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부동산 보유세는 높이면서... 개미 반발에 또 후퇴하는 금융 과세

작년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 무산
금투세는 정부 내 거론조차 없어
금융 자산에 대한 과도한 비호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충남 음성 국립소방병원 개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음성=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충남 음성 국립소방병원 개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음성=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정부가 또다시 금융 과세에 백기를 들었다. 개인 투자자 반발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를 사실상 원상 복구시킬 예정이어서, 지난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 번복에 이어 후퇴를 거듭한 것이다. 큰 폭으로 오르는 부동산세와 달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논의조차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1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ISA 개편을 철회한다는 수정안을 발표한다. 당초 정부는 연 2,000만 원인 ISA 납입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납입기간도 최대 5년으로 제한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여론 반발과 여당의 비난, 이재명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에 원상 복구가 유력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전 고위 관계자는 "기존의 혜택을 빼앗는 세제안은 여론의 반발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고, 특히 청년 자산 증식에 대한 문제는 더더욱 예민하다"면서도 "조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점을 정부가 설득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과세 후퇴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상장주식 양도세의 대주주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가 한 달 만에 없던 일로 했다. 당시 정부는 "대주주에 대한 과도한 감세로 조세형평성이 저하될 우려가 크다"며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연말 과세 회피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개미'들의 원성을 이겨내지 못했다.

연이은 번복에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국내 주식투자로 얻은 순이익이 연 5,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22~27.5%를 과세하는 금투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관련 세제에 대해 "양도소득이 100억 원대가 돼도 (세금은) 몇 억밖에 안 된다"며 대폭 인상을 주문한 것과 비교하면, 주식 등 금융자산에 대해 정부가 과도하게 비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가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를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금투세 폐지 이후 공백 상태인 금융 과세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내건 이재명 정부로서는 금융자산 과세에 따른 주식시장 위축을 우려할 수밖에 없고, 최근과 같은 변동성 국면에서는 더더욱 과세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금융 과세는 필요한 만큼,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