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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암표'와 웃돈 붙은 '황치즈칩'의 공통점: 결핍과 욕망의 경제학

더스쿠프 마켓톡톡
아이맥스 구현 대형 스크린
세계적으로 40여 개에 불과
상설 생산라인 없는 과자도
희소성 가치로 웃돈 붙어
FOMO 마케팅도 같은 원리
인간의 무한한 욕망의 산물
영화 '오디세이'의 흥행은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용아맥) 암표 가격을 높였고, 오리온 '촉촉한 황치즈칩' 생산 라인의 결핍은 웃돈을 낳았다. 더스쿠프가 부족한 것을 갈구하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이 어떻게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수준을 파괴하는지 자세히 알아봤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왼족 첫번째), 배우 멧 데이먼(왼쪽 두번째)이 지난 8월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왼족 첫번째), 배우 멧 데이먼(왼쪽 두번째)이 지난 8월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오디세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국내에서 개봉한 지 1주일도 안 돼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자 각종 중고거래 플랫폼에 암표를 팔겠다는 게시글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흥행작들과 달리 '오디세이' 암표는 전국 1700여곳이 넘는 상영관 중에서 단 하나의 상영관에 몰리고 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위치한 CGV의 IMAX(아이맥스)관이다.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의 별칭인 '용아맥'을 검색해 보면, 암표 가격은 무려 7만~10만원에 달한다. 고화질과 대형 화면이 특징인 아이맥스는 70㎜ 필름을 쓰는데, '오디세이'는 아이맥스 상영관에 최적화된 영화다. 아이맥스 전용 필름의 1.43대 1 화면 비율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스크린 폭이 최소 18m, 높이가 24m여야 한다. 건물 7~8층 높이의 스크린을 가진 국내 유일의 상영관이 '용아맥'이다. 용아맥 스크린은 폭 35m, 높이 22.4m다. 유독 용아맥 암표만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이유다. 

■ 아이맥스와 황치즈칩, 그리고 희소성=국내에선 1985년 여의도 63빌딩에 지어졌지만, 여전히 아이맥스 상영관은 전 세계에 1980여 개만 있는 희귀한 존재다. 그중에서도 70㎜ 필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대형 상영관은 40여개에 불과하다. 아이맥스가 직접 영화관을 짓는 대신 기술과 장비를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 모델을 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디세이'처럼 대형 아이맥스 규격에 맞는 흥행작이 등장하면 항상 지금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용아맥 정도의 스크린 크기를 가진 아이맥스관의 '희소성'이 가격을 띄우고 있는 셈이다. 

희소성이 가격을 띄우는 일은 이른바 한정판의 세계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값비싼 것일 필요도 없다. 예컨대 올해 2월 한정판으로 출시된 오리온 과자 '촉촉한 황치즈칩'이 대표적이다. 이 과자 역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주고 구해야 했다. 오리온은 한정판이었던 황치즈칩을 2차례에 걸쳐 총 58만 박스나 생산했지만, 정가의 3~4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황치즈칩 공급이 단순히 부족한 것을 넘어 경제학적으로 희소성을 띤 건 생산 공정에 있다. 여러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오리온은 지난 6월에도 3차례 추가로 물량을 공급했다. 하지만 '촉촉한 황치즈칩'을 상시 판매로 전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30년 이상 판매되고 있는 '촉촉한 초코칩'과 같은 공장의 생산라인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돈을 들여서 황치즈칩 전용 생산 라인을 증설하려면, 이 인기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상품의 희소성이 강조되는 순간=이처럼 어떤 상품의 희소성이 강조되는 때는 제품의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때다. 인간의 욕구는 무한한데, 자원은 희소하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자원을 분배해야 하는 선택에 놓이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황치즈칩이나 아이맥스 상영관 표처럼 사려는 사람은 많고, 상품 공급은 한정됐다면, 수요와 공급의 곡선 사이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무섭게 올라간다.

