기본공제를 거주 여부 등에 따라 차등화하고, 세율 체계를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공동명의 방식과 1세대 1주택 특례 가운데 유리한 과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거주하는 공동명의 1주택의 경우 부부가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반면 실제 거주하지 않는 공동명의 주택은 개편안의 공제 방식에 따라 공제액이 줄어들 수 있다. 거주주택 가격 비중이 없는 경우 인별 기본공제가 4억원으로 낮아져 부부 합산 공제액이 8억원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도 신청을 통해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어, 공동명의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다주택자로 과세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결혼 장려 기조와 세제 정책 간 정합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위에서 "부부가 멀쩡하게 1주택을 살다가 이제 다주택자로 세금 때려 맞게 생겼는데"라며 공동명의 1주택자의 과세 문제를 지적했다. 혼인이나 명의 형태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가 정부의 결혼 장려 기조와 맞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정부가 제시한 22개 과제의 관건은 개별 혜택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대출·청약·세제 전반에서 혼인 전후 기준을 일관되게 정비하는 데 있다. 혼인신고 자체가 정책상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실제로 얼마나 걷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제도 개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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