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약물이 특정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지방 감소 효과를 일으킨다는 새로운 가설이 세워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기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트-1(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배고픔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뉴런)를 억제한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이 가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배고픔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타마스 호바스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GLP-1 약물이 ‘AgRP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지방 감소를 유도한다는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연구 결과를 11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GLP-1 약물이 등장하기 전까지 비만치료제의 체중 감량 효과가 극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기존 비만치료제도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 효과를 일으켰지만 오젬픽, 위고비 등 GLP-1 약물처럼 체중의 10~15% 이상을 감량하는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GLP-1 약물이 단순히 식욕을 줄이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GLP-1 약물의 새로운 역할 규명하기에 나섰다.
AgRP 신경세포는 뇌에서 배고픔과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세포로 오랫동안 체중 감량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GLP-1 약물은 AgRP 신경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체중 감량 효과를 일으킬 것이란 게 그동안의 유력한 가설이었다. AgRP 신경세포의 역할을 ‘인 비보(생체 내)’ 환경에서 직접 검증한 연구는 그간 없었다.
연구팀은 AgRP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전을 밝히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생쥐 모델에게 GLP-1 약물을 투여하고 체중, 음식 섭취량, 대사 및 에너지 소비 등을 모니터링했다.
그 다음 AgRP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거나 비활성화하는 유전자 조작을 가한 생쥐 모델에게 GLP-1 약물을 투여했다. 그 결과, AgRP 신경세포가 결여된 상태에서는 결여되기 전처럼 체중 감량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다.
전자현미경, 분자생물학, 생리학적 전기측정법을 활용한 추가 실험에서 GLP-1 약물은 AgRP 신경세포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활성화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GLP-1 약물로 칼로리 결핍 상태에 이르면 뇌는 AgRP 신경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지방이 손실되거나 조절되도록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GLP-1 약물의 작동 방식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GLP-1 약물이 단순한 식욕 억제 수준을 넘어 넘어 뇌 신경망을 통해 지속적인 지방 감소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효과가 향상된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설계할 때 새로운 생물학적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자료>
doi.org/10.1073/pnas.2614476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