만약 황치즈칩이 상설 생산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는데도 정비 등 문제로 공급량이 줄어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이를 공급 부족이라고 부르지, 희소성 문제라고 하진 않는다. 이미 기본적인 공급과 수요가 존재해 시장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황치즈칩 상설 생산 라인이 없고, 다른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면서까지 만들어야 한다면 어떨까. 공급 부족이 아닌 희소성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공장을 새로 만들거나, 라인을 신설하는 투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데 예산상의 제약이 공급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려는 생산자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석유나 구리, 아연처럼 항상 수요가 일정한 자원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가 작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이맥스가 개봉 영화를 고르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1800여개 아이맥스 상영관은 전 세계 영화관 스크린 중에서 1%도 되지 않는다. 가격도 일반 상영관보다 20~50% 비싸다. 그러면 결국 어떤 영화가 아이맥스 스크린에 걸리느냐가 무척 중요해진다.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도 아이맥스 스크린에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를 올리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제작사들은 독점 상영기간을 일종의 웃돈처럼 사용한다. 예를 들어서 지난해 6월 개봉한 레이싱 영화 'F1'은 제작 단계부터 아이맥스 전용 장면을 최대한 많이 넣고, 독점 상영기간 2주를 약속하며 상당수의 아이맥스 상영관 스크린을 확보했다. 이 영화는 스크린 점유율이 1%에 불과한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6억3000만 달러의 수익 중에서 15%의 매출을 올렸다. 아이맥스는 이 15%의 매출 중에서 평균적으로 약 18%를 가져간다(월스트리트저널)
오리온 황치즈칩의 인기를 수요와 공급의 원칙으론 설명하기 힘들다. [사진 | 뉴시스] 오리온 황치즈칩의 인기를 수요와 공급의 원칙으론 설명하기 힘들다. [사진 | 뉴시스]■ 다큐멘터리 만들던 아이맥스의 변신=아이맥스가 처음부터 이렇게 트렌드를 주도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투자은행 출신인 리치 겔폰드 최고경영자(CEO)가 아이맥스를 인수한 1994년에는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 짧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게 주된 수익원이었다. 아이맥스의 독특한 화면비율과 고해상도를 구현하려면 전용 촬영 카메라가 필요했는데, 70㎜ 필름을 돌리면 소음이 커서 극영화에는 잘 쓰지 않았다. 

아이맥스가 유행의 중심에 선 건 2008~2009년이다. 이 회사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원본을 아이맥스용 대형 스크린 포맷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요 블록버스터 개봉관으로 거듭났다. 일부 역동적인 장면만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고, 나머지는 일반 카메라로 촬영하도록 기술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2008년 흥행작 '다크 나이트', 그리고 2억3500만 달러 수익을 올린 2009년 '아바타'가 아이맥스 상영관을 대표하는 영화가 됐다. 2026년 '오디세이'는 처음으로 아이맥스 전용 필름 카메라로 모든 장면을 촬영한 상업영화다.

아이맥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영상 포맷을 변환하고, 이를 스크린에서 잘 구현해 내는 '화질 향상과 유지관리' 부문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유다. 아이맥스 상영관 하나를 만들려면 50억~15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이런 예산상의 제약이 여전히 아이맥스 스크린의 희소성을 유지해 주고 있다. 

■ 결핍 심리와 포모 마케팅=희소성과 공급 부족은 때때로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이 제품을 다시는 살 수 없고, 자신은 영원히 부족한 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심리 상태다. '결핍 심리'라고 하는 이런 상태에 빠지면, 무엇이 결핍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핍 자체가 중요해진다.

무력감을 동반한 결핍 심리는 사람들의 시야와 관점을 좁히는데, 이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 '터널 시야 효과'다. 터널을 달리는 차량 운전자는 출구의 작은 빛만 보고 속도를 내는데, 옆 차량이나 벽과 같은 장애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마케팅 전문가들은 아주 오랜 기간 결핍으로 시야가 좁아진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공포심을 주입해 매출을 올려왔다. 기회를 놓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결핍에 직면했을 사람들이 느끼는 비합리적 두려움은 모든 구매 결정의 65%를 차지한다(미국 소비자연구저널).

FOMO 마케팅은 간단하게는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 뜨는 "현재 30명이 이 상품을 보고 있습니다"라는 배너에서 구현되고, "오늘이 가장 싸다"고 자신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한마디에도 내포돼 있다. 한정판 신발에서 '오디세이' 암표, 그리고 황치즈칩 과자까지…. 모두 인간의 무한한 욕구와 희소성이 만난 결과물이다. 

한정연 더스쿠프 칼럼니스트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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