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청주시 제공청주동물원에서 지내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사자 ‘바람이’가 12일 세상을 떠났다. 바람이는 한때 ‘갈비사자’로 불릴 정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다 3년 전 구조됐다.
청주시는 이날 오전 8시쯤 청주동물원에서 바람이가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노화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자의 평균 수명은 10∼15년인 것을 감안하면 22살인 바람이는 사람 나이로 치면 95세다.
바람이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좁은 실내 공간에서 오랜 기간 홀로 생활하며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른 모습이 알려지며 갈비사자로 불렸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구조요청을 받은 청주동물원은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2023년 7월 5일 바람이를 청주로 이송했다.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아 바람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바람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삭기자청주로 온 바람이는 건강을 되찾았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경계심을 보였지만 점차 실외 방사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고, 충분한 영양 공급과 재활 등을 거쳐 이송 두 달 만에 체형도 정상 범위까지 회복했다. 바람이는 자연과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된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 생활했다. 바람이가 지낸 시설은 넓이가 1650㎡로 기존 우리보다 20배가량 넓고, 나무 구조물에 올라 간단한 놀이도 가능했다.
바람이와 함께 생활한 암사자 ‘도도’. 청주동물원 제공바람이는 2023년 암사자 ‘도도’와 적응훈련을 거쳐 함께 지냈으며, 2024년 8월부터 김해에서 태어난 딸 ‘구름이’와 함께 생활했다. 강릉의 동물원에서 임시 보호됐던 구름이는 사육사 부부의 도움으로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으며, 바람이와 구름이의 411일만의 상봉은 큰 화제가 됐다.
동물원 관계자는 “그동안 바람이를 아끼고 응원해주신 많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바람이가 남긴 의미를 되새기며 앞으로도 동물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동물복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사자’로 불렸던 바람이.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